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30 16:06
혐짤 죄송;;
전에 엠팍에서 몇 년전에 영국 여행 갔다가 위의 사진들 올리면서 영국 요리에 관한 글을 써주신 분이 있었는데, 정말 식겁했답니다.
위 사진들의 요리들이 진짜!라는 겁니다. 청어 파이라나...여튼 우리 돈으로 1만 5천원 넘게 주고 시킨 요리라는데 정말 대체 어떻게 드신건지;;
여기 저기 검색해보니 피시엔칩스 부터 해기스라고 하던가, 여튼 스코틀랜드식 순대까지 정말 화려하더군요. '야, 네들은 요리하지 마'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정도ㅋ
사실 이번 여행 중에 영국 요리 은근 기대했었는데 저는 일정 때문에 저녁 식사를 못했고 일행들 얘길 들어보니 역시 '최악이었다'고 하더군요;;
외관은 훌륭한 식당이었는데 나온 스테이크 요리가 영~ 물론 페키지의 저렴한 식사를 두고 한 나라 요리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번 유럽 여행내의 모든 나라별 요리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면 그렇게 결론이 나더군요.ㅋ
영국이 유럽에서 특별하게도 음식만큼은 왜 저런 걸까요? 물론 전통 요리 얘깁니다. 듣자하니 영국에도 훌륭하고 유명한 식당들 많다고 하네요. 하지만 언제나 전통요리가 말썽;;
또 들리는 얘기로는 똑같은 피시엔칩스도 중국인이나 다른 외국인 알바생이나 요리사가 만들면 맛있다네요. ㅋ 근데 영국인 주인이 만들면 문제....-_-;;
음식을 검소하게 먹는 청교도 전통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고 오랜 해양 문화 때문에 그랬다는 얘기도 있군요. 자연 환경이 그런건 너무나 당연한 이유가 될테고.
제일 재밌었던 건 지난 제국주의 역사가 음식 때문이라는 설이었어요. '야, 계속 이렇게 먹다간 죽겠구나! 그러니 다른 나라라도 쳐들어가서..' -_-;;
물론 농담이긴 합니다만, 이 얘기가 마냥 웃을 수 만도 없는게 사실 얼마 전 조지 오웰의 에세이들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해서 뒤집어지는 줄;;
.....우리가 이런 부조리와 악행들을 모두 알면서도 그만 둘 수 없는 건 만일 제국을 포기한다면 유럽의 궁벽진 섬 구석에 살며 감자나 삶아먹고 청어나 잡아먹으며 초라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C-bal, 그것이 진짜였다니...--;;
이번 여행에서 하나 알게 된 것, 우리 나라의 양식 요리들이 거의 유럽 현지화 되었다는 겁니다. 적어도 영국와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먹은 크로아상이나 바게트, 각종 케잌 , 스파케티, 피자, 스테이크, 커피, 차 심지어 스프에 아이스크림까지...맛이 똑같던데요! 그냥 한국에서 공수해다 먹는 줄 알 정도;;
하나도 안 느끼하네? 먹을만 하네. 하면서 주위 분들께 물어보니 그 분들도 다 저와 같은 반응.
헐;; 신기하다. 유럽 현지 음식 느끼해서 도저히 계속 못 먹는다, 한국에서 먹는 서양 요리와는 차원이 다르다...이런 얘기들이 이제는 옛 말이 되었구나 싶더군요.
생각해 보니 그도 그럴 것이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20년도 더 지난 상황인데 그동안 서양 요리 배우러 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으며...또 그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서 다들 레스토랑과 제과점들을 차렸을테니 뭐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네요.ㅋ
2014.09.30 16:29
2014.09.30 16:37
영국에 피쉬앤칩스 꽤 괜찮았어요. 물론 저는 현지인과 함께 였지만..
2014.09.30 16:54
영국서 몇달 있어봤는데 전 셰퍼드 파이나 피쉬앤칩스라면 가끔 먹는 정도로는 괜찮을 거 같아요.
청어파이나 해기스 같은 건 못먹어봤고... 못먹어본 것 중에 궁금한 거라면 크리스마스 푸딩.
2014.09.30 17:19
영국이 아니라 호주에서 크리스마스 푸딩 먹어봤습니다. 크리스마스 푸딩이 단서가 된 영국 추리소설을 읽은 후에 계속 궁금했었거든요. 건포도인지 크랜베리인지 베리류가 든 젤리같은데 뭔가 독특한 서양향신료 풍미가 입에 안맞아서 한입 먹고 포기;;;
2014.09.30 17:22
영국 가정집에서 만든 크리스마스 푸딩 먹어보았어요.. 굉장히 달고 진했습니다. 밀크 초콜렛처럼 입에서 살살 녹는 달콤함이 아니라
깊은 단맛이었어요 -_- 브랜딘지 럼인지 들어가서 더더욱..
