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야오밍

2010.11.30 15:29

nyanko 조회 수:3646

어딘가에 이 마음을 좀 풀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오늘 새벽 1시 경, 야오밍이 세상을 떠났어요 ㅠ

 

어제 중성화 수술을 받고 집에 돌아와 마취 풀리기를 기다리며

남자친구와 저, 번갈아 가며 야오밍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보살폈는데...

수술 후 토할 수 있다고 해서 토 한번 하고, 치워주고, 입가에 물 뭍혀주면서 있었어요.

 

두어 시간 지나고도 울면서 아파해서 계속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숨을 잘 못쉬는 것 같은 기색이 있길래, 토사물이 걸렸나생각해서 자세를 편하게 바꿔줬어요..

별반 차도가 없길래 들쳐업고 남친이랑 택시 잡고 날랐죠.

동물 병원 가는 택시 안에서 야오밍 손을 잡았는데 왠지 기분에 좀 서늘해 진 것 같았지만,

여기저기 주무르며 감이 틀렸기만을 빌었어요.

가니까 수의사 선생님이 안타깝지만 이미 틀린 것 같다 하시더군요.

 

어제 새벽부터 오늘 회사 연차내고 지금까지

가슴이 미어튿어질 것 같습니다.

김포에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가서 마지막 모습 보고

돌아서서 집으로 오는데 너무 울어서 눈이랑 머리는 아프지..

집에 들어오니 곳곳에 야오밍이 앉아있었던 곳들만 눈에 들어오고..

잘 못해줬던 것만 생각나네요. 발정기 때 소리지른다고 머리에 딱밤 주고 그랬었는데..ㅠ

 

처음 맞이한 반려동물이었어요. 아기 때 부터 돌보진 못했지만,

그리고 길게 만나지도 못했지만, 너무 귀엽고 소중해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 아파트는 11년 2월이면 계약이 끝납니다. 차라리 다행이에요..

눈 떴는데 발이 묵지근 해서 보면 이불 위에 야오밍이 웅크리고 누워있던 거,

사박사박 발소리 내면서 걸어오던 거, 샤워할 때 좌변기 뚜껑 위에 올라가 야옹야옹 울었던 거..

여기저기 생각 안나는 곳이 없어서 너무 괴로워요.

 

괜히 슬픈 기운 듀게에 덜어내고 가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합니다.

야오밍 소개한 지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허망하네요

잘 실감이 안나요.. 부디 못난 주인 잊고서 편한 곳에서 쉬었으면 좋겠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62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5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788
108202 그녀와 함박스테이크 [10] 자본주의의돼지 2012.05.17 3646
108201 김민희, 그리고 화차. [6] Ahn 2012.03.18 3646
108200 스웨덴 빅토리아 공주 [9] Kaffesaurus 2015.03.23 3646
108199 최고의 사랑 같이 봐요 [140] zaru 2011.05.26 3646
108198 조금 전에 동물농장에 나왔던 강아지 학대하는 할아버지 [11] 단추 2011.03.26 3646
108197 사람으로 태어났음 해봐야 할 게임을 추천해주세요 + 게임에 관한 TED 하나 [49] GO 2011.05.19 3646
108196 위대한 탄생 중계방 [68] 자본주의의돼지 2011.03.25 3646
108195 여기는 독일 도르트문트입니다 [16] 닥터슬럼프 2012.11.27 3646
108194 사립탐정은 왜 사라졌을까? [14] 아이리스 2011.02.08 3646
» 안녕 야오밍 [30] nyanko 2010.11.30 3646
108192 나는 가수다 잡담 [9] 이사무 2011.05.01 3646
108191 바흐의 푸가 중 좋아하는 곡. [10] abneural 2010.08.19 3646
108190 신정환이 세부에서 못오고 있다던데... [2] 걍태공 2010.09.07 3646
108189 다방 사진입니다. [10] 푸른새벽 2011.02.25 3646
108188 국내 H사의 버터* 쿠키에는 진짜 버터가 0% / 버터 vs 마가린, 동물성 vs 식물성 [18] 프레데릭 2015.09.11 3645
108187 듀게가 확실히 한산해지긴 했다... 싶은 게 [7] 로이배티 2015.04.01 3645
108186 구자범씨가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군요. [4] 카페人 2014.05.09 3645
108185 살다보니 허지웅이 공중파에서 노래 부르는것도 보게 되고 ㅎㅎ [5] toast 2014.03.20 3645
108184 으허허허. FC안양 서포터들이 일 저질렀네요. [4] 쵱휴여 2013.04.01 3645
108183 [바낭] 이 주의 아이돌 잡담 [13] 로이배티 2013.07.14 36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