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글이겠지만..

2011.03.19 01:18

라인하르트백작 조회 수:5085

듀박령으로 오늘 하루 종일 살았는데..보기 힘든 내용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커밍아웃을 하자면..

 

일단.."그런 크리스챤"도 있지만 "좋은 크리스챤도 있다"크리..회개합니다..저도 많이 써먹었는데..이건 변명밖에는 안되는 거죠..크리스챤자체는 의미대로 제대로 살아야하는데..이 사회속에서 어떤 좋은 크리스챤/교회/목사님도 많으니까 너무 고깝게 보지마라고 변명하는 모습..가식입니다..이건 우리 종교가 능력이 안되서 다 따로 국밥이다라고 말하는 것이고..무능력하단 겁니다..인정..그런데 솔직히 이런 엉망진창 교회를 떠나 사는 삶은..저에게는 발가벗겨진 채 추위속으로 쫓겨나는 겁니다..상처를 받고 떠나신 분들에게는 환멸스러운 기억일 수 있어도.."교회"라는 공동체가 그나마 팍팍한 삶에서 숨을 쉬게 해주는 저같은 존재도 있어요..하지만 지금 상태가 대단히 잘못되었다는 건 압니다..교회는 바뀌어야하는데..마치 한국사회의 축소판처럼 대화가 안통하는 내가 진리다라고 외치는 어르신들이 "보수적"이란 타이틀을 달고 교회를 이끌고 계십니다. 대화가 안통해요. 수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십일조 문제도 그렇고, 전도 문제도 그렇고, "믿음"이란 게 그 분들을 보면 대단하긴 하지만..매일매일 현실과 타협해가는 저에게는 참 이해가 어려운 분들입니다. 예전에는 그런 분들이 제시하는 비젼에 경도되서 따르고 했었는데..지금은 저도 제정분리를 따르고 사회는 다원화되어야하며 거리전도나 가가호호방문같은 건 이제 더이상은 그만둬야하고 교회는 지금보다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스포트라이트도 받으려하거나 스스럼없이 거리로 나서면 안된다는 걸요. 

 

나이가 들어서 사회에서 보니..오버그라운드에서 내가 봐왔던 지도자들은 "살아남기"라는 비겁한 이유로 정권에 붙어먹고 하여간 치졸하게 살았더군요..그래서 더이상은 목사 개개인의 "카리스마"로는 교회가 운영되선 안된다고 믿습니다. 그들이 뭘 말하던지간에 표리부동한 삶을 살았으니까요..자신들이 어떤 카리스마를 받았던지 그 모든 걸 엿 바꿔먹은 셈이니까요..

 

그래서..구도중입니다..어떻게 하면 원래 크리스챤의 의미를 이 사회속에서 잘 표방하며 인간답게 잘 살아나갈 수 있을지..하지만..교회를 떠나 살기엔..제 자신은 너무 우둔합니다..유약하구요..어찌보면 교회란 원래 이런 유약한 인간들이 모이는 나약한 집단이랍니다. 잘난 사람들이 아닌 못난 사람들이 둥글둥글 살았어야할..지금은 교회가 그런 의미에 적합한지 모르겠어요..그런 걸 판단하기에 제가 다니는 곳도 사람이 너무 많네요..저같은 사람은 성경이라 불리우는 책의 오류와 문제를 그렇게 일일이 집기도 힘들답니다. 그냥 어떤때는 많은 위로가 되거든요..이해가 안되시겠지만요..

 

그냥..오늘 게시판에 너무 힘든 글들도 많고..개인적으로도 마음이 어려워서..그냥 자폭했습니다..게시판 분위기가 너무 험악해지지 않길 바래요~

 

저는 "목사"나 "한국 교회"를 비호하진 않습니다. 그냥 저나 저처럼 유약한 인간들이 의지하는 "교회"라는 개념적 존재를 말한 것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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