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0 16:04
바낭이긴 한데
혹시 비슷한 고민하시는 분들 안계시나 해서 주절 글 써봅니다.
서울 10년 자취 경력 직장녀입니다.
공기관으로 이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업무관계나 연봉이 좀 맘에 드는 곳들이 죄다 지방이전 계획하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일부 부서는 서울사무소에 남기도 한다더라 해서
공고에 나와있는 이전 계획 무시하고 면접까지는 보곤 있어요.
근데 서울에 남는 부서는 확실히 경쟁이 치열해서 그런지 최종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구요.
아예 서울 본원 없애고 모조리 지방이전이다라고 실무면접에서 들은 경우는 역시나 해서 최종면접에 아예 가질 않았어요.
부모님께 말씀 드려봤더니 어짜피 혼자 사는것 자체는 익숙할텐데 뭐가 걱정이냐
일단 지원하고 합격하면 거기가서 돈이나 차실히 모으고 있어라 하시는데
듀나사람들 대다수가 그렇듯, 문화적으로 혜택이 많은 서울살이에 익숙해져버려서....
(으리으리한 도심을 좋아한다기보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동네지만 그 안에 센스가 있는 곳이 좋아요)
당연히 지방을 무시한다거나 그런건 아니라, (저도 지방출신인데요)
혁신도시라 하면 다 새로 지은곳일텐데,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는 찾을 수 없을텐데
퇴근하고 무료해서 죽을것 같으면 어쩌나 싶고.
연고도 없는데 거기서 새로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도 걱정이고....
근데 또 시집 갈 돈은 모으고 싶고;;;;
남자친구가 가지마! 하면 안갈텐데 - -a
얼마전 남자친구와도 바이바이 하고 나서인지 더욱 갈등되네요.
첨엔 합격이나 하고 고민하자 싶다가
일 하면서 이직 준비하는 것도 좀 벅차고, 실무면접은 합격 한 경우도 있다보니
뭔가 원칙이 없다면 안될듯해요.
호~옥시라도 비슷하게 이직하시고 정착해서 잘 지내시는 분 안계세요?
2014.06.20 16:46
2014.06.20 17:16
답변 감사해요. 제가 본 곳은 부산은 아직 없었는데
자꾸 따지다보니 부산정도의 대도시만 되도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2014.06.20 16:58
어느 지역이냐, 회사가 어떤 분위기냐에 따라 천차만별 이겠지만..
제 경우에는 처음에 허허벌판에 저희 회사 덜렁 있었고, 독신자 숙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음주를 못하는 편이라 퇴근하면 집에서 혼자 놀았습니다. 미드보고 게임하고 책보고... 제 룸메이트는 새벽 2~3시까지 와우하다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일 가까운 카페가 자차로 15분이고, 영화관은 자차로 45분.. 그러다 보니 주중에는 거의 문화생활은 못하고 살았습니다.
제 동료직원은 동호회를 나가던데, 정작 이 동네 사는 여자 직원들은 '이 동네 남자랑 결혼할 생각 없음.'이라면서 안나가신다고 하더군요.
이동네 사는 것에 적응은 되었는데, 정착 했는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들고요.. 아마 회사 그만두면 여길 떠나는데 고민될 거리가 없어요. 아는 사람도 회사 사람들 밖에 없고..
회사에서 요 몇년간 이 동네 여자분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는데.. 사내 커플이 되어 결혼을 하면 외지에서 온 총각직원이 이쪽에 처가가 생겨서 이직확률이 낮아질걸 기대한다고.. ㅎㅎㅎㅎ
집에서 혼자서도 잘 노는 분이라면 딱히 답답할 건 없다고 보지만, 동네 돌아다니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시내에 숙소를 얻으시고 차도 구입하시거나 차 있는 남친을 사귀셔야 합니다..(쿨럭)
아 그리고.. 여자분이라면 좀 덜할지도 모르지만 가족들 도시에 두고 홀로 부임하신 윗분들이 퇴근하고 할일 없으니 회사에 늦게까지 남아 있어서 눈치 보인다거나 회식이 잦아진다거나 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대신 주말에는 이분들 집에 가시니까 주말 출근 같은건 좀 덜할지도..
