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시즌에 들어와서야 이 프로가 간신히 예능감, 그러니까 개그 센스를 좀 익혔구나... 싶습니다. 딱히 대단히 훌륭하다 싶을 정돈 아니지만 확실히 이번 시즌은 참가자 & 심사위원들에게서 웃음 포인트를 적당하게 잘 찾아낸다는 느낌이에요. 저번 회가 좀 심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볼 만은 했고 오늘은 꽤 재밌게 봤네요. 특별히 어떤 장면... 이라고 말할 정도로 확 재밌는 부분이 있진 않았지만 아무 재미 없이 참가자들 무대만 주욱 보여주면서 '착한 오디션이라 그래' 라고 우겼던 지난 시즌들을 생각하면야.


- 용감한 형제는 오늘 아예 안 나왔네요. 예고를 보니 다음 주 용감한 형제 vs 김태원 vs 김연우 대결 특집(?)을 위해 작정하고 분량을 미뤄 놓은 것 같은데. 오늘 김연우가 꽤나 까칠한 면모를 좀 보여줬기 때문에 재밌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물론 큰 기대까진 않습니다만. (이 프로가 쭉 욕 먹으면서도 첫 시즌부터 예고편 낚시질만은 꽤 잘 했습니다...;)


- 오늘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김연우의 까칠 장면이었어요. 칭찬 듣다 자만해서 연습을 게을리했다는 참가자에게 '그럴만한 실력이 아닌데 왜 자만하셨어요?' 라고 한 마디 날릴 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마치 학생 생활 기록부에 '발랄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가 아니라 '시끄럽고 거칠며 우루루 몰려 다니는 것만 좋아합니다' 라고 적는 담임의 모습을 보는 것 같... (쿨럭;)

 암튼 그간 보컬 레슨 컨셉만 보다가 갑자기 버럭하는 모습을 보니 신선하고 좋더라구요. 게다가 잘 어울립니다. 원래 김연우가 깐깐하게 생겼잖아요.





- 긍정적인 의미에서 인상적이었던 참가자들은

1) 시크의 보컬 남주희씨 무대가 참 좋긴 했는데... 너무 압도적이어서 문제가 아닐까 싶더라구요. -_-; 심사평대로 이 분은 그냥 그대로 프로라는 느낌이라. 지금까지 나온 다른 참가자들이랑 실력이 너무 안 맞아요. 이대로 생방송까지 가면 멘토들이 억지로 핸디캡이라도 주지 않으면 슈퍼스타K 3시즌의 울랄라 세션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지만 굉장히 호감가는 캐릭터에 비주얼도 멋지고 좋았어요. 쌩 아마추어 꼬꼬마들 사이에 섞여있다 보니 '응원'이라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잘 되길 바랍니다.

2) 바리스타 청년도 좋았습니다. 오늘 무대들 중 가장 와 닿는 무대를 보여줬는데. 이렇게 기교 없고 감성적인 목소리에 기타 들고 자작곡하는 캐릭터들은 꼭 오디션 중반쯤 가서 남들이 정해주는 노래들 골라주면 한계를 드러내며 허무하게 탈락하더라구요. -_-;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구요.


3) 청순 외모에 순수한 뮤지컬 목소리라고 칭찬 받았던 여성분. 대단한 미모까진 아니어도 매력 있는 분위기에 목소리도 확실히 좋고 노래도 괜찮게 하긴 했어요. 저도 좋게 보긴 했는데 이렇게 '맑고 예쁜 목소리 + 디즈니 O.S.T 스타일 조합의 여성 참가자'는 또 곧 '실력이 부족하고 다양한 곡 소화가 안 되네염. 아쉽지만 너 팀 탈락!' 의 길을 걷게 되는 게 오디션 프로의 정도(...)라서. -_-;;


4) 오늘의 주인공 격으로 막판에 나와서 극찬을 받았던 전하민양. 확실히 성숙한 느낌의 목소리에 듣기 좋은 무대였고 사연도 그럴싸-_-하니 제작진에서 밀어주고 싶었던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솔직히 전 잘 모르겠어요. 이런 프로들을 많이 보다보니 어지간한 사연엔 내성이 생겨서 좀 시큰둥했기도 하고. 진리의(?) '세월이 가면'을 선곡한 곡빨 덕도 꽤 있지 않았나 싶고. 분명히 잘 불렀고 붙는 게 당연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오늘 들었던 찬사만큼 빼어난 실력자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 10대 학생인데다가 굴곡진 삶을 컨셉으로 나온 걸 보니 조만간 '걔 술, 담배하는데 ㅋㅋㅋ' 라든가 '내 친구 중에 갸한테 돈 뜯긴 애 있음 ㅋ 떨어져라 ㅋㅋㅋ' 같은 루머들이 인터넷에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요즘 이 프로 시청률을 생각해보니 기우일 것 같네요. <-


- 위와 반대의 경우들은

1) 오늘 팀으로 나온 사람들은 전 다 별로였어요. 이태권 선배라고 나온 분이 있던 팀은 랩 맡으신 분은 별 감흥이 없었고 그나마 괜찮았던 보컬도 김소현(그러고보니 '보고 싶다'의 소현양과 동명이군요)의 평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좀 더 잘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느낌. 그리고 뭣보다 압권은 커플 팀. 제가 떨어져서 아쉬운 사람들 얘긴 많이 해도 붙인 게 이해가 안 가는 경우 얘긴 잘 안 하는데 이 팀은 정말 뭣 땜에 붙였는지 모르겠더라구요.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름을 봐서? -_-; 칭찬받았던 편곡도 전 정신 사납기만 했고 보컬은 난감했던 데다가 들고 나온 악기도 그다지 잘 연주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정말 집안 때문이었을 거라고 전 생각 중입니다(...)


2) 김연우에게 '왜 자만했어요?'라고 까였던 분. 사실 전 목소리가 맘에 들어서 그냥저냥 괜찮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합격하는 순간에 어딘가에서 '이번 시즌의 비주얼은 너로 정했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서 석연치 않더라구요. 뭐 그 정도로 대단히 예쁘신 건 아닌데, 지금까지 나온 다른 합격자들과 비교할 때...;


3) 에릭 남 친구라던 분은 매력을 잘 모르겠더군요. 결정적으로 노래를 중간 중간 끊어 먹어서 심사위원들이 칭찬했던 작곡 실력도 와 닿지 않았구요. 뭐 두고 보면 알게 되겠죠. 그리고 앞으로 합격자들 미션 시키려면 작, 편곡 실력을 갖춘 기타맨이 몇 명은 필요하니까.


- 기타 등등으로

1) 김소현 심사가 점점 괜찮아져갑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2회쯤까진 정말 이 분 때문에 짜증나서 정이 안 갔었거든요.

2) 근데 정말 남주희씨는 누가 가르치나요. 뭘 가르치나요;

3) 자막에서 '훈남' 이나 '얼짱' 같은 표현은 좀 자제해줬음 좋겠어요. 보면서 '이 정도면 외모 괜찮네...' 라고 생각하다가도 자막에 저렇게 떡하니 박혀 있으면 자꾸만 '그 정돈 아니지 않나?'라는 청개구리 기질이 발동해서 괴롭습니다.

4) 다음 주 예고를 보고 가장 기대되는 건 심사위원 배틀이 아니라 박지혜양의 컴백입니다.



저번 시즌에서 떨어질 때 가장 많이 아쉬워했던 분이라서. ^^; 이번 시즌엔 꼭 생방송까지 살아 남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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