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4 22:31
네. 저 솔직히 정명훈이 얼마받는지 모르구요, 얼마를 받건 전.혀. 관심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신경쓰여 말을 보태게 만드는 요소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다름 아닌
'세계적 거장이신 마에스트로'와 '일류 오케스트라'가 여타의 모든 가치와 쟁점들을 압도한다는 듯한 인식입니다.
유럽에서는 시장 할매 같은 양반이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으로 셈을 치르고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더라라는 아름다운 얘기 좋은데.. 그런 얘기 다른 분야에도 많죠.
아트하우스 앞에 가도, 서점의 낭독회를 가도 이런 사례와 증언들은 흔하게 볼 수 있어요.
문제는 그냥 여기가 유럽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에 있죠.
누군가 말했듯이, 그네들은 클래식을 듣지만 우리는 트롯트를 듣는다고. 저는 사실 그 문장을 보고 많이 웃었죠. 잘 아네.. 싶어서.
물론 혹자는 '언제까지 이 모양 이 꼴로 살텐가?'라고도 하시던데, 아니 유로피안 스탠다드 따라가서 좋은게 뭐 한둘이래야 말이지..
왜 하필 시향 지휘자만 유로피안 스탠다드로 살아야 된답니까? 혹은 왜 시작 지점이 거기인거죠?
서울 시향 수준을 세계 일류 오케스트라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예술 또한 성과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가요? 그러면서 문화와 예술을 논한다고?
빡치는건 이 지점예요. 정명훈은 그래도 된다, 혹은 그래야 마땅하다는 인식.
여러분들이 왜 정명훈을 지지하는지, 예술지상주의건 엘리트주의건 뭐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그 지지의 수준도 처우도 아무래도 상관없단 말예요.
단, 그 비용을 여러분 스스로 감당하시는 한에서.
그게 아니라면, 정명훈의 처우를 정당화하려면 시향 단원 또는 클래식계 전반의 처우 개선에 관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였어야 하고, 적어도, 이 수준의 공연을 보려면 얼마라는 따위의
가성비에 관한 언급은 피했어야죠.
사멸해가는 문화의 수호자나 보루인 척 하고 있지만 그냥 취향만 고급인 체리피커들에 불과하다는 걸 자꾸 드러내시면 까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분야와 마찬가지로, 수요가 한줌인 건 여러분들도 잘 아시잖아요? 늘 그렇듯이 '종잇장보다 얇은'.
그리고 다른 팬덤은 다 몸으로 때우고 있거든. 일류, 거장 그런거 없어도. 뭐 우리 듀나님이 3대 sf문학상을 휩쓸고 다녀서 빨아제끼겠느냐 말예요. :)
그러니 서민들의 문화 접근권 걱정하는 시늉일랑 접어두시고, 일류 타령 하려거든 돈을 더 내세요. 응?
먹고 죽을래도 없어서 못내겠다면 또 모를까(이 게시판에 그런 분들 좀 있지 싶은데), 자기 소득세 분위를 생각하며 '할 만큼 하고 있다'고 하기엔 좀 부끄럽지 않습니까?
간지나는 글로벌 시티 서울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홍대 앞에서 공연하는 애들이 그 세금 받아먹는게 아닌 다음에야 소득세와 같이 언급하는 것도 피해주시는게
좋을 것 같고. 뭔 얼어죽을 글로벌 시티여, 거기가 정글이고 절벽인 판에.
마에스트로님 글로벌한 연봉 수준 맞춰드리는 건 유럽 수준으로 세금들 내시고 기부금 갖다 바친 뒤에나 얘기 하죠.
반복적으로 얘기하지만, 애초에 님들이 그 귀에 걸맞는 수준으로 돈 내고 다녔으면 이런 일이 있었겠냐고.
아 또 생각하니 빡치네.. 뭔 가정을 해도 공익활동 전폐하고 기부금에 올인한다느니 하는 발상이나.. 아.. 이러고 부끄러운 줄도 모를 것 아냐?
마지막으로, 님들이 사랑하는 예술과 예술가를 거지새끼 취급하려는 것 아니면, 기부 몇 푼 했다고 생색 좀 내지 맙시다. 세금 좀 더 낸 건 말할 것도 없겠고.
