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6 04:46
1. 김인성씨가 경향신문의 녹음을 빼돌려서 JTBC에 줬고 JTBC가 그걸 방송했군요. 이와 관련해서 김인성씨의 포스팅을 첨부합니다.
"디지털 포렌식은 신의와 성실 그리고 보안을 생명으로 합니다. 이런 작업을 진행한 저희(김인성과 포렌식 전문업체 KDL)에게 ‘보고서를 유출한 것 같다’는 식의 비난은 매우 치명적인 것입니다.” 2012.06. http://minix.tistory.com/382 "
경향신문 이기수 사회부장은 경향신문 에이스죠. 정치부 기자가 아님에도 성완종 전 회장이 인터뷰를 신청했을 때는 이유가 있었겠죠. 녹음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한시간이 조금 못되는 시간에 기자가 인터뷰 대상자로부터 이토록 많은 팩트를 뽑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사의 에이스가 심혈을 기울여 한 인터뷰란 말이죠. 기자의 입장에서는 한 삼사십년 후에 근현대사 기술에서 나올 만한 큰 사건을 단독보도한 순간인데요. 이 역사책에는 각주가 달릴 것 같군요. (각주: JTBC는 자칭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라는 김인성씨가 빼돌린 경향신문의 인터뷰 녹음을 넘겨받아 녹음을 공개했다) 김인성씨와 JTBC가 앞으로 어떻게 책임을 질지 궁금하네요.
이에 대한 경향신문의 정황설명입니다.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504152248491&code=940100
2. 개그맨 장동민씨의 팟캐스트를 읽고,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의 갑질 (pgr게시판 탐이푸르다님)이네 이건 여성 혐오가 아니라 여성 비하에 가깝네 (듀나 게시판 현자님) 하는 코멘트들을 읽었습니다. 여성혐오와 여성비하의 차이가 도대체 현자님에게는 무엇인지 묻고 싶더군요. 모든 수학문제를 풀 때는 정의를 해놓고 풀어야하고, 토론을 할 때는 개념어 정립을 해야하는데요. 여성혐오와 여성비하는 결이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지 궁금하군요. 결이 다르다면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지. 비하는 업신여겨 낮춘다는 뜻이고, 혐오란 싫어하고 미워한다, 꺼린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여성비하는 "장동민: 여자들은 멍청해서 이게 남자한테 안돼 머리가" 라는 부분에 해당하고, 여성혐오는 "장동민: 개같은 년, 개보년", "유세윤: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야. 장동민: 그래 여자의 과거" 라는 부분에 해당하나요? 장동민 스스로도 "장동민 : 그래 제일 완벽한건 그거지 아예 캐갈것도 없고 털어도 먼지도 안나오고 절에서 한 30년살다가 내려온.. 근데 이 사회가 그럴수는 없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옹달샘이란 그룹의 조크에서, 이 그룹은 "이 사회가 만들어낼 수 없는 (절에서 한 30년 살다가 내려온) 여자를 제외한 현실에서 만나는 여자들"은 다 "참을 수 없는", '꺼리는' 상대로 읽힙니다. 비원님 같은 경우는 듀나게시판 댓글에서 "여성 비하? 모르겠네요" 라고 하셨는데, '여자들은 멍청해서 남자한테 머리가 안된다'는 거듭된 말이 비하가 아니면 여성에 대한 칭송인가요?
이와 관련해서는 캔사스 대학 김창환 교수의 블로그 포스팅의 일부 빌려옵니다. http://sovidence.tistory.com/658
"일베 기자의 임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의 정치적 입장 때문이 아니라 그가 여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전자는 적극적인 법률적 보호의 대상이고, 후자는 법률적 제재와 문화적 제재의 경계선상에 있는 격퇴의 대상이다.
기억하라. 심지어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도 직업에 따라서는 제한된다는 걸. 그런데 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을 일삼은 그를 수신료를 걷는 공공부문에서 일하게 할 수는 없다.
중략...
그렇다. 일베는 사회적으로 몰아내야 한다. 법률적으로 어려우면 여론을 통해 이들을 사회의 저 쪽 한구석으로 찌그러뜨려야 한다.
