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블루레이를 구입했습니다.

2024.06.03 00:51

ND 조회 수:157

XL







블루레이라.........이게 대체 몇년만에 구입하는 물리매체인지모르겠군요.

책은 자주 사지만 음반이나 영상물리매체는 이제 스트리밍이 대세가 된지 십수년이니까요.

저도 한때는 VHS, LD, DVD를 거쳐 블루레이도 꾸준히 수집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취미가 생기니 어느새 이 취미는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러고 보니 여기도 비단 영화이야기가 아닌 DVD, 블루레이 관련 소식이 꾸준히 올라오던 시절이 있었던것 같은데? 음~ 제 기억의 오류일런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이제 이곳에도 블루레이 수집하는 분들이 한 열분? 아니 다섯분은 될런지? 쉽게 예측이 안되는군요.


저역시 그나마 좋아하던 해외 고전 호러영화, 컬트영화들 역시 이제 자막없이는 감상이 힘들어서 씨네스트같은곳에 자막이 없는 작품은 구입을 포기했으며

어쩌다 한번씩 복원되는 고전 한국영화나 부가영상이 빵빵한 작품들 위주로 아주 가끔 구입을 하게 되었지요.


이번에 출시된 황해 블루레이 한정판도 평소 자주 들리는 DVD관련 커뮤니티가 아니었으면 출시 여부조차 몰랐을겁니다.

정말 우연히 해당 포럼을 들렀다가 소식을 알게 되었고 십수년전 절판된 감독판만 수록된 초판과는 달리 이번 저번은 무려 블루레이 최초로 극장판도 수록이 된다더군요.

그간 극장판은 DVD로만 감상이 가능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미리 개봉일을 결정하고 프로덕션을 진행하느라 결국 후반작업 과정이 매우 빡빡했고

그 결과 극장판은 감독인 나홍진이 원지않은 판본으로 개봉하게 되었죠. 


후일담을 들어보면 나홍진은 이일로 인해 3년간 불면증에 시달리고 주기적으로 엄습하는 분노에 힘든 나날을 보냈다지요.

그것을 잊게 해준것이 곡성의 시나리오 작업이었다니 정말 어지간히 한이 맺힌 일이아니었나생각합니다.


당시에도 말이 많았고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작품이니 만큼 케이블을 통해서 자주 감상을 했습니다만

극장이후로 제대로 각잡고 재감상하는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합니다.

솔직히 이전엔 감독판과 극장판의 정확한 차이도 잘 몰랐거든요.


잽싸게 극장판과 감독판을 연달아 감상하니 감독 양반이 이게 왜그리 천추의 한으로 남았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되더군요.

영화 자체의 무시무시한 에너지는 그대로지만 솔직히 중간에 늘어지는 느낌과 지루함 마저 살짝들더군요 극장판은.

초판의 호흡을 너무 길게 가져가다 중반 이후 치달하는 느낌이 다소 약해져버렸더군요.

그에 반해 극장판은 이야기와 인물간의 세세한 디테일이 조금 날아가서 그 흐름이 조금 거친듯하지만 미친듯이 달려가며 후려갈기는 그 리듬감은 엄청났습니다.


또 물리매체를 구입하는 큰 이유가 바로 부가영상과 감독, 배우, 제작진의 코멘터리인데 특히 한국영화는 이 이부분의 재미가 쏠쏠하죠.

타 문화권의 영화보다는 한국영화가 정서적으로 가깝게 와닿으니 이런 부수적인 재미도 외국영화의 그것에 비해 훨씬 쫀쫀하더군요.


특히 이 작품의 당시 제작현장은 지옥과도 같았다던 스탭들의 회고가 있었고 심지어 나홍진 감독의 현장에서의 어러 행위에 대해 매우 안좋은 뒷말이 많았던 현장이기도 했죠.

다행히 메이킹다큐와 제작진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제작과정이 얼마나 빡쎈지 한 0.01% 정도는 간접적으로 느낄수있겠더군요.


아닌게 아니라 이때 필름메이커스같은 영화인 구인 사이트에 툭하면 황해 스탭 모집한다는 공고가 꾸준히 올라와서 영화인들이 아닌 인반 영화팬들도 도대체 저 영화는

지금 프로덕션 진행이 어떻게 되고있나?같은 우려도 굉장히 많았고 중간중간 스탭으로 참가한 사람들의 증언으로도 매우 하드한 현장이라는 말이 계속 돌았죠.


나홍진 감독이 입봉작인 추격자에서부터도 그 특유의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스탭, 배우들과 많은 충돌이 있었다고 했고 심지어 주연배우인 김윤석과 주먹다짐까지 갔다는 소문도 돌았죠.

그런고로 황해 역시 쉬운 현장은 아닐것이다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실제 현장은 그 상상이상이었나봅니다.


결국 대형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이 작품의 비인간적이고 가혹했던 현장 상황에 대한 성토글과 그 중심에서 폭언, 폭행,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나홍진 감독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죠.

인터넷 커뮤의 소문이란게 다 믿을수는 없지만 100% 구라다라고 할수없는게 이런저런 상황의 디테일들과 교차검증된 일부 묘사까지 더해지니 이에 많은 사람들의 공분이 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설마 이게 사실일까?싶은 참 절대 안믿겨지는 에피소드들도 있었어요.

감독이 여배우 노출신에서 유두 색깔이 검다며 이거 밝게 처리할수없느냐는 요구까지 했다거나 연출 스트레스를 핑계로 안마방에서 자주 성매매를 했다는 등 참 지금봐도 어처구니가 없는 소문들이었죠.


무튼 연출, 제작부등 스탭들이 가혹한 현장 환경과 폭언 등 강압적 지시로 현장을 이탈했고 이에 계속 인원을 충원했던건 어느정도 사실인것같더군요.

타부서 스탭들도 너무 크게 시달린 나머지 다시는 이 감독이란 일안하겠다고 촬영 쫑하자마자 철수했다는 이야기나.


그런 이유로 앞으로 나홍진은 대체 누구랑 영화를 찍을것인가? 앞으로 아무도 같이 일을 하지않으려하는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몇년 후 곡성이란 걸작을 내놓으며 국내외 모두 인정하는 거장으로.....


당연히 곡성의 현장 역시 황해를 찜쪄먹을 정도로 힘들었고 일본에서 한국까지 날라와서 영화를 찍었던 쿠니무라준은 그 기나긴 배우 커리어 동안 일본에서는 한번도 경험못한 감독의 학대에 가까운 연출에

결국 대노하며 소리쳤다는 후문도 남아있죠.


이런 감독의 문제적 행위?로 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부터 영화 등 예술 현장에서의 비윤리적,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성토가 시작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예술이라는 이름하게 어느정도까지 비인간적인 행위가 용인되어야하는가? 부터 소위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는 그런 명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나 등등.


이때 베르톨루치와 말론 브란도의 연출과 연기를 빙자한 성범죄에 대한 폭로도 나왔고 스탠리 큐브릭 역시 연출을 핑계로 주연 여배우를 학대했다는 사실도 밝혀지긴했죠.


뭐 지금도 결과만 좋으면 장땡!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한테야 저런 소린 그저 루저와 찌질이들의 투덜거림 정도로 보이겠지만.


이런 많은 사건들이 있고나서 다시 보는 작품이라 그런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본편과 부가영상은 다 감상했고 이제 오디오 코멘터리 2개만 보면 되는군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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