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1 11:07
아침에 깼더니 엄마가 저녁에 친척오셔서 집 청소를 하고 계시네요.
제가 방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거실에 칸막이치고 그 뒤에 침대놓고 사는 격이라 제 구역도 엄마의 손길을 피해가진 못합니다.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아침밥해놓고 씻고 와보니까 책상 위의 노트북 파우치에 껴놓았던 액자가 사라졌어요.
헐.....
그게 무슨 액자냐면. 제가 장거리 커플 될 때 여친님이 같이 찍은 사진 장식해서 저한테 만들어줬던 액자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반대하는 연애라 (이는 단지 '스펙'이 맘에 안들어서) 이때문에 연말에 대판 싸웠었거든요.
그 후론 그냥 서로 말 안꺼내고 터치 안하고 이런 식으로 조용히 지내고 있었는데,
그래도 엄마 신경 안긁으려고 외국에서 장거리연애하던 1년 반 동안 매일 책상에 세워놓고 보던 액자 노트북 파우치에 껴놓고 보관했던건데
이런 사건이 발생하네요.
엄마한테 세 번 물었습니다. 혹시 노트북 파우치에 끼어져있던 액자 봤냐고.
차라리 "무슨 액자?"라고 저한테 되물었다면 100% 의심하기 어렵겠지만,
세 번 모두 눈도 마주치지 않고 제 말을 그냥 깡그리 무시합니다.
그리고 쿨하게 횅 출근하심.
패닉한 저는 제 구역도 샅샅이 다시 찾아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쓰레기통도 뒤지고
해봤자 역시 없습니다.
아 진짜.....
이제 보름 있으면 입대인데 휴가나 주말이나 집에 다시 들어오고 싶은 생각 들지 않네요.
여자친구 마음 상심할까봐 여친한테도 말 못하겠고,
근데 너무 속상하고 열뻗쳐서 어딘가는 털어놓고 싶고, 해서 영험하다는 듀게에 적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