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난주와 그 전주, 2주간 무한도전에서 했던 

'명수는 열두살'을 보고 쓰는 글입니다.




1.

여기에도 글을 썼는지 모르겠는데,

'동대문 놀이'의 엇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열두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



어떤가요? 어색하지 않나요?

우리 동네는 이렇게 불렀습니다.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열두시가 되면은

문을 꼭꼭 닫는다



기본적으로 4-3-4-3의 운율을 지켜줘야 해요!

('동~동~'과 '남~남~'은 예외라고 치면 말이죠)


아쉽게도,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제 친구 및 동생친구들을 제외하곤

별로 동의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2.

편먹기 지도라는 것도 나왔더군요.

우리 동네는 공히

'엎~어라 뒤집어라' 였습니다.

비슷한 것으로 '뒤집어라 엎어라~'도 있었는데,

그래도 다른 건 다른 거니까요.


'뒤집어라 엎어라'는 음의 간격이 일정합니다.

스타카토를 붙여놓고 해도 어색하지 않죠.

뒤.집.어.라.엎.어.라.

리듬이 무미건조해요.


반면

'엎~어라 뒤집어라'는

리듬감이 좋습니다.

세글자의 전반부는 슬쩍 늘여서 부드러운 분위기로 가고

후반부 네글자는 뭔가 급하게 가야하죠.

'딴~따따 따다다단' 요런 느낌으로요!




3.

오징어놀이.

제 기억으론 '개미굴'과 '오징어'는 그 시절 몸놀이의 진수였습니다.

남녀의 신체적 능력이 비슷비슷한 국민학교 6학년 시절(5학년때까진 형들때문에, 쉬는시간에 운동장 사용이 제한적이지요)

쉬는시간마다 뛰어나가서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미굴이 좀 더 원초적인 게임이라면,

오징어는 굉장히 정교한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무한도전에 나온 것과는 조금 다르네요.

일단 오징어 디테일이 조금 달랐고,

오징어 크기가 훨씬 컸습니다.

(물론 방송을 위해 적당한 크기로 그렸겠지만.)


양 팀이 두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각형 내에서는

할때마다 레스링이 벌어졌죠.

프라이드 저리가라 할 정도의 혈투가 벌어졌습니다.

혼성대결도 많았고, 둘이 엉겨붙으면 양쪽의 친구들까지 붙어서 아주 장관을 이루곤 했죠.


그리고, 몸통을 통과하더라도, 바로 양발로 뛰는게 아니라

삼각형의 꼭지점에 있는 동그라미까지는 깽깽이로 가야

양 발로 뛸 수 있었습니다.('자유'라고 불렀던 것 같네요)

'자유'를 얻은 아이들이 몇명은 되야

오징어를 이길 확률이 높아졌지요.

(말했듯이, 오징어가 좀 커야지요. 수비하는 팀이 훨씬 유리했습니다.)

삼각형 안에서 한두명이 엉켜서 수비수를 잡는 사이에

고지를 점령하는... 공수의 묘미가 대단한 놀이로 기억합니다.


아...

오징어 하고 싶다~



4.

다방구..


이름은 들어봤습니다만, 어떻게 하는 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게임, 저도 해 봤더군요.

형식은 좀 달랐지만.

이름하야 '깡통차기'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깡통차기'는 숨바꼭질과 다방구의 중간정도의 형태가 되겠군요.

술래는 한 명, 술래가 숨은 아이들을 다 잡아야 경기가 끝나는 건 다방구와 같구요,

술래한테 잡히기 전에, 지정된 장소(술래가 수를 세고 게임을 시작하는 그 장소)에 놓여있는

깡통을 차면, 그 전에 잡힌 아이들은 다시 숨을 수 있습니다.

술래는 깡통을 주어와서 다시 제 자리에 놓고 아이들을 찾을 수 있지요.


재미는 있는데, 술래는 힘든 놀이입니다.

다방구랑 비슷한데, 술래가 한명이다보니 당연하겠네요.

(그 시절엔 그런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었지만요)


아.. 그리고,

'깡통차기'의 어감때문에, 부모님들이 참 싫어하셨어요.

"우리 깡통차기 하러 가자~" 뭐 이런 소리 들으시면 기겁을 하셨죠.

거지된다고...




5.

지우개싸움..


지우개는 고가여서 그랬나...

아주 똑같은 게임을, 지우개 대신 '개구리'를 접어서 했습니다.

올라타면 이기는...


대신, 연필싸움은 많이 했네요.

연필심 곯는다고, 선생님은 못하게 했지만 말이죠.




6.

어쨌든,

우리 아이들은 저런 게임은 평생 못해볼까 두렵네요.

당장 놀이터에 가도

초등학생 나이쯤 되는 아이들은

장난감 총이나, 팽이, 자동차를 갖고 놀더군요.

바닥에 무언가를 그려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구요.


당장 세살박이 큰애만 봐도

'모래놀이 도구' 없으면 모래놀이를 못해요 ㅠㅜ


안타깝습니다.

애들 데리고 시골가서 살고 싶어요~

그런데, 고향사는 친구들은 애들도 크고, 더 열심히 학원에 보내더라구요.

시골 내려가면, 아빠랑 셋이서 놀아야 할지도 모르죠.




7.

그냥, 옛날 놀이들 생각하다보니 시간이 휘리릭 가네요.

참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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