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8 00:58
- 2021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57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영화 속 장면은 아닙니다만.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상적인 장면이 몇 번 나오니 사기는 아닌 걸로.)
- 엄마, 아빠, 딸 둘 가족이 부릉부릉 이사를 갑니다. 한적한 곳에 있는 아파트 단지인데요. 지금은 바캉스 시즌이라 좀 한적해 보이네요. 근데 이 가족에겐 한 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바로 큰 딸(대략 10대 중반쯤으로 보입니다)이 중증 자폐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부모의 관심은 첫째에게 쏠리고, 둘째이자 막내는 이런 언니 수발 들랴, 부모 관심 다 빼앗기는 기분 맛 보랴. 심리적으로 좀 위태위태해요. 실제로 부모 몰래 언니를 괴롭히기도 하구요.
근데 그러다 둘째는 동네 친구를 하나 만드는 데. 아마도 인종 때문에, 그리고 위태로운 가정 환경 때문에 다른 친구들을 못 만드는 듯 싶은 이 녀석은... 초능력자입니다. 기껏해야 작은 돌멩이를 살짝 움직이는 정도지만 암튼 분명히 초능력자에요. 그래서 이 싱기방기한 친구와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지내던 둘째는 자기가 돌봐야 하는 언니를 끌어들이고. 그런데 언니는 또 동네 감응 능력자(?) 꼬맹이를 끌어들이고. 이렇게 쌩뚱맞게 초능력 어린이 셋 + 그냥 어린이 하나가 파티를 이루고 즐거운 초능력 놀이를 즐기는 행복한 전개가 아주 잠깐 흘러갑니다만. 어차피 금방 비극이 시작되겠죠. 이게 장르가 호러거든요.
(본인이 부모 관심과 사랑 받기도 바빠야할 나이에 언니도 챙겨야 하고, 그러면서 관심은 빼앗겨야 하는 가련한 동생님이 주인공입니다.)
- 지니 티비 프라임 슈퍼팩인가 뭔가... 를 한 달 무료 체험 시켜준다길래 일단 시작해 놨는데. 솔직히 좀 별롭니다. 지니 티비에는 이거 말고도 제가 원래 이용하던 프라임 무비팩이란 게 있는데, 두 요금제의 컨텐츠들이 영화 기준으로는 거의 동일하다 싶을 수준으로 겹쳐요. 게다가 그 겹치는 것들 중 또 거의 대부분이 왓챠, 티빙, 웨이브 같은 데 올라오는 영화들이랑 겹치구요. 아마도 최신 국내 드라마랑 예능 같은 걸로 차별화 되는 서비스가 아닌가 싶은데 전 그런 걸 안 보니 제겐 무쓸모 서비스라 하겠죠. 하지만 지니 티비가 지금 최고로 밀어주는 요금제라 그런지 명색이 '무비팩'인 제가 쓰는 서비스보다 나름 화제의 신작들이 조금 더 올라오긴 하고. 그 중의 하나가 이 영화였습니다. 2년 전 영화지만요. ㅋㅋㅋ
(그렇게 가련한 한데, 캐릭터가 불쌍하진 않아요. 딱 사진만 봐도 어떤 캐릭터일지, 대략 어떤 일들을 저지를지 감이 오지 않습니까.)
- 여러가지가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일단 전 전직 오타쿠답게 '아키라' 생각이 나더군요. 마약도 안 하고 바이크도 안 타지만 어린 애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자신의 초능력 때문에 어찌저찌하다가 비극적인 파국을 겪게 되는 이야기... 라고 억지로 갖다 붙여 볼까요? ㅋㅋ 휴가철 때문에 텅 빈 커다란 공동 주택 단지를 배경으로 삼아서 황량, 쓸쓸한 느낌을 주고요. 또 이 주인공들이 한 놈도 빠짐 없이 싹 다 처지가 안 좋아요. 그 와중에 가장 운 없는 애가 결국 흑화되어 빌런화 되는 것도 그렇고... 음...
열심히 갖다 붙여 보지만 사실은 하나도 안 닮았습니다. ㅋㅋㅋㅋ 그러니 위에서 읽은 건 그냥 잊어 주시고.
(갖다 붙인 김에 한 번만 더 우겨 보자면 대략 이 영화의 테츠오 쯤 되는 캐릭터입니다.)
- 그러니까 결국 설정상으론 능력자 배틀물 비슷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인데요. 그걸 북유럽 영화들 특유의 황량하고 적막한 배경에서 황량하고 적막한 톤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막 장르적 즐거움 같은 걸 크게 기대하심 곤란하겠고. 거기에 핵심이자 주제처럼 얹혀진 것이 인생 힘든 어린이들의 고통... 인데. 거기에다가 더 얹어 놓은 하나가 문제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이들의 '순수함' 말이죠. 그게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건 우리가 다 알고 있잖아요? 그리고 영화는 그 쪽으로 아주 전력 질주를 해요.
