일본 만화가들의 집단 무의식?

2011.03.21 22:57

라쇼몽 조회 수:3577

 

이번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를 보다가 뉴스에서 일본은 1년에도 크고 작은 지진이 1만 4천 건이나

발생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폐허가 된 마을 풍경과 피난민들이 꽉 들어찬 수용소 같은 강당 등을

보여주는데 그 순간 문득, 몇몇 일본 망가나 애니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일본 애니를 일부러 찾아보는 마니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본 것들만 해도 종종 할렘 분위기 나는

동네나 난민 집단에 관한 이야기들이 꽤 많이 나온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20세기 소년>에서는 지구 전체가 난민 수용소처럼 되어 버렸고  <공각기동대>에서도

난민들을 처리하는 문제가 아주 골치거리로 자주 나오죠. 음, 또 <코난>도 지구가 한번 뒤집어진 다음의

세상을 다루고 <나오시카> 역시 세계가 불타 버린 뒤의 세상이 배경이죠. 최근에 본 <도로헤도로>에서도

할렘가 같은 마을이 인간세계의 배경입니다. 그밖에도 수도 없이 많은데 막상 기억이... 아, <아키라>에서도

폐허가 된 도쿄가 나오고 <에반게리온>에서도 비상시에 지하로 들어가는 도시 같은 게 나오죠.

 

어쨌든... 1년에 지진이 1만 4천 번이나 나는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 또는 예술가들의 내면 풍경에는 자신들의

지역적 특색에서 비롯된 어떤 공통된 집단 무의식 또는 무의식적인 공포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일본 망가의 그 방대한 작품들을 다 분석해보면 그중 일부겠지만 어쨌든 유명한 만화들에서는 종말론적인

분위가가 좀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그러고보면 미국 만화에도 조금 나오죠. <베트맨>의 고담시 같은 배경... <신시티> 같은 만화도 있고...

하지만 디즈니 류의 만화들은 전혀 다른 느낌이고 사실 이런 분위기가 미국 애니의 주류라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만화는 딱히 어떤 공통된 흐름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전 고우영과 이재학 만화를 즐겨

봤는데 두 분 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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