건강한 사회란 다수 집단이 일베와 같은 혐오주의자들을 적극적으로 사회에서 배제해서 어릴 때 부터 이런 식의 사고를 해서는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머리와 몸으로 깨닫고 익히는 사회다. "
여기서 일베를 옹달샘 멤버들로 바꾸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5.04.16 04:54
2015.04.16 10:32
2015.04.16 08:41
2015.04.16 11:18
2015.04.16 09:42
2. 장동민: 여자들은 멍청해서 이게 남자한테 안돼 머리가. 여기에 걸리는 여자들은 한정적입니다. 여자 전체가 아닙니다.
유세윤 : (과거 남자 친구 이야기를 묻지도 않았는데 막 하는) 그런 여자는 없고
장동민 : 있어!!!
유상무 : 얘기하는 여자가 있다고??
유세윤 :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장동민 : 어!!
유상무 : 아 이런 적은 있어
유세윤 : 아 저기가 그랬지. 꽉꽉(유세윤 자체 삐처리)
장동민 : 아이 진짜(알아들음)
유상무 : 꽉꽉 얘? 얘 누구지?
장동민 : 너는 진짜 아무것도 얘는 진짜 감도 없고
유상무 : 아 근데 꽉 이러면 내가 어떻게 알어
잠깐 더 대화후에 유상무의 "그래 그거 최악이지!!(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과거 연애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나오고, 장동민의 멍청하지 발언이 나옵니다. 그걸 듣고 유상무가 제지시키면서 "아니다 영악하지가 못한 거다"라는 말이 나오죠. 이건 다 과거 연애 경험을 묻지도 않았는데 이야기하는 행동을 하는 여자에게 걸려있습니다.
"여자는 다 빗치다. 여자는 다 멍청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옹달샘은 그런 남자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과거의 연애경험을 상대방에게 말하는 남자가 있다면(당연히 있겠죠. 없을리가) 그 남자는 최소한 같은 수위의 욕을 먹고, 최소한 멍청하다는 이야기를 들을겁니다.
장동민 : "암튼간 이거는대한민국 여자들 다못참아 근데 여자들은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
역시 개xx에 해당하는 욕도 <과거의 연애경험을 묻지도 않았는데 마구 말하면서 그 행동이 정당하다고 설득하는 여자>에게 하는 욕입니다. 심지어 이건 상대방의 과거 연애경험에 대해서 어느정도 쿨한 태도를 지닌 유세윤 마저도(옹꾸라 32화에서) 동조를 하며 같이 욕을 합니다. 유상무의 "그래 그거 최악이지"는 여기에 걸려있는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남자가 보낸 사연에서 "여자친구가 과거 연애경험 이야기를 한다" 불쾌하다>는 사연에 대한 답이고, 만일 남자가 여자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사연이 왔다면 역시 똑같은 수위나 더 심한 욕을 남자에게 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건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이거든요. "과거의 연애경험을 묻지도 않았는데 함부로 이야기하는 여자에 대한 비하"이지만 과거의 연애경험을 묻지도 않았는데 남자는 함부로 이야기해도 된다? 이건 전혀 아닙니다.
녹취록 텍스트 중간에 짤린 상황의 일부
유세윤 : 안물어보는게 제일 멋진 것 같아
장동민 : 안물어보는데 먼저 얘기하는 여자들이 있다니까?
유세윤 : 그거는 최악이지
유상무 : 요즘 여자애들도 그렇고 남자애들도 그렇고 처녀 총각이 얼마나 있어. 인사야
장동민 : 아 그래 의미가 없어. 얘기해봐야
유세윤 : 오늘 주제, 내가 참을 수 없는 것. 음담패설이었습니다.
유세윤 : 참을 수 없는 것. 거짓말. 철저한 거짓말
유상무 : 널 위한 거짓말은 어때?
유세윤 : 날 위한 거짓말? 좋지
장동민 : 친구가 너한테 팁을 준 거야(장동민에게) 노코멘트라고만 답하라고
유상무 : 이 말 저 말 다 맞어
유세윤 :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참을 수 없는 건 그거네
장동민 : 여자의 과거
유세윤 : 아니야. 처녀가 아닌 여자야(철저한 거짓말을 하길 바라는 두명에 대한 비꼼)
유상무 : 아닌데?