얘들이 나쁜 애들은 절대 아니에요. 하지만 처한 환경이 넘나 힘들고 피곤한 가운데 갑자기 남들 몰래 뭐든 맘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단 말이죠. 그렇다면 이 어린이들이 그걸 자기 욕망과 기분에 따라 맘대로 휘두르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얘들은 자꾸만 그 능력을 갖고 '나쁜 짓'을 하는데... 그게 정말로 위험천만하며, 폭력적이고... 그냥 '나쁩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수위가 정말 세요. 보는 내내 "으아아 제발 하지 마...." 라고 중얼거리며 보게 되는데 결국엔 그걸(?) 다 저지르는 꼴을 보며 충격 받고 우울해지는 체험의 연속입니다. 이런 거 견디기 힘들어하는 분들은 보지 마세요.
(끔찍한 일에서 더 끔찍한 일, 좀 더 끔찍한 일, 더 많이 끔찍한 일... 이렇게 내내 달리는 영화이니 멘탈 관리 잘 해주시고요.)
- 그리고 그런 고통을 3배로 강화해주는 게 이 네 어린이 캐릭터들입니다. 자폐증 언니, 그 때문에 자꾸만 인생 서럽고 억울해지는 동생, 가뜩이나 친구도 못 만드는데 집에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그리고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이혼의 고통과 싱글맘 인생의 스트레스 때문에 믿고 의지할만한 상태가 못 되는 엄마 때문에 사실상 학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소녀 하나. 어찌보면 되게 전형적인 '인생이 힘든 어린이'의 클리셰들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잘 잡혀 있고 애들 연기도 자연스러워서 보다 보면 몰입하게 됩니다. 근데 이런 딱한 애들이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다니고, 그러다 자기들끼리 갈라져서 서로의 목숨을 놓고 날뛰는 걸 봐야 하니... 참 잘 만든 영화이고 인상 깊게 봤지만 절대로 두 번은 안 볼 겁니다. ㅋㅋㅋ
(그렇게 초능력자들이 날뛰는 가운데 주인공은 아무 능력 없는 평범인이라는 것도 아키라랑... 안 닮았다구!!!!!)
- 그런데 어쨌거나 잘 만든 영홥니다. 그래서 이런 장르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챙겨 보시는 쪽을 추천해요.
특수 효과를 최대한 덜 쓰면서도 효과적으로 찍어 낸 능력 발휘 장면들도 긴장감 넘치고 좋구요. (특히 마지막 결투 장면이 참 훌륭합니다. 볼거리 하나도 없이 이렇게 긴장감을 잘 뽑아내는구나... 라고 감탄했네요. ㅋㅋ) 느릿한 듯 하면서도 끊임 없이 긴장하게 만드는 촘촘한 이야기 전개도 훌륭하구요. 요 어린이들의 잔인함을 강렬하게 전달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일말의 연민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각본도 참 잘 썼습니다. 이 정도면 이런 소재의 영화들 중에선 거의 탑클래스 급에 넣어줘도 될 정도로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북유럽이라는 영화 국적 때문인지, 아님 정말로 보는 사람 고통스럽게 만드는 소재와 스토리 때문인지 딱히 크게 인기는 없는 것 같아 좀 아쉽네요. 그러니까...
여유 되면 한 번 보시죠? ㅋㅋㅋ 저는 아주 인상 깊게 잘 봤습니다. 다시는 안 볼 거지만, 암튼 잘 봤어요. 그러합니다. ㅋㅋㅋ
(이런 불편 & 우울한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밖의 배우들 사진을 찾아보는 게 해독(?)에 도움이 됩니다. 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웃 남자애는 염동력만 조금 갖고 있고, 이웃 여자애는 텔레파시와 공감 능력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언니는 이런 능력들을 다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이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주인공인 둘째는 아무 능력 없음.
그리고 이 넷이 어울려 노는 동안에 이 아이들의 능력은 점점 강해져요. 근데 처음엔 괜찮습니다. 심지어 좋아요. 말 없이도 마음으로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이웃 여자애 덕분에 언니의 자폐증이 조금씩, 하지만 눈에 띄게 완화되거든요.
하지만 이게 절대 잘 될 리가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는 게, 염동력 소년의 행동입니다. 우연히 만난 고양이(사실 이웃 소녀네 고양이였는데 그걸 알지는 못했구요)를 염동력 실험 장난감처럼 쓰면서 높은 데서 떨어뜨려 큰 부상을 입히고. 고통을 덜어주겠답시고 고양이 머리를 발로 쾅! 하고 밟아서 죽여 버리고는 재밌어 하거든요.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무시무시한 엄마의 영향이 아닌가 싶구요.
