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4 01:26
오늘(어제) 넷플 오리지널로 올라왔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습니다.
전작이 아가사 크리스티식 후던잇을 적절히 표방하면서 라이언 존슨 감독 본인만의 기발한 트위스트와 유머 등을 넣었다면 이번에는 완전 그냥 자기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미스테리의 정체가 전작처럼 마지막에 퍼즐이 딱딱 완벽하게 들어맞는 그런 느낌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좀 억지스럽게 끼워맞추는 느낌은 있지만 대신 그걸 다채로운 볼거리와 연출력으로 재미있게 풀었어요. 넷플에서 나이브스 아웃을 아예 프랜차이즈로 계속 만들려고 판권을 사면서 투자를 빵빵하게 해줬는지 스케일도 엄청 커졌습니다. 배경이 되는 그리스 해안의 '글래스 어니언'이 정말 눈이 뱅뱅 돌아가게 호화스러워요. 카메오도 못지않게 화려하고요. 그 중 특히 한 명은 너무 의외인데다가 반가워서 혼자 방에서 비명을 지를뻔 ㅋ
앙상블이 최대장점이었던 전작 못지않게 이번에도 출연진들 연기보는 맛이 상당합니다. 그 근본없는 남부 억양이 더욱 뻔뻔해진 다니엘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보다 더 잘 어울리는 옷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최근 이렇다하게 인상적인 배역이 없었던 느낌이었던 에드워드 노튼이 간만에 천재배우 소리 들었던 시절의 원맨쇼를 꽤 보여주십니다. 다른 조연들도 제몫을 충분히 해줬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케이트 허드슨을 MVP로 뽑고 싶네요. 다만 제시카 헤닉이 맡은 유일한 아시안 캐릭터가 가장 배우가 돋보일만한 그런 모먼트가 없는 것 같아서 좀 섭섭했습니다. 라이언 존슨 이럴꺼요? ㅋ
2022.12.24 09:49
2022.12.24 10:15
그건 확대해석 수준이 아니라 그냥 좀 억지 악의해석 같은데요? ㅋㅋㅋ 그리고 라이언 존슨은 봉준호 감독이랑 엄청 친한 사이입니다.
이 작품에서 공격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다면 일론 머스크하고 그 지지자들 같습니다.
2022.12.24 10:51
저도 일론 머스크만 떠올랐어요 ㅋㅋ 진짜 세기의 빌런입니다. ㅎㅎ
2022.12.24 11:33
그러고보니 돈 룩 업에서 마크 라일런스가 연기한 캐릭터도 일론 머스크가 많이 연상됐죠. 여기서는 진짜 지구를 멸망시키는 빌런 ㅋㅋ
2022.12.24 10:40
2022.12.24 10:48
제가 보기엔 정말 맥락 없네요. K붙였다고 ㅋㅋㅋ 그럼 해당 캐릭터가 아시안이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배우가 빛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서 장난스럽게 아쉬움을 표현한 거였지 동양인 비하가 나온 것도 아닌데 뭐 그렇게까지 안좋게 보시겠다면야.....
2022.12.24 10:43
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제 나왔군요. 연말 연시에 시상식 안 보는 사람으로 볼 게 많아져서 좋습니다. ㅋㅋㅋ 에드워드 노튼 기대되구요. 혹시나 확인해보니 조토끼씨는 또 목소리만 나오는 모양이군요. 이 분도 언젠간 육신 출연도 해주셨으면. ㅋㅋ
2022.12.24 10:49
목소리만 나오는데 그 정체도 진짜 황당합니다 ㅋㅋㅋㅋㅋ 굳이 이렇게까지 으리!를 발휘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2022.12.24 10:50
초반 빌드업 과정이 조금 산만했고 클라이막스와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의 설득력이 별로였던 것 같아요. 설정을 보고는 백주의 악마st 고전적인 추리극에서의 변주를 예상했는데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더군요. 뭐 애초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 그렇지 그런대로 신나게 볼만한 영화는 맞는 것 같습니다. 후더닛보다는 와이더닛을 가나 싶다가 복수극 비슷하게 흘러가더니 소동극을 벌이면서 끝나더라고요 ㅎㅎ 결말에 조금 김이 샜어요.
저 역시 배우들 보는 재미로 시간가는 줄 모르기는 했어요. 다니엘 크레이그는 정말 언제 제임스 본드했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브누아 블랑이 되신 것 같고요. 모든 배우들이 신나서 잘하시더라고요 ㅎㅎ 말씀대로 에드워드 노튼이 오랜만에 볼만했고 케이트 허드슨은 나이를 좀 먹으니 어머님 느낌이 나더군요 ㅎ 롬콤 한창찍어대던 때는 한번도 닮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데 말이에요.ㅎㅎ 능청맞게 백치미 캐릭터 잘했어요. 제시카 헤닉은 맨날 쿵푸걸로 소모되다가 그래도 색다른 캐릭터를 맡아 열심히는 한 것 같은데 정말 왜 있는지 잘 모르겠는 캐릭로 내러티브에서 좀 유기된 느낌이죠. 저도 그건 좀 아쉬웠습니다. 아 그리고 자넬 모네이... 체리따봉입니다. 지난 번 영화가 사실상 아나 데 아르마스 영화였다면 이번 편은 자넬 모네이 영화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플롯이 조금 도와주기는 했지만 간극이 큰 캐릭터들을 잘 살리더라고요. 참 멋진 배우입니다.
