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8 02:08
1.
이제 출근이 일주일도 안 남았습니다. ㅋㅋㅋㅋ
제 직장은 늘 방학 중 출근을 남들보다 살짝 많이 잡는 편이라서요.
것 참 믿어지지가 않네요. 이렇게 하루도 풀로 빈둥거려 보지 못한 방학이라니... 학기 중에 뻗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만.
방학 없는 분들에겐 참으로 배부른 소리겠네요. 하하. 죄송합니다.
2.
인테리어 공사가 끝난 후에 발견된 몇몇 수선 포인트와 조립식 가구 구입 때문에 느낀 건데요.
기술자분들께 일 부탁드리는 비용을 처음 딱 듣는 순간엔 좀 우울합니다. 아니 이게 그 정도 일인가...
그러다 그 분들이 와서 일 하는 모습을 보면 와. 이 돈 드리고도 남을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죠. 사람이 참 간사합니다. ㅋㅋ
하다못해 벽에 구멍 뚫고 못 박는 것만 해도 집에 있는 기본 중의 쌩기본 공구와 제 똥손으로는 도저히 힘들더라구요.
있는 힘을 다 해서 몸부림치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그러다 벽지는...
암튼 반성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기술자는 괜히 기술자가 아닙니다!
3.
아직도 집의 공사 & 새 가구 냄새가 덜 빠져서 안 들어가고 부모님 댁에 있어요.
그래도 처음보단 많이 나아졌기에 낮 시간엔 거의 새 집에 가서 뭐 정리하고 뭐 들여 놓고 다시 또 정리하고.
저녁 때쯤 돌아와서는 뭐 또 집에 들여 놓을 물건 없나 검색하고... 이러다 끝인데요.
그러다 기침을 하는 일이 잦아져서 뭘까. 이것도 포름알데히드냐!!? 했는데.
생각해보니 심플하게 먼지 때문이겠더군요. 특히 오늘은 책장 하나 들여 놓고 오래된 만화책들을 정리했으니 100% 그것 때문일 겁니다.
뭐 그렇게 방대한 양은 전혀 아니지만 나름 80~90년대 만화책들이 반 이상이라 미세먼지에 세균에 장난 아니긴 할 겁니다.
근데 이 책들을 어떻게 해야 괜찮아질까요.
그냥 정리 빨리 끝낸 후에 다시 손 대지 말고 세월 보내는 게 답이려나요... 근데 그럼 갖고 있는 이유가!! ㅋㅋ 내다 버려라 좀
4.
왜 인간이란 원래부터 있던 것들에 대해선 되게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이사 온 후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게 커튼이었습니다.
어차피 절반 정도는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 업자분들 예약 잡고 일주일을 커튼 없이 지냈는데.
본진 따로 두고 들렀다 가는 식으로 지내서 괜찮았지만 커튼 없는 집이라는 게 정말 난감하더라구요.
특히나 한국 아파트는 베란다가 다 통유리로 되어버린지 오래잖아요. 들여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겠지만 암튼 되게 난감한 기분이었습니다.
오늘, 아니 어제 오전에야 드디어 커튼을 달고 나니 딱 드는 생각이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네'였어요. 이게 이렇게 중요했을 줄이야...
5.
꽤 오랜 세월 동안 들락거리며 나름 되게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엊그제 저희 어머니께서 스윽 찾아오셔서 세 시간 정리하시고 나니 그 때까지 열흘간 정리한 것보다 훨씬 격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존경합니다 어머니. ㅠㅜ 제가 먼 훗날에라도 어머니 레벨에 범접할 수 있을까요. 안 되겠죠 아마.
6.
매일 아침 부모님 댁에서 눈을 뜨면 딸이 달라 붙습니다. 아빠 언제 가요? 저도 같이 가요. 저도 정리할래요.
아들은 옆에서 데굴거리며 만화책 봅니다.
어찌저찌 하다가 셋이 그 집에 가면 딸래미는 계속 뭘 물어보며 자기 방 꾸미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들은 소파에서 데굴거리며 만화책 봅니다.
딸래미는 이미 대략 정리가 다 된 자기 방을 매일매일 돌아보며 여기다 뭘 놓고 싶다느니, 이걸 어떻게 하고 싶은데 뭣 좀 사달라느니 조잘조잘거리고
아들은... ㅋㅋㅋㅋㅋㅋㅋ
7.
암튼 뭐 이제 정리는 거의 끝났습니다.
원래 예정은 토요일까지 다 끝내고 일요일 오전에 다시 청소 한 번 거하게 하고 들어가는 거였는데.
하루 정도 미뤄야할 것 같네요. 내일까지 정리 좀 더 하고 모레 청소하고 들어가든가 하는 걸로.
