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첩보원'

2024.03.20 10:25

돌도끼 조회 수:322


091005-001.jpg


1991년 윌리엄 디어 감독작품

원제는 눈빛이 매섭다는 뜻의 숙어라고 하는것 같은데, 뭐 중의적인 의미로 코미디를 의도한 거겠죠. 전 거기까진 모르겠고...
근데 저 '원제'는 미국 개봉 제목이고 제작 당시의 진짜 원래 제목은 [십대 첩보원]이었다고 해요. 미국 말고 다른 나라들에는 [십대 첩보원]이란 제목으로 개봉한 곳이 꽤 되고, 한국어 제목도 그걸 기반으로 했습니다. 주인공이 낙제생이란 거에 착안해 '십대'를 'F학점'으로 바꿨네요. 울나라에서 학점은 대학교와 묶여있는 개념이고, 이영화 주인공은 고딩졸업반이니까 살짝 국내정서에 안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꽤 잘뽑은 제목인 것 같아요. 적어도 [틴 에이전트]라고 영어 그대로 쓴 것 보단 훨씬 낫죠ㅎㅎ

이게 원래는 프레드 데커가 쓴 각본이었다고 합니다. 아직 [로보캅3] 나오기 전이니까 몰락하기 전이죠. 데커의 아이디어는 존 휴즈 10대 영화에 나오는 너드 캐릭터가 007 영화에 주인공으로 나오면 어떨까 하는 거였다고...(데커라는 분은 아무래도 패러디 쪽으로 재능이 기울어진 것 같죠...)
그치만 데커의 각본이 다른 사람들 손을 거치면서 완전히 바뀌게되어 크레딧에는 스토리 제공자라고 이름이 올라가게 됩니다.(어느 정도 지분만 남아있어도 규정상 공동각본으로 올리게 되어있을텐데...)
그리고 남자 주인공도 매끔하게 빠진 미남 모델 출신으로 교체.<--특히 이 부분을 데커는 불만스러워했다는듯...



마이클 코벤은 낙제해서 고등학교를 졸업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 낙제생들을 위한 보충교육코스로 프랑스 견학을 가게되는데...
영국 정보부는 계속되는 유럽 경제공동체 고위인사 살해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CIA의 슈퍼스파이를 초빙해 프랑스에서 공동작전을 펴기로 합니다. 이 스파이는 모든것이 비밀에 가려진 인물이고 단지 코드네임만 알려져 있습니다. 마이클 코벤.


평범한 사람이 다른사람으로 오인되어서 국제적 음모에 말려들게 된다는 거야 아주 고전적인 이야기죠. 그래도 철부지 10대가 슈퍼스파이가 되어 활약한다는 이야기로서는 이 영화가 나름 선구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전체가 당연하게도 007 패러디ㅂ니다. 딱 고전 007 영화에 나올법한 과대망상 빌런과 조직, 비밀기지가 나오고, 주인공은 진짜 007처럼 유능하진 않지만 각종 장비발과 운발로 계속해서 살아남습니다.

지금 보면 [거미인간: 집떠나면 개고생]을 연상시키기도 하죠. 유럽여행을 떠난 고딩들이 거대한 음모에 말려든다는 이야기고... 비슷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그치만,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개인의 007 패러디쪽으로만 집중하는 바람에 친구들은 병풍취급이예요. 주인공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조금만 더 살렸어도 좋았지 싶은데, 지도교사 혼자서만 코미디를 합니다.(이 지도교사분의 외모나 말투가 묘하게 이다 도시를 연상시키기도... 이다 도시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게 이 영화 나오고 좀 지나서일 겁니다만...)


미국에선 제작비도 못건지고 망했다고 해요(근데 저 애매한 미국 개봉제목이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지는...)
한국에선 나름 히트했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6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2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38
125822 대통령 역할에 어울릴만한 배우는? [13] 매카트니 2010.06.15 3092
125821 어제 <파괴된 사나이> 언론시사를 했다죠.. [6] fan 2010.06.15 4211
125820 누구일까요? [8] 슈베이크 2010.06.15 2545
125819 영화하는 사람에게 히문이란? 행인3 2010.06.15 2380
125818 두가지... [4] 사람 2010.06.15 2192
125817 혹시 이 동영상 아시는 분? [4] 홍학양 2010.06.15 2001
125816 대낮부터 연애바낭 [7] 문피쉬 2010.06.15 3413
125815 [듀나인] 이탈리아 여행 [27] 날다람쥐 2010.06.15 3771
125814 한겨레가 1면 사과를 했네요 [11] RoyBatty 2010.06.15 5405
125813 아직도 이런 일이 있네요 참 [4] 감동 2010.06.15 3034
125812 여름 하면 떠오르는 영화. [20] 옥수수가 모르잖아 2010.06.15 3307
125811 [듀나iN] 강남역 근처 공부하기 좋은 카페? [4] OPENSTUDIO 2010.06.15 3706
125810 사고 싶은데 망설이는 책 소개해 봐요. [19] 빠삐용 2010.06.15 3680
125809 이사아닌 이사 [4] 남자간호사 2010.06.15 2590
125808 [뉴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 내정 [1] 조이스 2010.06.15 2649
125807 수련회에 등장한 김연아 개인기 [13] cc 2010.06.15 4618
125806 [듀나인] 서유럽일주 (스위스VS스페인, 남프랑스의 매력이란? 이탈리아에는 낡은 것밖에 없는가 外) [7] 불별 2010.06.15 4032
125805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 [3] 빛나는 2010.06.15 2506
125804 [이어쓰기 소설 1~7] <돌아온 탐정 장광삼-1> [9] 셜록 2010.06.15 2539
125803 이번 한겨레신문 '놈현' 사건에 대한 유시민의 태도에 대해서...... [65] 칸막이 2010.06.15 479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