카메오 쪽은 적절히 사용된 것 같아요. ㅎㅎ 요요마 깜찍하게 등장해서 음악힌트를 주는 것도 재밌었고 얼마전 작고하신 앤절라 랜스베리님, 손드하임 등이랑 블랑이 어멍어스 하는 장면도 즐거웠어요. 그 블랑의 짝꿍으로 나온 분도 진짜 반가웠지요(그 내적비명을 지른 장면이 저와 같으실지도?) ㅋㅋ
전체적으로 예산이 풍족해진 느낌은 제목과 배경음악에서도 묻어나는 것 같아요. 전편의 라디오헤드 곡에서 이번엔 비틀즈로 승격?을 했네요. 초반에는 노튼이 블랙버드 연주하길래 그러려니했는데 마지막에는 글래스어니언 실제 곡이 나오길래 귀를 의심했습니다. ㅎㅎ
+근데 그 왔다갔다하는 헐랭이 아저씨는 맥락이 뭔가요...제가 의도를 알아채지 못한 것일 확률이 높겠지만 이야기를 그냥 산만하게만 만들었지 별로 코믹릴리프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요. 뭔가의 인용이나 패러디일까요?
2022.12.24 11:36
네 확실히 10년 넘게 각본을 구상했다는 전작에 비해 짜임새가 떨어졌어요. 그래도 초중반까지 별 생각없이 넘어갔던 장면들이 교묘하게 복선이 되는 부분들이 살짝 시점과 관점을 바꿔서 다시 나오는 건 진짜 천재적이다 싶었죠. 결말은 화끈하긴 해도 이게 뭔가 싶기도 한데 또 생각해보니 '그 캐릭터'가 초반에 했던 일장연설과 딱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라 이것도 오! 했구요 ㅎ
자넬 모네이 언급을 깜빡했는데 중반까지는 겨우 이정도 역할로 소모하나 싶었지만 아니더군요. 그 내적비명 지른 장면 저도 그 장면 맞습니다 ㅋㅋ
+이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그냥 개그용 맥거핀 같아요. 자기 신경쓰지 말라고 나올 때마다 반복해서 얘기하잖아요 ㅋ 그런데 분명 전작에서 다른 배역을 연기했던 배우인데 이번에 이어지는 건 아닌가봐요.
2022.12.24 11:57
애초에 제가 기대했던 것이 좀 더 전통적인 추리극에 가까워서 조금 박하게 본 것 같기도합니다 ㅋ 맞습니다. 그 전환국면이 정말 훌륭했지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팬들의 기대를 벗어나는 능력이 뛰어난 감독이에요 ㅎㅎ
몇주전에는 아마존프라임에서 씨 하우 데이 런을 보았는데 이쪽은 시얼샤 로넌이 너무 좋았어요 ㅎㅎ 코미디도 참 잘하더군요.
2022.12.24 12:27
예고편부터 전작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였어요. 그래도 볼거리와 배우들빨로 곧 볼 목록에 올려 두었지요.
우리 개가 최근 협조를 좀 해주고 연말에 볼 영화를 많이 준비해놔서 포근한 느낌입니다.(누가 물어봤대 ㅎㅎ)
2022.12.24 12:34
아무리 머리를 잘 굴려도 결국 살인 미스테리물이라는 것이 완전히 신선하기가 어려워서 이렇게 이국적인 장소와 대저택으로 경치를 바꾸고 스케일을 확장한 것은 영리한 선택으로 보이더군요.
이젠 건강이 좀 나아진 모양이군요? 다행입니다.
2022.12.24 21:27
2022.12.24 22:40
크레딧 빼고도 2시간 10여분 정도 되는데 정말 금방 가더라고요 ㅋㅋ 저도 범인의 트릭 같은 것이 너무 어설퍼서 아쉬웠는데 되새겨보니 사실 그것도 이 범인의 실제 본색이랑 나름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어서 괜찮은 것 같기도 해요 ㅎ
2022.12.24 22:53
2022.12.25 01:09
물론 영화 내에서도 다시 짚어주지만 확실히 바로 다시 돌려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정말 조명이나 촬영도 물론이고 로케이션 포함해서 전체적인 비주얼이 퀄리티가 끝내줬어요. 넷플에서 돈 펑펑 받아서 찍으려면 6 언더그라운드, 레드 노티스, 그레이 맨처럼 하지말고 이걸 보고 배우길 바래요.
2022.12.25 12:33
1편이 조금 더 좋지만 이 영화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아쉬웠던 점 하나만 꼽자면 그 일기장의 역할인데요. 너무 흔한 거라 좀 실망이...다른 방법이 정말 없었을까 했어요. 머리도 좋으신 분들이 많을 텐데 아이디어가 없었나 아쉬워요.
저는 마지막에 탐정의 말로 하는 공격과 자넬 모네의 액션 공격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에서나마 속이 시원해졌으니 고맙죠 뭐.
2022.12.25 12:51
1편에서 마르타의 그 거짓말 구토설정은 참 어이없으면서도 기발하고 재밌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좀 엉성했죠. 저도 속시원하고 재밌었습니다. 후련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