유세윤 : 처녀이길 바라는 거잖아? (비꼬는 톤)
장동민 : 그러니까 그게 여자의 과거(과거의 경험을 상대에게 밝히지 않길 바라는 뜻)
장동민 : 그래 제일 완벽한건 그거지 아예 캐갈것도 없고 털어도 먼지도 안나오고 절에서 한 30년살다가 내려온.. 근데 이 사회가 그럴수는 없지
장동민, 유상무는 상대가 알게 하지 않는 것을 베이스로 두고, 유세윤은 알게 하지 않는 것도 좋지만 너무 속이는 건 별로라는 입장입니다.
철저히 속이는 것에서 일종의 위화감을 느끼고, 유세윤이 깐죽대면서 던지는 거죠. "니들이 바라는 게 처녀지?"
텍스트로만 보면 알 수 없지만 음성으로 들으면 확연히 알 수 있는 이건 비꼬는 개그톤입니다. 유상무는 거기에 베이스를 넣죠. "아닌데?"
장동민은 유세윤이 개그를 넣자, 특유의 독한 "그래 내가 바라는게 처녀다!! 절에서 30년동안 있다 하산한 처녀다!!"라는 독한 개그를 합니다.
옹달샘의 개그가 그렇습니다. 유세윤이 기타처럼 앞서나가는 깐죽대는 연주를 하면, 유상무는 둘을 받쳐주는 베이스를 하고, 장동민은 "유세윤 니가 프론트맨에 기타라지만 니가 드럼보다 소리가 크냐?"라고 투둥 하고 치는거죠.
장동민이 정말 바라는 게 처녀가 아니란 것은 장동민이 32화에서 한 말로 알 수 있습니다.
장동민 : "내가 모르긴 하지만 뭔가 있었겠지.(있어도 괜찮아) 하지만 듣지만 않으면 되잖아. 듣고 알지만 않으면 되잖아.(나도 너한테 묻지도 않는 예전 여자친구 얘기 안해)"
전 애초에 왜 장동민의 음성으로 들으면 정색하며 말하는 게 티나는 이 부분이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녹취록 음성유튜브와 텍스트에서, 왜 음성에는 있는게 텍스트에는 짤린 버전으로 돌아다니는지와, 주제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유튜브 클립이 시작되지 않는 게 이해가 안갑니다.
거짓말을 강조한 것이라는 부분도 텍스트에서 짤린 것. 왜 그렇게 긴 녹취록 텍스트를 작성했으면서 장동민의 생각을 알 단서가 되는 부분이 빠진 채로 돌아다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됐든 간에 애초에 왜 녹취록 텍스트와 음성에서 의도적으로 생략한 부분이 있냐는 거죠. 그걸 텍스트로만 접하면 흐름이 빠진 걸 보는 것밖에 안됩니다. 음성으로 들었을때의 개그톤도 느끼기 힘들구요. 게다가 앞부분이 아예 빠져있는 채로 음성본이 다니죠.
누가 어떤 의도를 했다는 확정을 하려는 게 아니라, 나타난 사실을 말하는 겁니다.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1. 녹취록의 텍스트는 중간과 뒤의 이가 빠져있다.
2. 유튜브 음성본 자체가 주제의 시작이 아닌 중간에 시작한다. (유상무 "그래 그거 최악이지" 적어도 제대로 된 녹취록이라면 그거라는 지칭어에 해당하는, 앞서 말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비밀스런 녹취라서 구하기가 아예 어려운 것도 아닌데?)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15057 (언론 매체까지 "그래 그거 최악이지"로 시작하는 녹취)
3. 그리고 그 버전이 가장 널리 퍼지고 알려진 이 빠진 녹취록 텍스트와 음성 버전이다.
4. 유튜브, 녹취록이 포함돼 있는 그 유튜브 제목은 장동민 여성비하. 이빠진 텍스트와 중간부터 시작하는 음성을 누군가 "장동민 여성비하"라는 제목을 지어서 올렸다.