한줄요약: 정명훈을 결사옹위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님들 실수한거임. 가서 박현정이나 까세요.
2014.12.14 22:47
2014.12.14 22:54
그렇게 생각하시는 근거는 뭘까요?
2014.12.14 22:59
2014.12.14 23:07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정명훈 통장에 꽂히는 액수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구요.. 팬덤의 정당화 논리가 불편한겁니다.
그냥 아래 한줄 요약을 보시길.
2014.12.14 22:54
탁현민과 같은 마음이시네요. 저와는 다른 마음이고.
2014.12.14 22:57
탁현민과 같이 놓을 만큼 앞뒤 꽉 막힌 주장은 아닌 듯합니다만.
2014.12.14 23:42
저 자살하면 님 때문임.
2014.12.15 20:17
어제는 급히 읽고 오늘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제 댓글이 성급했네요. 사과 드립니다. 죽지 마셔요.
2014.12.14 22:54
2014.12.14 23:36
이상한 고백입니다만, 문외한으로써, 저는 야마하라는 기업을 좀 좋아합니다. (아마 이것도 자세한 내막을 몰라서 그런거겠지..)
야마하 뮤직 스쿨 하나 때문에.
2014.12.15 11:23
덕분에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원철님 이름이 보이던데요! 역시 유명인사...
클덕의 끝판왕들 보고 온 기분이에요 뭔가 감동이 밀려옵니다 ㄷㄷ;
2014.12.14 23:23
자꾸 돈을 더 내라는 타령을 하는데 그 돈을 어떻게 더 내라는건지 궁금해서 보니
입장료 타령이 안통하니 이제 그만두고 한다는 소리가
"유럽 수준으로 세금들 내시고 기부금 갖다 바친 뒤에나 얘기 하죠"
말 자체는 맞는 말, 좋은 말이에요.
그런데 저런 말은 어디서 하느냐, 누구한테 하느냐가 중요하죠.
누가 보면 듀게가 무슨 부자들 사교클럽인줄 알겠어요.
대게가 번돈의 단 일원까지 세무소에 아주 투명하게 보고되는 사람들 아닙니까.
"애초에 님들이 그 귀에 걸맞는 수준으로 돈 내고 다녔으면 이런 일이 있었겠냐고"
지금 우리같은 서민들 주머니 더 털어봐야 세수가 더 늘 건덕지도 없어요.
털더라도 돈을 점점 더 버는 것들 주머니를 털어야죠.
그런거 알면서도 저런 소리를 하는건 '돈도 없는 주제에 비싼걸 들으려고 지랄이냐'는 거겠죠?
그래서 제가 말했잖습니까? 서울미술관도 문 닫고 서울 도서관도 문 닫자고
돈도 없는 주제에 왠 미술이고 책이냐고
에휴.... '쓸모 없는 짓'에 대한 공적자원을 투자하는건 결국 돈 없는 사람들이 '쓸모 없는 짓'을 할 수 있도록 하게 됩니다.
2014.12.14 23:32
:) 입장료는 당연히 인상해야 하는겁니다. 여러분이 체감하는 효용에 현저하게 못미치기 때문에.
여러분이 걱정하는 '서민'의 문화접근권은 확대된 입장수입으로 충당해야죠. 이게 공공성과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고르게 가져가는 방향 아니겠어요?
입장료가 오르질 않으니 더 내고 싶어도 낼 길이 없다..랄 분들을 위해 기부를 권해드릴 뿐이고.
그리고, 아시잖습니까? 공공도서관 출입할 때 입장료를 내나요, 출입 인원에 제한이 있나요? 수요와 접근성 자체가 달라요.
마지막으로, 쓸데 없는 짓에 투자하는 것 좋죠. 저는 이걸 매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만, 이를 성과주의와 엘리트주의로 정당화하는 것에 반대하는겁니다. :)
2014.12.14 23:39
바로 그 입장료 없는 곳들은 100% 죄다 세금으로 운영되요. 그 돈은 아깝지 않으세요? 님 논리대로라면 돈 없는 것들이 그런 쓸모 없는 짓 못하게 비싼 입장료 물거나 문을 닫아야죠. 이중성 쩔어요.