암튼 점점, 남들보다 빠르게 파워업되는 걸 즐기던 소년은 역시나 폭력 엄마로 인해 확실하게 선을 넘어 버립니다. 100% 의도적인 아니었는데, 어쨌거나 죽여 버리거든요(...) 그렇게 선을 넘고 나서부턴 당연히 일사천리겠죠. 자기가 나쁜 짓 하는 걸 말리던 이웃 소녀를 초능력으로 숨막히게 해서 거의 죽기 직전까지 밀어 붙인다거나. 자길 무시하고 축구에 안 끼워주던 동네 남자애의 다리 뼈를 분질러서 밖으로 튀어나오게 만든다거나. 그러다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까지 득템하고 나서는 동네 아저씨를 조종해 축구 빌런(...) 소년 중 하나를 살해하기까지 해요. 그러다 종국에는 친구들에게 배척 당하게 되고. 거기에 분노해서 그 중에 거의 유일하게 '도덕 관념'이란 걸 장착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는 이웃 소녀를, 그 엄마를 조종해서 살해해 버립니다. (이때 엄마의 칼에 맞은 이웃 소녀가 죽어가면서 엄마에게 "엄마, 저 밴드 붙여도 돼요?"라고 묻는 장면이 정말 슬펐습니다... ㅠㅜ)
그리고 그동안 언니만 챙기는 부모의 행동 때문에 은근슬쩍 소년의 편이었던 둘째가 이 사건을 계기로 마음을 바꿔먹게 됩니다. 친구를 죽이다니. 그것도 친구 엄마를 시켜서! 그래서 결국 소년을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문제는 넷 중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을 가진 언니가 자기랑 유일하게 마음 통하던 존재가 사라지자 다시 마음의 문을 쾅 닫고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다는 거에요. 전혀 보탬이 안 됩니다. 그러니 본인이 해결을 해야한다는 건데 얘는 아무 능력이 없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엄마를 한 번 꼭 안아주고는 남자애가 좋아할만한 장난감, 글라이더 모형을 들고 갸를 찾아가요. 그리고 높은 데서 날리자며 육교 위로 데리고 가서는 뒤에서 확 밀어서 떨어 뜨려 버립니다. 성공인가! 했지만 불행히도 아직 런닝타임이 한참 남았습니다. (아마도 그 순간에 염동력을 써서 충격을 줄이고 살아 남은 듯한) 남자애는 바로 인간 조종 능력을 써서 여자애를 차에 치어 죽게 만들려고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간신히 정신을 차려서 다리만 다치는 정도로 살아남구요. 남자애는 일어나서 사라집니다.
퇴원하고 집에 돌아온 둘째는 계속해서 공포에 시달립니다. 언제 남자애가 자기 가족을 조종해서 자길 죽일지 모르는데, 이런 이야기를 어디다 털어 놓고 도움을 받을 수도 없잖아요. 엄마가 칼 들고 요리하는 것도 무섭고, 언니가 뾰족한 펜 같은 걸 들고 뭘 하고 있는 것도 무섭고. 게다가 창 밖을 내다 보니 남자애가 자길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구석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부들부들 떨다가... 엄마가 외출한 걸 확인하고 거실로 나와 보니. 아이고 언니가 사라졌습니다. 위험한 상황이겠죠. 그래서 깁스한 다리를 끌고 열심히 밖으로 나갑니다만.
밖에선 이미 꽤 큰 연못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언니와 남자애가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휴가철이 끝났는지 그 연못 주변은 온통 아기,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로 가득해서 시끌벅적하구요. 그 가운데 아무도 모르게 두 초능력 어린이가 대치를 하며 힘대결을 벌이는데... 그동안 일취월장 해 버린 남자애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언니가 먼저 쓰러집니다. 하지만 아직 큰 데미지는 입지 않았고. 이때 헐레벌떡 도착한 동생이 언니를 일으키고, 그 손을 잡아요. 그리고 둘이 함께 남자애를 공격(물론 가만히 서서 노려보는 게 다입니다 ㅋㅋ) 하는데, 아마도 동생 덕에 언니의 힘이 증폭된 것일까요. 갑자기 아파트 여기저기에서 놀던 어린 아이들이 멀리서 이들을 지긋이 바라보구요. 이렇게 협공(?)을 당한 남자애는 놀이터 그네에 털썩 주저 앉은 모양으로 숨이 끊어집니다.
자매는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고. 둘째가 집에 돌아온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언니가 애들용 그림판에 뭘 그리고, 지우고, 그리고, 지우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괜히 의미심장하게 툭. 끊기면서 엔딩입니다.
