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혹시 많이 외로우셨나요??

 

얼마전에 남편 작은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작은어머니는 일찍이 남편을 사고로 먼저 보내시고 아들과 단둘이 여지껏 잘 사셨었데요.

그런데 간이 늘 안좋으셨고, 간암으로 치료를 받으셨으나 사후관리를 잘못해서 그만 병원에서 돌아가셨지요.

혼자 남은 아들은 많이 장례식 치르는 내내 많이 힘들어하셨다더군요.

남편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고 장례식이며 발인이며 쫓아다녔어요.

내년에 결혼한다고 날 잡네마네 하다가 급작스럽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사촌분은 결혼은 내년으로 미뤄야 했지요.

형제 없이 외동이었던 사촌분은 장례식을 치르고는 집안이 휑해지자 남편한테 자주 기댔어요.

남편은 집으로 초대도 하고 많이 다독여 주었지요.

 

그러다가 나온 이야기가 '외동'은 힘들다였어요.

아무리 사촌들이 있다한들 형제가 없으면 역시 외롭다는거지요.

그러더니 저 보고 딸래미한테 동생은 꼭 있어야 될 것 같답니다.

저는 둘째 생각 없었거든요...

 

듀게에 외동이신 분들 혼자 자라서 더 힘드셨나요?

저는 위에 오빠가 하나 있어요. 남편은 위로 누이가 셋입니다.

제 주변에 외동인 사람은 딱 세명이었어요.

그 사람들한테서 특별히 외동의 향기(?)가 느껴졌느냐하면 딱히 모르겠었어요.

두명은 여자였는데, 같은 회사 동기라 꽤 친하게 지냈었습니다.

늘 제가 물었지요. 너흰 혼자 자라 외롭지 않았니??

돌아오는 대답은 늘 고개만 둘레둘레. 아니 전혀. 그런 대답 뿐이었어요.

 

어디서 주워들었는데, 외동으로 자라서 얻는 단점은 여자아이보단 남자아이들에게 더 잘 나타난다더군요.

편견일수도 있겠지만요. 아무튼 자라는 과정에서 사회성이라던가 어느 부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통계적으로 남자아이가 더 많이 보여준데요.

 

쓸모 없는 이야기가 길었네요. 각설하고ㅎㅎㅎ

그래서 남편은 둘째를 낳아달랍니다.

저는 첫 아이로도 충분하고 아이 많이 거느리고 싶은 욕심도 없을 뿐더러, 둘 셋을 낳아서 잘 키울 자신도 없어요.

돈을 어마어마 벌어서 하고싶은거 모두 다 해줄 자신도 없고요,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저는 하나 낳아서 예쁘게 잘 키우고, 그래도 남은 인생은 절 위해 살고 싶었어요.

왜냐면 전 자식을 통해 얻는 기쁨으로 온전히 행복할 자신은 없는 사람이거든요.

헌데 남편은 아직 있지도 않는 일, 자신과 나의 죽음 뒤에 아이가 힘들어할 거라는 추측? 혹은 미래의 있을지도 모를 일 때문에 제 선택을 포기하랍니다.

아니 포기하고 아이를 위해서 해줬음 좋겠답니다. 솔직히 조금...섭섭했어요.ㅎㅎ

내가 원하는 삶 보다는 본인 자녀의 안녕이 더 중요한 사람이구나 싶었기 때문이에요.

아이 키우는 일 쉽지 않더군요. 몸과 마음 모두가 지치고 힘들어요. 이번은 그냥 모르고 했는데요 다음번에 또하라면 못할거 같아요.

근데 그거 못하겠다니까 나 자신을 위해 아이를 희생시키는 매몰찬 엄마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어요.

꼭 이런 기분이 들어야 될까요...

 

정말 외동이면 아이가 힘들까요?

괜실히 우울한 밤이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1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994
108402 이분이 누군지 알면 당신은 매니아?! [10] chobo 2010.12.02 3665
108401 서른 살이란 무엇일까... [12] 차가운 달 2011.02.10 3665
108400 <치즈인더트랩> 2부 24화 이면(2) [13] 환상 2011.12.01 3665
108399 미국에서 느꼈던 문화충격 두가지. [20] S.S.S. 2018.05.06 3664
108398 왕좌의 게임 - 원작자 조지 RR 마틴, 작품 속 여성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다 (스포) [7] Bigcat 2015.06.14 3664
108397 (속보)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최모 경위 사망 - 냉무 [15] soboo 2014.12.13 3664
108396 [듀나인] 음식점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면? [13] woxn3 2014.09.28 3664
108395 일기장 등 개인적인 글이 가득한 노트 어떻게 보관 혹은 처리하시나요? [12] 춘춘! 2013.02.26 3664
108394 아침드라마의 막장 설정이 실제로 존재함을 보여준 사건. 내연남을 양자로 삼고 질투해서 살해. [8] chobo 2012.11.21 3664
108393 저는 하루키의 통찰력과 낙관적인 태도 [34] loving_rabbit 2012.04.04 3664
108392 박재범이 잘생겼군요 [16] 가끔영화 2012.04.02 3664
108391 듀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멘트 중 하나. [20] 자본주의의돼지 2011.02.09 3664
108390 골든 글러브 시상식, 리키 저베이스 이야기가 많길래 대체 무슨 일인가 했더니만... [13] mithrandir 2011.01.18 3664
108389 인터내셔널가랑 한총련 진군가를 듣다가 이런 종류의 노래가 더 듣고싶어졌어요'ㅇ' [55] loving_rabbit 2010.12.24 3664
108388 최근 가요 제목 중에 가장 도발적이네요.jpg [2] 자본주의의돼지 2010.12.14 3664
108387 장재인 팬으로서(슈스케 스포일러) [13] 오토리버스 2010.10.16 3664
108386 파수꾼 다운 받아 보세요 [4] lamp 2011.06.06 3664
108385 한나라당 망하려나요(당대표 스포) [9] jwnfjkenwe 2010.07.14 3664
108384 포화속으로 악플러 초청 시사회를 했다는데.. [7] fan 2010.06.13 3664
108383 한국의 국가수준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7] soboo 2015.02.04 366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