2014.12.14 23:41
마지막 문장은 어디에 팔아먹고 이상한 말씀을 하시나요? :) 다시 잘 읽어보시죠.
2014.12.15 00:19
엘리트주의니 성과주의니 운운하는건 님 뇌내망상일 뿐이니까요
2014.12.15 00:44
또 딴 얘기 하시는데, 아무튼 받아드리자면..
'뇌내망상'으로 몰기엔 여러분의 방어논리가 '이 가격에 이만한 분 또 없습니다' 외에 달리 뭐가 있었나 싶군요. :)
그에 대한 제 답이 '그간 싸게 잘 즐기셨으니 이제 더 내시면 되겠다'인거죠. 심플하잖습니까?
2014.12.14 23:31
대체로 동의합니다.
높은 수준의 문화는 즐기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그만큼 내 돈을 지불하기는 싫다? 클래식 음악이 아니라 다른 분야였다면 듀게에서 욕먹었을 논리죠.
2014.12.14 23:45
음.. 약간 다른데, 저는 팬덤이 '정명훈'만이 아니라 클래식계 전반의 처우개선을 위한 재원을 요구했다면 지지했을 거예요. 물론 피차 그럴 여력은 없겠지만.
2014.12.15 00:01
2014.12.15 00:47
왜 이상할까요? 일전에 시향 단원의 1회 연주비와 정마에 선생님의 1회 지휘비 격차에 대한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700배였나? 지금은 좀 나아졌겠지 싶습니다만.. 아무튼, 저는 이 쪽이 더 이상한데요? :)
다른 문화예술부문에 대한 투자와 정마에 선생 연봉 사이의 상이점은 이게 일개인의 인건비라는 점이겠죠.
다른 분야에 1인의 인건비로 이만한 재원이 투입되는 일은, 아마도 없을겁니다. 최소한 흔한 일은 아니죠. :)
시향 공연을 관람할 일이 아마도 없을 저입니다만, 제가 낸 세금이 다른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데 쓰이는 것은 아깝지 않아요.
다만 그 배분율에 동의할 수 없는거죠. (예상하시겠지만, 저는 이 사회 다른 많은 영역의 배분율에도 동의하지 못합니다.)
실 수요자인 여러분이 '정명훈의 서울 시향'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시민인 저는 단지 '서울 시향'으로 인식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실 수요자로써 혜택을 입으시는 부분(정명훈의 유/무가 될까요?)은 자부담하시는게 합리적이겠다는 의견인겁니다. 이 또한 심플하지 않습니까?
2014.12.15 00:53
시향과 마찬가지로 공적인 보조금 받으면서
지휘자 연봉은 정명훈씨 만큼 높지않은 오케스트라들 많이 있습니다.
각 직할시마다 도마다 하나씩 있는
시립, 도립 오케스트라들입니다.
20개가 훨씬 넘는 그 오케스트라와 서울시향의 차이는
보조금의 차이는 크지 않고
단지 지휘자의 차이 뿐입니다.
그리고 딱 그만큼이
서울시향과 여타 시향들과의 연주력 차이고요.
서울시향에서 정명훈씨를 뺴면
딱 고만고만한 시향들 수준으로 금방 떨어질 겁니다.
지금의 KBS 교향악단보다 좀 더 못하고
코리아 심포니보다 조금 나은 정도일 겁니다.
원하시는 바가 바로 이렇게 되는 거겠죠?
2014.12.15 01:13
아니죠. 여러분이 더 내고 지금 '수준'을 유지하길 바라는 쪽이죠.
같은 논리라면 여러분이 좀, 더, 많이, 내면 지금 수준보다 향상될 수도 있겠네요. 이게 최선 아닌가요? :)
2014.12.15 01:28
2014.12.15 02:02
인건비 언급은 타분야 지원과 직접 비교가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해드린거죠. 이에 대한 설명을 원하신 것 아닌가요?
다음으로, 여러분은 정명훈의 처우를 정당화하면서 엘리트주의나 성과주의 외에 달리 해석되기 어려운 논거들을 제시했죠.