너무 긴 댓글이라 죄송하긴 하지만 2에 대한 답변을 하려면 어쩔수가 없네요.
2015.04.16 21:12
2015.04.16 22:05
어차피 같은 식의 말은 여러번 해서 여기에 또 장문의 리플을 달긴 그렇네요. 실제로 음성을 들으시고 유세윤이 처녀 발언이 정색한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로서도 설득할 능력은 없습니다. 톤을 들어보면 목소리를 삑사리 내는 그 부분은 개그톤입니다.
장동민, 유상무도 "여자애들도 그렇고 남자애들도 그렇고 처녀 총각이 얼마나 있어. 이거 의미가 없어"라고 말합니다.
유세윤이 "니네가 바라는건 처녀잖아!!"라고 유상무, 유세윤에게 비꼬면서 태클을 건건, 철저한 거짓말과 과거에 집착하는 것 사이에 위화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장동민, 유상무도 상대방의 과거의 연애경험을 듣는 게 싫고, 상상하는 것도 싫고, 집착하는 것, 싸움의 빌미가 돼서 찌질한 짓을 하는 게 싫지만, 사실 그 나이대의 남자가 연애를 하면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처녀 총각이 어딨냐.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한 겁니다.
장동민: "내가 모르긴 하지만 뭔가 있었겠지.(있어도 괜찮아) 하지만 듣지만 않으면 되잖아. 듣고 알지만 않으면 되잖아.(나도 너한테 묻지도 않는 예전 여자친구 얘기 안해)"
상황극에선 서로 처음이라는 것을 가장한 남자와 여자를 둘다 조롱합니다. 남자는 근엄한데 여자만 희화화시키는게 아니라 양쪽다 이상한 사람으로 그리죠.
유상무 : 여자가 남자앞에서 방구 안끼고, 여자앞에서 방구 끼는게 거짓이라면 거짓인데 노력이야(왜 여자앞에서 방구 끼는게 노력인지 말이 헛나온건지 맥락 파악은 안됩니다. 맥락상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조심한다는 얘기같은데. 그렇다고 유상무가 남자가 여자에게 연애경험을 맘대로 말해도 된다는 얘기는 안했고, 부정적이라고 볼수있음)
결국 거짓말에 대해서 상황을 극단적으로 가정했고, 대충 배려해야할 문제라는 게 결론입니다. 이건 33화의 사과방송에서도 알 수 있죠. 처녀를 예찬한게 아니라 서로를 위해 거짓말을 하자는 얘기고, 서로 상처를 주지 말자는 얘기였다고 나오죠.
장동민은 성,연애관에 대해 그렇게 답답한 사람이 아닙니다. 동거같은 생활도 해봤다는 사람인데요.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갔는데 개그가 재미가 없었다는 되겠죠.
2015.04.16 22:47
저 개그는 재미없는 게 아니라 모욕적이었습니다.
저 그룹이 묘사한 세계에서 여자는 1) 멍청한 여자 (성경험을 사실대로 말하는 여자)거나, 2) 위선적인 여자 (처녀인 척 하는 여자)거나, 아니면 3) (절에서 삼십년 살다 나온) 세상에 없는 여자거나 입니다. 이건 예전 홍대 여대생의 루저발언도 천박했지만 이건 그보다 훨씬 더 나빠요. 홍대 그 여자분은 180이하 남자는 루저라고 했습니다. 적어도 180 이상은 위너죠.
저 상황극에서 조롱당하고 있는 건 분명 위선을 보이고 있는 여자지 남자가 아닙니다.
2015.04.16 10:07
"일베 기자의 임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의 정치적 입장 때문이 아니라 그가 여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전자는 적극적인 법률적 보호의 대상이고, 후자는 법률적 제재와 문화적 제재의 경계선상에 있는 격퇴의 대상이다. "
'격퇴의 대상' !!!
일베를 표현의 자유 문제로 생각했던 분들은 실은 모든 문제를 정치문제로만 사고하는 일종의 정치병 환자로도 볼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