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걸 왜 거기다가 갖다 대나요?

2024.02.06 15:31

칼리토 조회 수:797

부자 동네 헬스클럽을 한참 다니고 사우나를 이용하다 보니 정말 의아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울만큼 배우고 넉넉한 부유층들이라 스타벅스도 매일 갈 거 같은 분들이 머리 말리라고 이름 조차도 헤어 드라이어인 기계를 발가락 사이, 항문, 음모등에 대고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광경이요. 


어린 애들이라면 이해도 하겠는데 넉넉히 봐도 60대 초반은 훌쩍 넘고 70-80대 일 거 같은 분들이 그러시더란 말이죠. 그래서 나름 몇가지 가설을 세워 봤습니다. 


1. 아까워서 : 그런 행위를 하는 분들 상당수가 모발이 날라 가셨더라구요. 남들은 머리를 말리는데 말릴 머리가 없으니까 다른 데라도 말려야 본전을 뽑는다. 나는 결코 손해를 볼 수 없어. 라는 마음 때문에 저러는 거다. 


2. 일본 원숭이 가설 : 최초에 무좀, 치질, 사면발이 등으로 고생하던 모씨가 말리는 걸 보고 마치 일본 원숭이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는 것이 무리에게 전파된 것 처럼 사우나에 오는 무리가 단체로 학습을 한 것이다. 


3. 의사가 권해서 : 부유층이니 당연히 하나 씩 있을 주치의들이 목욕 후에는 꼭  똥꼬털, 무좀 있는 발가락, 음모..를 말리라고 했을 것이다. 


4. 그냥 그러고 싶어서 : 남들이야 뭐라고 하건 내가 이런 것도 부끄러움 없이 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런 가설들을 놓고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특정한 하나의 이유라기 보다는 1번부터 4번까지의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이고 그 비율은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습니다. 


안내 데스크라던가 목욕탕 관리인에게 더러워서 못 쓰겠으니 재발 방지를 해달라거나.. 개인 헤어 드라이어를 들고 다니면서 말릴때 마다 쓰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사실 이마저도 공동체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으니 헤어드라이어로는 머리만 말려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좀 써줄수는 없겠냐고 부드럽게 청원하는 해결 방안등을 생각해 봤지만. 이도 저도 귀찮고 더러운 꼴을 굳이 더 볼 필요가 있겟냐 싶어서 그냥 제가 그만 뒀습니다. 


이런 저런 개인 사정도 있어서 울고 싶은 때 뺨 때려주니 개꿀이군..하는 정신승리로 마무리 하긴 했습니다만.. 나이가 들어서 수치심이라고는 벌거벗고 대로를 활보해도 1도 부끄럽지 않을지언정 헤어 드라이어로 똥꼬를 말리는 사람이 되지는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면서요. 


여러분, 부디 그대들의 무좀, 탈모, 치질, 사면발이가 오래 오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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