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작과 달리 영화는 영지(유선 분)가 모든걸 꾸민것 처럼 영화를 끝내 버리죠.


마지막에 영지의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보이스오버로 '해국에게 유목형의 사망을 알리는 전화'를 건 사람이 영지라는 걸 알려주면서 좀 더 명확하게 만드는데요.


저는 정말 도무지 이 결말을 이해할수도 없고 동의할수도 없습니다.


뭐, 영지가 모든 일을 꾸민게 맞다고 칩시다. 물론 강우석은 영화를 다시 봐도 영지가 꾸민것처럼 보이게끔 하는 단서들을 심어놨겠죠. 그런건 찾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한가지 궁금한건 도대체 왜!! 영지가 해국(박해일 분)에게 연락을 했냐는 거에요.


여기엔 딜레마가 있는데요. 사건이 해결되는건 사실 해국이 아니라 박검사를 통해서 자나요. 


그럼 영지는 해국을 부르면, 박검사가 도와줄것이라는 사실까지 모두 예측했었다는 건데, 이건 좀 불가능한 시나리오죠.


박검사는 처음엔 해국과 철천지 원수처럼 나오니까요. 설마 영지가 박검사가 츤데레라는 사실까지 모두 예측 했다는 것도 말이 안되구요.


그럼 도대체 해국을 왜 불렀데요. 그렇게 치밀한 여자가. 그냥 해국이 도움이 될거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영지가 천이장(정재영 분)과 잠자리를 처음 가지게 되는 장면인데요.


류목형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그 이후에 찾아오는 전석만(김상호 분)과 하성규(김준배 분)하고 까지 잠자리를 한다는건 도통 이해가 안가네요.


"난 유씨아저씨 편이야" 라는 대사로 성관계에 이르는 과정을 얼렁뚱땅 넘어가버리는 태도가 역겹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나 다를까 영지가 모든걸 계획한 걸로 하기 위한 무리한 설정이었던거 같아요.


결국 그 무리한 설정과 결말은, 163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정말 한순간에 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어쨌든 전 결말을 모른채로 계속 궁금해 하면서 봤으니까요.


차라리 좀 더 정직한 결말이었다면 기분이 나쁘진 않았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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