'세계적 거장이신 정마에 선생'과 그의 '세계 일류 오케스트라'. 아 물론, 이 진술들은 그냥 객관적 사실에 대한 기술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정명훈에 대한 처우를 정당화하는데 동원되고 있다면, 이걸 어떻게 달리 해석해야 할까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문화예술 제분야에 대한 투자나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도 아니고, 클래식계에 별 유감도 없어요.
음악 밖에 모르는 바보..라는 정마에 선생이 자기 몫을 계산하는데는 그래도 열심이라는 것에도 별 유감은 없습니다. 유럽에서 사기 많이 당하셨는지도 모를 일이죠. :)
2014.12.15 11:44
2014.12.15 00:22
클래식 음악 = 서양음악 이어서 싫다는 것이 정말 솔직한 마음이라면
듀게에서 주로 이야기되는 소설들이
대부분 서양소설들이고 우리나라나 동양 소설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영화나 그림 이야기가 나와도
대부분 헐리우드 영화이서나 서양화, 서양화가인데
이런 데에는 더 거부감이 드시지 않나요?
서양 스포츠인 축구나 야구에
전국민이 열광하는 모습은 괜찮고요?
듀게에서나 우리사회에서 클래식 음악이 언급되는 빈도는
다른 경우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미비할 정도인데
별 관심도 없으시다면서 이렇게까지 난리를 치시는지.
2014.12.15 00:40
[클래식 음악 = 서양음악 이어서 싫다는 것이 정말 솔직한 마음이라면] -> ... ('그냥 할 말을 잃었습니다'의 의미)
2014.12.15 00:45
대체로 동의하구요. 지금 한국에 세계적으로 통할 오케스트라 하나는 세금으로 유지시켜야 한다라는 말에 반대하는 편이네요.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3&document_srl=12050805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누누히 말했지만 돈 필요한 돈 안되는 분야가 지금 비단 오케스트라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말이죠.
2014.12.15 02:31
서울시향의 품질좋은 연주 원한다면, 클래식 팬들이 돈을 더 내라라는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이 논리는 복지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어요. 전체 시민들에 대한 세금은 전반적으로 낮추고, 빈곤층이 측은하고 안타까운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자선을 하라고 주장할 수 있어요. 이것이 미국 공화당의 접근법입니다.
2014.12.15 02:50
오호라, 서울 시향 공연의 효용이 주님의 은총마냥 편재하시는 모양이군요? 공연에 가지 않아도 막 서울 시민이면 뿌듯하고 그런 기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복지재원과의 비교가 가당키나 한 얘기라고 생각하세요?
2014.12.15 03:39
무료 공연, 유튜브, 라디오 중계 생각하면 접근성은 도서관보다도 더 좋죠.
복지도 편재하진 않습니다.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818758
2014.12.15 03:50
일류 오케스트라에 대한 수요가 복지 수요와 동등하게 취급받아야 한다고 진지하게 믿으시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잉? 설마..
2014.12.15 05:57
특정 예산 지출을 더 원하는 자가 돈을 더 내라는 논리구조가 같다는 것이죠.
2014.12.15 06:10
:) 예로 드신 공화당식 복지를 두고 보자면.. 복지 수혜자가 복지재원을 부담해야 하는거겠네요? 어디 아프세요?
다시 묻겠습니다만, 일류 오케스트라에 대한 수요가 복지 수요와 동등하게 취급받아야 한다고 믿으시는건가요?
2014.12.15 02:37
주로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에서 한 사람의 임금이 저토록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맞나요? (임금이 너무 높은)정명훈을 뺀 서울시향을 지원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정명훈의 너무 높은 임금에 지원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인거죠? 관심이 없는 건 정명훈의 임금이 아니라 서울시향의 수준인 거구요. 말씀을 하도 빙빙 돌려서 하셔서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본문이랑 크게 상관있는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 논쟁에서 새로 고민되는 부분이 '세계적 수준의, 일류의' 기관이나 전문가를 공공예산으로 지원하는 부분입니다. 해당 부문 전체가 '세계적 수준의, 일류의' 수준이 되기 전에 지원해도 될까요 안될까요? 모든 부문을 다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부문별 지원금액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돈이 필요하지만 돈이 안되는 분야'가 엄청 많은데 어떤 분야에 스타가 생기면 관심이나 지원이 몰리는 현상도 무시할 수는 없겠고. 어느 분야에 지원을 하는데 지원성과를 평가하느냐 마느냐, 평가한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런 것도 생각해 볼 거리인 것 같아요.
