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엄마

2011.05.28 15:58

아이리스 조회 수:2685

어제 봤는데.. 슬픈 현실이었지만 눈물은 안 났어요. 아이들의 미소가 너무나 해맑고, 미친 세상이 빼앗아간 목숨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시간은 변함없이 흐르고 있어서 차라리 담담했어요.

다만 늙은 어머니.. 어쩌면 저렇게 기구한 운명이 있나 싶어 거리 벤치에 앉아있는 쓸쓸한 어깨너머로 슬픔을 보았어요. 참 아이러니한게 생인듯 싶지만 이렇게 한 인생에 점철된 슬픈 결과를 지켜본다는 게 가슴 아프더군요.

아버지없이 막일로 키워낸 남매..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장녀.. 스타가 되어 비로소 가난에서 벗어났지만 새로운 행복이 되리라 선택했던 결혼에서의 실패.. 무엇보다 자신처럼 아빠없는 아이들을 만들지 않기위해 이혼을 거부했던 그녀.. 결국 홀로서기를 했지만 세상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딸의 운명만으로 기막힌데 누나를 너무나 사랑했던 아들의 죽음과 이제 생의 보루이자 과제로 남은 손자손녀의 양육.. 진실이 엄마가 말하는 삶의 결과는 처참하기까지해요. 저 모든 일을 겪고 그녀는 어찌 또 살아갈까요.

그런데 이제 딸의 자식들은 연예인이 되고싶어 한대요. 또래 아이들의 흔하디 흔한 꿈이 진실이 엄마에겐 가슴에 박히는 대못이예요. 게다가 딸을 사랑했고 미워했던 사위마저 인정해야 하는 삶.. 인생은 참 예측불허. 딸의 생일 사위밥을 차려 먹이며 내 생각만 할 수 없으니까 아이들 아빠니까 살아있으니까 보게해야한다고..그 밥상을 묵묵히 먹는 등 뒤로 삶이 가진 의외성의 순간을 봐요.

도대체가 의문투성이고 알 수 없는 삶.누군가는 해답이 없는 게 인생의 해답이라고 했죠. 가끔은 지루하다고 투덜대던 일상과 권태롭다고 불평하던 내 삶.. 지독히도 평범한 그 삶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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