2014.06.20 17:19
역시 듀나에도 비슷한 케이스이신 분들 있네요. 글 읽고 생각 많이 해봐야겠어요.
답변 감사합니다
2014.06.20 18:47
지방 도시 괜찮아요. 뉴질랜드 같은 곳(심심한 천국)으로 이민 갔는데 언어에 전혀 문제가 없더라는 마인드로 살면 좋지 않을까요?
2014.06.21 17:00
아 그런 마인드 ㅎㅎㅎ 좋네요.
2014.06.20 20:41
2014.06.20 21:17
2014.06.21 17:08
역시 또 비슷한 분이 ㅎㅎ
저도 혼자 잘 놀기는 하는데 기본적으로 집안보다는 밖에서 산책하면서 놀아서...
저두 공연 좋아하는 점도 좀 걸렸어요. 암튼 감사해요.. 일본어는 못해서 일본쪽은 생각도 못해봤네요.
2014.06.20 21:31
아~ 그러고보니 시집갈 돈을 모으신다는 걸 보니 독신주의는 아니신 것 같은데..결혼을 하시게 된다면 사실 걱정하시는 부분은 문제 될 게 없어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면 문화 생활같은건 꿈도 꿀 수 없거든요. 하하하하하하핫 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위에 댓글을 단 것 처럼 결혼 자체가 힘들어질 수는 있......어요.-_-
물론 취업해서 사내커플이 되는 좋은 경우도 있으니 (부부가 공기업이라니!!) 많이 생각해 보시고 결정 내리세요.
2014.06.21 17:01
저도 얼핏 듣기로는 결혼하고 나서는 너무 좋다고는 들었어요 ㅠㅠㅠ
미혼들이 하여튼 문제네요 ㅋ 답변 감사해요 ㅎ
2014.06.21 16:44
은근히 지방이전 하신 분들이 있었군요. ㅎㅎ 저도 미혼, 무연고로 이전했습니다.
대부분 '혁신도시'들은 현재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텃세'나 문화차이도 적잖아요.
- 서울 출신 직원들이 많네요? 여기까지 내려와서 자리잡으시게요? 절차나 서류가 복잡해서 같이 일하기 어렵네요-그건 이 동네가 일을 대충한거죠-
조직 내 분위기도 (서울)출장이나 휴직, 이직이 많이 늘면서 좀 이완된 것 같습니다.
- 10년 후에는 전체 인력의 70% 이상 현지 출신들로 교체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 사람들 외에 만날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게 문제더군요.
- 연애후보군도 적어요. 이 지역만 해도 20대가 매년 1만명씩 다른 지역으로 나가고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차원에서 얘기하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입사(이전)해야 합니다.
2014.06.21 17:04
아....디테일한 답변이네요. 마음먹기에 앞서 생각 많이해보겠습니다.
음 왠지 댓글을 남겨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ㅎㅎ 저는 작년에 부산으로 회사 이전했는데요.
사실 이전기관 중에 부산 이전이라하면 다들 좋겠다고들 하는데 연고가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놀러갈땐 정말 좋아했던 부산이지만, 사는건 또 다른 문제라서 ㅠㅜ
기존의 서울 생활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나름 적응하고 살고 있습니다.
서울 출장이 꽤 있어서 서울과의 네트워크도 나름 이어가고 있구요;
다만 결혼 문제는 저도 여기 오기 전에 바이바이하고 나서 조금 어렵네요....
여긴 인맥도 없고, 서울남자/부산남자 누굴 만나야할지도 갈팡질팡 (누굴 만난것도 아니면서 혼자 고민 허헣)
부산에서 뽑은 신입사원 중엔 서울출신 친구들도 있는데 제 나름의 저녁있는 삶을 추구하며 살더라구요..
저도 취미생활 이런거 열심히 챙기면서 살고 있구요....
다만 인프라가 정말 부족한 지방이라면 좀 더 고민되시리라 예상됩니다...
별 도움이 안되는 .. ㅠㅜ 죄송하지만 고민이 너무 격하게 공감되서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