2014.12.15 07:08
타락씨님/
예로 드신 공화당식 복지를 두고 보자면.. 복지 수혜자가 복지재원을 부담해야 하는거겠네요?
-> 아. 꼭 그렇지 않습니다.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논리는 내가 스스로 자선을 하겠다는 것이죠. 국가가 나에게서 세금을 거둬서 대신 가난한 사람을 도우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은 빈곤층의 구제를 개인의 선의에 맡길 수 없으니 국가가 세금을 거둬서 복지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저 위에도 적어두었는데요. "빈곤층이 측은하고 안타까운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자선을 하라고" 하는 입장이죠.
오케스트라와 복지지출의 중요성에 대한 제 판단을 왜 물어보시죠? 지금 포인트는 특정 예산지출을 더 원하는 자가 돈을 더 내라는 논리구조가 같다는 것이예요.
2014.12.15 08:49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과 오케스트라 지원을 비교하는 건 애당초 억지죠.
그래도 굳이 한마디 하자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정부에만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된다. 개인들의 기부가 있어야 한다. "
라고 한다면 그것은 비난받을 생각은 아닙니다.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서영남씨도 자기의 원칙 중 하나가 '정부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기는 하죠.
그렇다고 그 사람이 정부가 복지를 담당하는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구요.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정부 돈을 받아서 봉사를 하는 단체들이 모럴 헤저드로 흐르는 경우를 많이 봐서가 아닐까 짐작하기는 합니다.
그리고 서울 시향도 자체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기는 하죠.
유럽 오케스트라들도 마찬가지로 자체 수익을 늘려 재정자립도를 키울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러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높은 관람료를 받는데 그 사람들도 공화당 지지자와 비교되어야 할까요?
지금 논란이 이분법적으로 '세금으로만 운영해라 vs 자체 수익으로만 운영해라'가 아니죠.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건 서울시향도 알고 있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는 클래식 관람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거 말고 무슨 방법이 있나요?
2014.12.15 09:18
동의합니다. 재정자립도를 높임으로 생긴 여유자금이 공중분해되는 게 아니고 또 다른 문화예술 분야 지원의 명목으로 쓰인다는 확신은 있어야겠죠.
2014.12.15 12:17
일류 오케스트라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개 복지의 목표는 기본권의 보장이나 인권의 향상으로 말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일류 오케스트라에 대한 수요는 자의적으로 발생합니다만, 복지에 대한 수요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2014.12.15 09:26
뭐래요... 혹시 설마 이 세상의 돈이 정말로 균등하게 배분되고 정의라는 이름 아래 가난한 자를 돕고 그렇게 쓰인다고 믿는건 아니죠?
저는 한류콘서트 한다고 대통령이 블라블라 하는 것도 웃겨요, 거기 들어가는(지원되는) 세금은 또 얼만데요.. 저는 그런 제 기준으로 쓰레기 같은 음악에 제 세금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아주 불쾌하고 고깝게 생각합니다. 그건 서울시만의 세금도 아니구요, 가뜩이나 3년 전 부터 연말정산 하면 토해내기 바빠서 짜증까지 나는데요....
자,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세금이 맘에 안드는 것 하나씩 챙겨서 함 싸워 봅시다 ㅋ
제 생각은 다름 없습니다. 뭐, 그리 철학적이고 분석적이고 미국이 나오고 복지가 나오나요, 그냥 까고 싶으니까 까는거예요, 세상이 흉흉 하니까요..
그냥 어디 화풀이 하는 겁니다. 대응하지 않아도, 혹은 대응해도 어차피 세상은 힘 있는 사람이 돌리는 거예요, 그 힘 있는 사람이 그나마 제정신이면 조금 덜 빨리는거고, 뭐시기가 되면 더 빨리는거고 그렇죠 뭐
2014.12.15 12:27
정명훈 연봉은 지나치게 비싼 게 맞아요. 시향 규모의 악단에서 지휘자 1인에게 20억을 퍼주는 경우는 없어요. 시향보다 10배 규모의 미국 오케스트라단에서나 가능한 액수입니다.
