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6 01:10
제가 일주일에 두 번씩 지나다니는 길이 있어요.
왼쪽으로는 숲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차가 씽씽다니는 대로가 있는 길로 1km정도 되려나?
어쨌든 숲에서 나무 냄새도 나고 인적이 드물어서 조용하게 걷기 좋은 길입니다.
어제는 친구와 저녁9시쯤에 이 길을 걷고 있었어요.
주변에 고등학교가 있는데 야자가 끝나고 학생들도 드문 드문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숲 중간에 작은 공원도 있고 주차장도 있고 나무가 텅 비어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하의를 탈의하고 계시더군요.나무가지에 가려서 얼굴은 안 보이고
다행인지 주변이 어두워서 그냥 '바지를 안 입고 있구나'정도만 알아챌 수 있는 정도였어요.
제가 숲쪽으로 걷고 있어서 제가 먼저 보게 되었죠.
제 친구는 제대로 연애도 해 본적 없는 천연기념물 급의 아이라 보고 충격받을까봐 '앞만 보고 빨리 걸어, 알겠지?'라고 해줬죠.
그리고 그 변태를 지나쳐서 그 동안의 변태 경험담에 대해서 친구에게 얘기를 해주며 가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친구는 지금까지 변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라 얘기만 듣고도 깜짝 놀라더군요.
어쨌든 그렇게 한 200m 정도 갔으려나?
갑자기 누가 '어이!'하고 불러서 오른쪽을 쳐다보니 제 바로 옆에 다시 하의를 탈의한 남자가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지를 안 입은 남자라는 것 보다는 숲 속에서 누군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너무 깜짝 놀랐어요 이게 다행인건지 그 분이 어떤 행동 중이셔서(으악)
보이는 건 허옇게 드러나 다리와 손 뿐이었습니다. 마침 맞은 편에서 남자 고등학생들이 몇 명 걸어오고 있어서 용기를 좀 내어
'어두워서 잘 안보여요'라고 한 마디 해주고 지나쳐왔습니다.
근데 그게 과연 200m 간격으로 두 명의 변태가 있었던 것이었는지
처음에 반응이 없어서 200m를 따라와서 또 그런 행각을 벌인 것인지 궁금하네요.아무래도 후자 같죠?
전 그런 꼴을 워낙 자주봐서 괜찮았는데 친구가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저도 중학교 1학년때였나 양재역에서 바지만 안 입은 마라토너(머리에 띠까지 두른 완벽한 마라톤 복장)를 보고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기억이 나서 친구가 좀 안타까웠습니다.
좋아하던 길인데 당분간 밤에 걸어다니지 말아야 겠어요. 흑흑
참 저런 인간들도 인생이 불쌍하네요. 알고 보면 다들 평범한 직장인,가장 이런 사람인 경우가 많다던데 말이죠.
어쨌든 여성분들 밤길 조심하세요. (하긴 전 아침에도 몇 번 봤군요-_-)
제 친구들도 요즘 변태 목격했다고 종종 얘기하는 걸 보니 여름에 더 활개를 치는 모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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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