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송 미술관에 갔다 왔습니다. 오늘 아니면 갈 기회가 없을꺼 같아서 부지런히 서둘러서 갔다 왔습니다. 간송 미술관이란 곳은 들었지만 사


실 이번이 처음 가본 전시회죠. 평일 낮이라 사람들이 없어서 호젓하게 보겠지라고 착각했지만 그곳엔 아줌마 관람객들이 진을 치고 계시더군


요. 결론 부터 말해볼까요? 그림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짐승들을 잘 그린것도 그린거지만 그 동물들의 얼굴에 인간이 이해할 수있는 표정을


그려넣었다는게 그리고 그 표정이 너무나 익살스러웠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면 맹호출림이란 그림인데 산의 왕이라는 호랑이가 숲을 나


서면서 위엄과 풍채는 간 곳이 없고 꼭 출근하기 싫은데 할 수 없이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겹쳤습니다. 그리고 동물들의 그림들도 참 작품


속에 유머까지 읽히니 혼자 빙그레 웃으면서 1층과 2층을 돌아다녔습니다. 


어떤 이는 생몰년 자체가 미상이기도 하고 또 다른이는 이름 자체를 알 수 없기도 하더군요. 그냥 그들의 작품만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 오래 볼 수는 없었고 한 시간 남짓 보고 나서 다시 나왔는데 허기가 지더군요. 그래서 두리번 거리다 순찰중인 경찰한테 '금왕 돈가


스'를 물어봤거 거기 가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돈까스를 먹고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약속이 있는 대학로로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당시 미술품을 사들일때 간송 전형필 선생의 어머니께서 그러셨답니다. "얘야 요즘 니가 쓸데없는 짓을 하고 다닌다는데 그거 어떻게 된거냐"라


고 하셨답니다. 그 쓸데 없는 짓이란 고미술품을 비싼 값에 사들이는걸 일컬은 거죠. 그때 "어머니 제가 쓸데 없는 짓 하는거 보셨어요?" 라고 하


면서 미술품을 꾸준히 매입했고 심지어 훈민정음 해례본도 손에 넣죠. 그때 그 부질없어 보이던 짓이 수십년의 세월을 흐르고 흘러 그 분과 아무


상관도 없는 나에게 까지 이런 눈요기를 제대로 시켜주게 되는군요. 



그냥 오늘 하루 동안은 본 작품들이 눈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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