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이야기>, <진화신화> 잡담

2010.06.14 21:38

mypace 조회 수:2277

<촉각의 경험> 을 가장 먼저 봤지만 <0과 1 사이> 를 보고 아 이 작가는 진짜 주목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작품집이 연달아 두 권이 나와서 바로 사버렸네요.

 

두 권을 한꺼번에 읽고 난 감상은 지금도 좋지만 이 다음이 너무 기대된다 정도?

 

재밌는 건 다른 작품들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저에게 있어 최고는 여전히 <0과 1 사이> 라는 거에요. 

 

가장 하드하면서도 가장 정치적이고 또 그러면서도 하드SF특유의 '가오' 도 별로 없이 일상적이고 한국적인 부분을

 

정말로 잘 캐치해 (아줌마들 반상회 수다에서는 진짜 소름끼치더군요.) 내는 동시에 작가의 감정이 잘 녹아들....

 

......쓰다 보니 완전 용비어천가 지만 ;;

 

뭐 여튼 감동적이라는 거죠. ;;

 

<미래로 가는 사람들> 은 일단 스케일에서 압도하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게 두 번째 에피소드인데

 

본의아니게 신의 역할을 떠맡은 한 사람의 고민이 잘 드러나서 좋았어요. 마지막에 귓속말로 속삭이는 것도

 

음. 네 좋았어요. 정말로

 

다만 <종의 기원> 과 <그 후..> ,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는 재밌게 보면서도 제가 살짝 겉돈다는

 

느낌이 들어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뭐랄까... 너무 작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인류> 라는 키워드로 관심이 쏠리도록 (그것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안배시켜놓은 것이 좀 인공적인 설정 같아서

 

맥이 빠지더군요. 뭐래는 거야..;;

 

<마지막 늑대> 는 왠지 이야기가 시작하다 만 거 같아서 조금 아쉽더군요.

 

<다섯 번째 감각> 은 초기에 쓴 글 티가 나고  조금 느슨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도 좋더군요. 이건 아무래도

 

음악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무조건 환장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 탓이겠죠 ;

 

<거울애> ,  이야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왠지 친숙해서 생각을 해보니 왠지 느와르나 하드보일드 탐정물에

 

등장하는 시니컬한 탐정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역시나 입에서 놓지 않는 담배를 보면서 왠지 웃기기도 하고

 

<노인과 소년> 은 뒤통수 제대로 맞았죠. 마지막에 실린터라 기대감이 증폭되기도 했고 고어체에 수도원이 나오길래 오

 

진화신화처럼 시치미 뚝 떼고 과학 얘기 하려나 보다 하고 책장을 넘겼는데.... 아니 정말 이게 끝?  사제가 양자역학정도는 줄줄

 

읊어줘야 되는거 아니야?!

 

책을 이렇게 맛있게 읽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결론은 강력 추천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4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7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713
126287 [핵바낭] 늘 그렇듯 영양가 없는 일상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4.05.26 373
126286 프레임드 #807 [6] Lunagazer 2024.05.26 53
126285 Richard M. Sherman 1928 -2024 R.I.P. [1] 조성용 2024.05.26 108
126284 77회(2024) 칸 영화제 시상식 결과 [2] 상수 2024.05.26 325
126283 추천 드렸었던 [로봇 드림]을 CGV에서 다시 하네요. [1] jeremy 2024.05.25 139
126282 그 댕댕이 훈련사..진실은 무엇일까요 [20] Gervais 2024.05.25 1197
126281 아이돌과 제작자, 누가 아티스트인가? [9] skelington 2024.05.25 541
126280 QWER 건대 축제 영상 [2] 메피스토 2024.05.25 319
126279 가스비 5만원 [2] catgotmy 2024.05.25 199
126278 프레임드 #806 [5] Lunagazer 2024.05.25 68
126277 R.I.P. Morgan Spurlock 감독(1970-2024) 상수 2024.05.24 159
126276 [KBS1 독립영화관] 비밀의 언덕 [스크린] 라이스보이 슬립스 [41] underground 2024.05.24 206
126275 프레임드 #805 [3] Lunagazer 2024.05.24 47
126274 하이스코어 걸 애니 catgotmy 2024.05.24 90
126273 잉여로운 삶 - 넥스트 레벨로 가지못한 어른아이들 상수 2024.05.24 207
126272 비틀쥬스 비틀쥬스 2차 예고편 [1] 상수 2024.05.24 163
126271 (스포없음) [매드맥스 : 퓨리오사] 보고 왔습니다 [6] Sonny 2024.05.23 888
126270 [정보][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용아맥 IMAX 예매창 열렸어요. [2] jeremy 2024.05.23 184
126269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될 듯 [3] daviddain 2024.05.23 122
126268 코만도 잡담 [1] 돌도끼 2024.05.23 1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