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맞이 바낭질.. 그 사람 그후..

2012.09.29 20:16

Weisserose 조회 수:1207

한 몇 년전 부터 사람이 싫어서 모든 인간관계를 적당한 구실을 붙여서 다 정리해버린 적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지금도 봉인중인데 간혹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만 봉인 해주기도 합니다.


지금 이야기는 그 봉인을 해제한 경우입니다. 고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서로 친했고 대학때도 그럭저럭 친하게 지내다 운이 따라줘서 괜찮은 일자리를 얻고 결혼했고 그러다 보니 사람이 교만해지더라구요.


뭘 하건 연락 한 번 없고 태도도 대충이라 내가 불쾌해서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핸드폰에 수신거부를 걸어버렸죠.


그리고 한참 잊고 지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는요. 


오늘 아침 핸드폰 번호에 낯설면서 눈에 들어오는 번호가 있었고 저는 무심코 받았습니다. (편의상 A라고 부르죠)


그 동안 어떻게 연락 한 번 없었냐고 하면서 이혼하고 힘들었다고 한번 보자고 해서 오후에 약속을 잡고 왔습니다. 미혼시절 마음먹은 여자 치고 안 넘어온 여자가 없다는 자랑을 듣고 보고 또 경험까지 했.... 


그리고 결혼후에는 성실하게 가정에 충실했는데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그 아내도 제가 잘 알거든요. 둘이 사귄 기간이 길다 보니 친구 애인이 아니라 사촌 동생 같단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아는 사이였습니다. 


어떠냐구요? 한 마디로 어이가 상실됐습니다. 그래서 자식부터 가진거 다 주고 어머니 모시고 산다는데 측은 했습니다.


그 동안 자존심까지 건들 정도로 불쾌한 경험도 했지만 인생에서 그렇게 홍역을 치른 모습을 보는데 거기서 험한말을 할 용기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요? 태도 역시 진정성이 느껴져서 듣고 위로


해주고 왔습니다. 갖다 붙인다면 인과응보 라고 하고 싶지도 않았구요.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용서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랬습니다. 


그냥 그렇게 온 녀석 또 이제 가장 큰 어려운 고비 넘기고 재기 하는 녀석 보면서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는게 뭔지... 참 씁쓸 합니다. 누구보다 잘 살줄 알았는데 그런 험한 꼴을 봤을 줄 누가 알았을까요?


저녁 먹고 걔네 어머니가 가끔 제 이야기를 하신다는데 한 번 찾아가 뵈야 겠습니다. 집 근처로 이사 왔다는데 자주 만나 봐야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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