2023.12.28 01:27
2023.12.28 01:33
검색해 보니 영향을 받은 게 맞군요.
https://thefilmstage.com/eskil-vogt-on-the-innocents-childhood-morality-and-joachim-trier-advice/
"And so I had a lot of fun revisiting those but actually the most influential thing for this movie was a manga called Domu by Katsuhiro Otomo, who did both the manga for Akira and also the anime movie, which is amazing. That was a graphic novel he did before Akira, which was a huge inspiration for this movie."
본문에 <아키라> 언급하셨는데, 꽤 설득력 있는 지점인듯 하네요. <동몽>이 <아키라> 프로토타입 같은 만화라..
<아키라>에서도 대단지 거주촌에서 어린 데츠오가 괴롭히 당하는 장면이 스쳐 지나가죠. 그때부터 쌓인 억눌림과 컴플렉스로 결국 빌런으로 흑화하고요.
저는 저 영화보면서 <동몽> 비슷하다 생각은 했는데, 데츠오 생각은 못했네요ㅋㅋ.
2023.12.28 09:10
와! '동몽'은 옛날 옛적에 해적판으로 한 번 읽고 완전히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가버렸던 작품인데. 보는 내내 '아키라' 생각이 났던 게 그것 때문이었나 보네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덕택에 갑자기 수수께끼(?)가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 씐납니다. ㅋㅋ 그리고 말씀대로 '동몽' 쪽이 더 닮은 게 맞는 것 같아요.
2023.12.28 09:13
초인물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북유럽 감성과 현실감까지 잘 살리면서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봤어요. 언급하신대로 하필 주인공들이 아이들이라(그래서 더 흥미로운 지점도 있지만) 본격적으로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질 때 너무 조마조마하면서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요. 후반부에 다른 피해자들도 그렇고 중간에 어떤 동물이 당하는 일은 또 어떤가요 으...
연출을 한 에스킬 포그트 감독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작품에 항상 공동각본을 쓰는 파트너인 모양이더라구요. '사랑할 땐...'의 전작이 '델마'인데 이것도 초능력자 소재를 가져와서 막 대학에 입학한 북유럽식 소녀 성장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서도 이 작품 비슷하게 음울하면서도 아름답고 폭력적인 상황들도 벌어지는데 여긴 희생자들이 성인이라 그나마 보기 편합니다(?).
여담으로 주인공인 여동생 역할로 나온 아역배우랑 엄마 역할로 나온 배우는 얼굴이 많이 닮았다 싶었는데 실제로 모녀지간이더군요. 엄마 역의 Ellen Dorrit Petersen은 위에 언급한 '델마'에서도 여주인공 엄마 역할이고 감독의 그전 작품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한 적이 있네요. 아마 아역배우는 엄마 낙하산으로 캐스팅 된 것 같은데 워낙 역할 소화를 잘해내서 뭐 괜찮은 걸로? ㅋㅋ
2023.12.29 00:59
폭력적인 장면들을 되게 절묘하게 (혹은 사악하게? ㅋㅋ) 잘(?) 찍었더라구요. 분명히 격하게 끔찍한 장면인 건 맞고. 그걸 충분히 느끼고 상상하게 하면서 또 쓸 데 없이 자세하게 보여주는 건 자제하구요. 아무래도 애들이 저지르는 폭력들이라 리얼하게 보여주긴 어려우니 절충을 한 거였겠죠.
저도 이 영화 보고 검색하다가 그 영화 각본 쓴 걸 알게 됐는데, 개인적으론 '사랑할 땐 누구나...' 보다 이 영화 쪽이 훨씬 취향에 맞았습니다. 그 영화는 뭔가 좀 괜찮은 듯 하면서도 은근 비겁한(?) 느낌이 있어서 좀 껄쩍지근했거든요. 그래서 '델마'도 관심이 가네요.
근데 생각해보면 대범하신 엄마 아닙니까. 영화 속에서 딸이 맡은 캐릭터를 생각하면, 특히 또 이야기 속 엄마와 딸의 관계를 생각하면 친딸 출연 시킬 작품은 아니었는데요. 하하.
2023.12.28 10:27
2023.12.29 01:00
일부러 금기를 많이 건드리는 영화더라구요. 스포일러라서 본문엔 안 적었지만 실제로는 그냥 '아이와 동물'을 넘어서 좀 더 멀리 갑니다(...)
글 기다리겠습니다! 하하. 전 이제 한가해져서 사실 좀 더 많이 적어도 되는데 일단 방전 모드로 좀 빈둥거리고 있네요. 아마 새해까진 계속 이럴 듯...
소재도 그런 면이 있지만, 특히 결말 부분이 오토모 가츠히로의 만화 <동몽>과 너무 흡사한데, 혹시 영향을 받았는 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