시향은 매년 적자 파티를 하고 있는데 지휘자 한 명이 저런 거액을 챙기는게 정상적입니까? 일반 공기업에서 적자나는데 ceo가 20억을 챙기면 쌍욕을 들었을 일이예요. 왜 정명훈은 예외가 되어야 하나요? 하찮은 장사꾼이 아니라 위대한 예술가라서?
2014.12.15 14:27
20억 아니라니까 수정 안하시네요.
2014.12.15 12:41
김원철/ ["여러분은 정명훈의 처우를 정당화하면서 엘리트주의나 성과주의 외에 달리 해석되기 어려운 논거들을 제시했죠." 타락씨 님이 제가 소개한 글을 안 읽으셨다는 명백한 증거. 가상의 꼴통 오덕을 상정하고 열내는 에너지의 반에 반도 남의 주장에 귀 귀울이지 않으시는 분과 제가 괜한 시간 낭비를 했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저는 그 글들을 꽤 재미있게 읽었고..(파생된 링크까지를 포함하면 몇개는 이전에 읽어본 것들이기도 하더군요) 클래식 팬덤 내부에서 정명훈에 대해 갖는 시각의 다양함(...)에 대해서도 알고 있습니다. :)
그러나 그곳 게시판과 이곳은 서로 다른 맥락을 갖는 분할된 공간이며, 제 잡문은 이곳 게시판에서 보이는 의견들에 대한 반론 또는 비판으로 쓰여진 것이지 여타의 커뮤니티와는 상관이 없으므로.. 링크해주신 글들을 제가 읽었느냐 그렇지 않으냐와 제가 이 게시판에서 견지하는 입장 혹은 태도 사이에는 별 관계가 없는겁니다.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는데, 제가 공감하며 읽은 의견을 남긴 '멀더'라는 양반이 알고보면 이 게시판의 '겨자'일지도 모를 일이죠. :)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는 양식있는 비판자들이 동시에 적대적인(혹은 종종 그렇게 느껴지는) 집단 외부에서는 불필요하게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이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같은 말기 클덕이(…) 봐도 동의하기 어려운 일부를 전체로 일반화]라고 하신 바 있는데, 외부에는 그 '동의하기 어려운 일부'의 의견이 팬덤의 주류적 의견으로 읽힐 위험이 상존하므로 팬덤 스스로 이를 견제하실 일이지, '몇 년째 같은 얘기가 오가서 좀 지겨운데, 우리 동네가 원래 그런 동네가 아닙니다, 우리 동네 함 와보세여' 하며 책임을 떠넘길 일은 아닌 듯 하군요.
ps: [시간 낭비]에 대한 의견을 바꾸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허허허. 이 양반아, 님 시간만 시간일까..
2014.12.15 12:49
저도 닉네임 '멀더'라는 사람의 의견이 제가 생각하는 바와 가까워 수긍이 되더라고요.
2014.12.15 14:50
아, 그런 식으로 이해해야 하나요? ;;
저는 공적인 담론으로 토론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락씨 님은 그냥 게시판 말싸움을 하고 계셨나 봅니다.
타락씨 님 생각은 알겠습니다만, 이제는 다른 이유로 저는 이만 GG 쳐야겠습니다. ;;;
2014.12.15 16:00
아래는 어떤 클래식 팬이 논쟁에서(당사자는 '전쟁'이라 느끼는 모양이지만.. 하아..) 보인 태도입니다만, 그 동네에선 보통 이렇게 처신하는 모양이니, 제가 이 게시판을 분리된 담론의 장으로 인식하고 별개의 맥락에서 다루는게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텐데요? 피식. :)
[x헌 2011/12/07 19:55
x더 무슨 말씀인지는 잘 알고 있구요. 단기적인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것은 당연히 저도 반대하는 바입니다. 다만, 이 문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렇지 않은 문외한을 상대로 설득하는 문제라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며칠간 트위터에서 열심히 '전쟁'을 했더니 이런 게 의외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음악 애호가들끼리 이야기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이상과 현실이 다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구요.]
정명훈이 얼마 받는지 관심없다고 하셨는데, 매우 관심이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