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기억력

2012.04.18 02:30

피로 조회 수:998

얼마전에 동창회를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동창회.


저는 그 중학교에 전학을 왔다가 1년만 다니고 다시 전학을 간지라 중학교에 있던 기간이 오래되지 않아서 연락이 끊어질만도 한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벌써 10년 넘게 만남을 이어오고 있네요. 특히 당시 남자애들은 요즘도 무척 자주 보는 얼굴들이고요. 조금은 신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자애들을 포함해 보는건 좀 오랜만... 이라고 하기는 그렇네요. 대충 4개월만에 만난거니까.


어쨌든 당시 친구들 중 한명이 잠시 한국을 떠나야하는 일도 생겼고,

또 당시 동창들 가운데에서 최근에 커플도 생겨서 축하도 할겸 동창회가 개최되었고, 

저는 시험기간이라는 리스크를 무릎쓰고(...) 늘 그렇듯이 참석해서 이럭저럭 즐겁게 놀았습니다.



끝나고 집 방향이 비슷한 방향의 여자애를 바래다줄 겸,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꽤 오랜만에 보는 친구라 이런저런 당시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얘기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묻더군요.


"너 그때 짝사랑 했던 애 있어? 그 때 짝사랑 했던 애 있으면 얘기해봐. 내가 다음 동창회에 불러줄게 ㅋㅋㅋ"


...이 질문을 듣는 순간, 이 질문의 의도가 바로 파악이 되었습니다.

당시 저랑 짝궁을 하면서 친했던, 그래서 "좋아하는거 아냐?ㅋㅋ" 라는 패턴의 소문이 났었던 여자애 한명을 염두해 두고 질문한 거라는 걸요.


(뭐 당시에는 한 반에 40명이 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오는 멤버들이야 동창회 타이틀을 걸고 종종 연락이 되는 한 열몇명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동창회라고 해도 얼굴 못보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은데, 당시 저랑 친했던 여자애 한명도 그런 친구고요.)


문제는,

제가 그 친구 이름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한때는 꽤 친했던 사이었는데 이름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이 참 민망해서

집요하게 "당시 짝사랑했던 애 있었냐?"고 묻는 그 친구의 질문을 어영부영 넘겼었는데,


오늘 문득 그 친구의 이름이 생각났습니다.



음, 짝사랑이었는지 아닌지는 지금에 와서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10년 넘게 지나서 만나면 몹시 반가울 것 같은데,

이름을 잊어버리고 며칠 끙끙 앓다가 생각해냈다는게 참... 묘하게 느껴지네요.


한때는 분명히 친하고, 가까웠었는데 말이죠.



음... 분명 기억하고 싶은 사람, 기억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뿌옇게 흐려지는 것 같아서.. 제 기억력이 참 원망스럽게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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