2014.09.30 16:56
저도 영국여행 갔을 때 기억에 남는 음식이라고는 밀크티와 베이글이었던 걸 보면.... 확실히 음식으로는 매력이 떨어지는 듯 해요.
2014.09.30 17:15
2014.09.30 17:39
2014.09.30 17:54
제가 먹은 피쉬앤 칩스랑 가정식 아침식사는 참 맛있었어요. 특별히 맛집을 찾아간건 아니고 그냥 제가 묵었던 동네 어귀에 있던 피쉬앤 칩스 가게였는데 생선살은 촉촉하고, 간도 잘 맞고 너무 맛있었어요. 숙소가 일반 가정집 B&B였는데 아침식사도 너무 맛있었구요. 자두잼을 직접 주인 할머니가 만드셨는데 빵에 발라먹으니 맛있더라구요. 런던에서 묵었던 호텔에서도 아침 식사가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저는 오히려 스위스에 갔을때 먹는 음식마다 다 너무 별로여서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2014.09.30 18:43
2014.09.30 19:05
이런 정보 얻는 맛에 듀게합니다
2014.09.30 20:22
폴앤폴리나? 거기 한번 가보고 싶네요ㅋ
여튼 저희 일행이 묵은 파리 외곽의 호텔에서 나온 아침 식사가 그랬습니다. 크로아상과 바게트였는데 다들 한국 '파리바게트' 에서 사온줄 알았다고--;;
2014.09.30 18:48
영국 음식에 대한 악명이 자자한 가운데 그래도 그 중 괜찮다고 평가받는 게 아침식사랑 차과자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아침식사 맛있게 드셨던 분들은 안심하셔도 될 듯.
2014.09.30 19:04
저 머리와 꼬리는 장식인가요? 먹는 건 가요? 단면을 보니 ㅃㅕ를 바르고 살은 다 다진 것 같은데요. 궁금해요.
2014.09.30 19:11
장식입니다. 왜 기괴한 청어 머리와 꼬리가 장식으로 붙게 되었는가에 대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더라고요. 정확한 내용은 기억 안 나지만, 뭐 기근 때 마을을 구한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먹었다던가? 그래서 저 장식이 없으면 제대로 된 청어 파이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2014.09.30 19:26
그로테스크한데 예술적이네요. 특히 두번째 사진은 굉장히 고급스러워보여요.
영국 음식은 맛없다란 얘기는 런던에서 몇 군데만 먹어보고 나온 카더라 통신이라고 생각해요.
영국이 런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말씀하신 스코틀랜드 순대요리도 언젠가 꼭 먹어보고 싶어요.
영국 여행하고싶네요.. 재밌는 글 감사드려요.
2014.09.30 20:25
재밌게 읽으셨나니 제가 더 감사ㅋ
아, 맛있는 영국의 전통요리 하나 빼놓고 있었네요. 어찌나 맛있고 합리적인 음식인지 세계 도처에서 지금도 열씨미들 드시고 계시는 샌드위치!
2014.09.30 19:30
2014.09.30 23:52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음식문화도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이게 무슨 앵글로색슨들끼리 공유하는 문화인가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2014.10.01 00:28
2014.10.01 01:48
솔직히 전 피쉬앤칩스의 문제는 맛이 아니라 양이라 생각합니다. 양이 너무 많아요. 평균적인 한국 여성이면 1/4정도 먹을 수 있을까?
왠만한 곳은 튀김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도전 왕돈까스'류에 나오는 수준이었거든요. 거기다 감자튀김도 엄청 많이 주고..
맛은 좀 닝닝하고 심심한 튀김인데 소스 잘 쳐서 먹으면 나름 정크푸드 답지요. 저는 잘 먹었어요.
2014.10.01 18:36
근데 이거 원래는 영양식이었는데요;;
산업혁명 때 철도를 이용한 해산물의 내륙 운송이 가능해지자 등장한 노동자들의 영양식이랍니다ㅋ
당시 영국의 의사들은 기름에 튀긴 양질의 생선 단백질을 서민들에게 안전하게 공급해 줄 수 있다해서 피쉬엔칩스의 등장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널리 권장했거든요.ㅋ
얼마전에 일본에 갔었는데 라면집 반찬에 '진짜 한국 김치!' 라고 써있더군요..
먹어보니 진짜 김치 -0-; 글로벌시댄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