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24 19:17
0.
오늘의 외부 움짤.
1.
귀환했습니다. 무사귀환이라고는 말 못하겠군요. 며칠 전부터 몸이 안 좋습니다. 멀미도 했고 소화불량 증상도 있었고 오늘부터는 오한이 돋는 게 몸살인 거 같습니다. 이게 몸살감기인지 다른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동안은 소화불량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정말 먹고 싶지 않았는데도 마구 먹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몸이 시위를 해도 할 말이 없죠. 체중계에 올라가는 게 무섭습니다.
2.
그 동안 전 어디에 있었느냐. 6박 7일 일본 여행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토요일에 부산을 출발해서 나가사키, 가고시마, 미야자키, 고베를 돌고 하루 동안 바다 위에 떠 있다가 오늘 아침에 다시 부산에 도착했지요. 그 동안 제가 탔던 배는 바로 이겁니다.
http://www.costacruise.com/B2C/USA/Shopping/Ships/CL/Default.htm
타이타닉과 크기가 비슷해요. 사실 조금 큽니다. 승객이 1300명 정도 되었고 승무원들이 700백명 정도라고 하던가. 인원수는 타이타닉이 더 많군요.
실속 있는 경험이었느냐? 그건 여행에서 무엇을 얻느냐에 따라 다르죠. 아주 실속있는 여행 경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아침에 떠났다가 오후에 다시 배로 돌아와야 하니까요. 기항지도 이상적이라 할 수는 없고요. 몇몇 기항지를 빼고 상하이에도 갔다면 좋았을 텐데.
그럼 배는? 음.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 같은 건 기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처럼 양로원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좀 있었습니다. 16세 미만은 돈을 받지 않는다는데, 그 때문인지 아이들도 많았고요. 아이들은 대부분 귀여웠고 그 중 몇 명은 예쁘고 그 중 몇 명은 진짜로 예쁘고 그랬습니다. 예쁜 젊은 사람들도 좀 있었는데, 대부분 그 예쁜 아이의 부모거나 커플로 왔더군요. 고로 이런 배를 무대로 한 로맨스를 쓰고 싶다면 노인네들이 가득한 배 안에서 따분함에 지쳐 있는 젊은 사람들의 불륜담이 현실적일 겁니다.
유명 인사가 두 명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두 번의 콘서트를 하러 탄 서유석. 그리고 김청이 엄마랑 같이 왔다고 하더군요. 전 못 봤습니다만.
하여간 한 번은 해볼만했습니다. 이런 경험도 해봐야죠. 물론 전 몸만 따라갔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죠. 제 돈 내고는 못할 일입니다. 특히 지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보면.
3.
그 동안 어떻게 인터넷을 하긴 했습니다. 세 시간 동안 무선 인터넷을 쓰는 데 25달러를 받더군요. 1시간은 10달러인가. 엄청 비싸지만 그렇게 바가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황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으니까. 전 네 시간을 사서 오늘 아침까지 알차게 했습니다. 더 알차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쪽지 확인 같은 건 안 했습니다. 메일 확인, 게시판 확인, 트위터질로 제한했지요. 지금부터 할 겁니다. 등업도 내일부터 할 거고요. 업데이트도 할 겁니다. 기다리세요.
4.
부산에서 조금 더 머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없었습니다. KTX를 타기 위해 배에서 내리자마자 뛰어야 했습니다. 열차를 못 탄 사람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몸은 아프고... 몸이 원상복구되는 동안 체지방이 마음껏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일찍 외출해야 하는데, 그 동안 몸이 낫긴 하려나. 점심은 제대로 먹을 수 있으려나.
5.
배랑 일본에 있는 동안 좋았던 게 있었으니, 욕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고 길가에 침뱉는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부산항에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언어가 조금씩 거칠어집니다. 생각해보니 전 배에 있는 동안 젊은 남자들을 그리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부산항에 내리자마자 지금까지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한 명씩 기어나와 쌍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6.
책을 일곱 권 가지고 갔습니다. 어제 오늘 몸이 괜찮았다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었는데. 한 권 하고 100페이지 정도 남았습니다. 마저 끝내야죠.
7.
오늘의 자작 움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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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5 01:26
저같은 회사원은 언제나 꿈같은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