사실 더 넉넉하게 잡아도 될 것 같지만 이제 출근 며칠 안 남았다고 직장에서 맨날 뭐 제출해라, 무슨 계획서 만들어 내라 난리거든요.
근데 제가 노트북으로는 뭘 집중해서 못 하는 체질이라 모든 걸 데드라인까지 미루고 있습니다. ㅋㅋ 뭐 어떻게든 되겠죠.
8.
어차피 듀게 연령대를 생각할 때 쓸 데 없는 얘기겠습니다만.
혹시라도 나중에 새 보금자리를 꾸미며 인테리어 공사라는 걸 하게 될 분들을 위해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조건 수납 공간을 만드세요.
만들 수 있는 모든 곳에다 만드셔야 합니다. 무조건!!! ㅋㅋㅋ
이걸 모르는 것도 아니었는데, 대충 게으르게 '이 정도면 되겠지 뭐' 한 죄로 이사는 다 했는데도 이사가 안 끝납니다... ㅋㅋㅋㅋㅋ
추가로 돈 들이고 시간 쏟아 붓고 참. 제가 왜 이랬을까요.
9.
결론 : 어머니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ㅠㅜ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뻘 유튜브 뮤직은...
멀쩡히 살아 계신 어머니께 god '어머님께'를 바치자니 폐륜도 이런 폐륜이 없겠다 싶어서 원곡자의 노래로 대신합니다. ㅋㅋㅋ
편안함 밤 & 일요일 보내시길.
2024.02.18 06:47
2024.02.19 01:25
일단은 말씀하신 '거주 공간이 줄어들고 부대끼는 느낌'을 피해서 좀 공간 낭비스런 공간 위주로 수납 공간을 추가했습니다.
이걸로도 모자라면 문제겠는데, 다행히도 정리를 거의 마친 현상태에선 이걸로 커버가 되는 분위기네요. ㅋㅋ
그래도 정리하는 김에 좀 더 버릴 것 버리자... 고 후보작들도 꼽고 있구요. 조언 감사합니다!
2024.02.18 09:13
수납공간,,,, 수납공간 있는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산교장님 말씀하신거에 동의하는게 수납공간에
계속 물건을 쌓아두고 정리안하면 공간부족을 또 느끼게 되서, 주기적으로는 깔끔하게 버릴거 버리는게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수납공간도 없으면서 쌓아두는 1인으로써 "버리기" 정말 중요합니다.
2024.02.19 01:27
이미 옷은 2/3를 내다 버리고 나머지만 남겼구요. 책도 애들 이제 안 보는 책들 와장창 내다 버렸고... 뭐 그렇습니다. ㅋㅋ
절대적인 수납 공간도 조금 모자라지만, 수납 공간의 불균형 문제가 더 크네요. 콕 찝어 말해서 옷 넣을 곳이 좀 부족했는데... 대략 어떻게든 해결 중입니다.
하지만 언젠간 또 버려야겠죠. 하하.
2024.02.18 14:09
혹시 트위터 계정이 있으신가요 어떤 분이 로이배티님이랑 똑같은 소리를 외치던데요. 인테리어의 1순위는 다른 게 아니라 수납입니다 수납!! 이러면서요 ㅋㅋㅋ
2024.02.19 01:27
트위터 계정은 만들어 본 적도 없지만 말씀하신 트윗은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같이 사는 분이 이것 보라며 저한테 보여줬어요. ㅋㅋㅋ
2024.02.18 17:13
커튼 중요하죠. 세탁 준다고 며칠 없으면 아주 이상하고 불편해요. 특히 저층은 커튼 없으면... 그리고 커튼을 바꿔도 분위기 엄청 달라지고요.
이참에 속 시원하게 버릴 건 버리시고 새출발을.ㅎㅎ 이사 때 안 하면 생전 안 하게 되니까요. 저도 버릴 수 없어서 꽁꽁 넣어 두고는 절대로 안 꺼내는 물건이 많습니다.
2024.02.19 01:29
가뜩이나 이사간 집이 앞이 탁 트인 남동향이라 햇살이 아무 가림 없이 촤라락 비치는 것도 참 부담스러웠구요.
말씀대로 사생활 면에서도 (그렇게 밖에서 잘 보이는 위치, 각도도 아니지만) 기분이 영 거시기하더라구요. 당연한 거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ㅋㅋ
이제 버릴 건 거의 버렸는데... 추억삼아 남겨 둔 옛날 책들을 어쩔지 고민해봐야겠더라구요. 이젠 정말 종이들이 누래지고, 쌓인 먼지가 아니라 종이가 삭아서 나오는 먼지들이 풀풀 날리는 느낌이라 언젠가 다시 펴봤다간 폐에 병 날 것 같아요(...)
그리고 수납 공간을 아무리 만들어도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 정리가 안됩니다.
답은.. 위에 3번 끄트머리 취소줄 치신 부분을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