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정보를 밝히는 글은 아니지만..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쓰는 글이라.. 언젠가 지울지도 몰라요.. 죄송합니다..

 

결혼 하고나서 시댁하고 갈등 겪는 여자분들 이야기 가끔 봤는데요.. 하긴 티비에서는 이른바 장서갈등이라고 장모 - 사위 간 갈등도 나오더군요..

 

하여간, 듀게에서도 그렇고.. 여성 비율이 다소 높은 커뮤니티에서 시댁과 며느리 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바람직하다고 이야기되는 남자의 행동은 그냥

 

아내 편을 드는 것이더군요.. 부모 자식 간 천륜이야 일시적으로 안좋아질 수는 있어도 끊어지지는 않을거고.. 결국 평생 같이 살아야 할 사람은 부모가 아니라

 

아내와 자식들이라는 이유로요.. 확률적으로 고부갈등이 생겼을 때는 시부모의 요구가 과한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한 몫 하겠죠.. 참고 넘기는 시대는 지났다..

 

당당하게 할 말 하면서 세게 붙기도 하고 그래야 일시적으로 안좋을지 몰라도 결국은 다 같이 잘 사는 길이다..

 

요즘 같아서는 결혼 전에 당사자와 함께 양측 부모가 함께 무슨 테스트라도 받는게 법제화 되어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놓고 물어보거나 알아내기 어려운

 

그분들의 생각을 알아낼 수 있게요.. 매주 시댁에 와서 자고 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생활비로 매달 얼마 이상은 내놔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이는 적어도 몇 명은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추석-설날에 번갈아 한 편의 집에 먼저 가는 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튼 지금 현실적으로 '살다보면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가는 질문들 말이죠..

 

하여간에..

 

시댁의 요구를 며느리가 다 따라갈 수 없을 때.. 남자의 처신은 한정될 수밖에 없죠.. 아내를 윽박질러 따라오게 하거나.. 아내 편을 들어서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중간점이 있으면 좋겠지만 갈등이 표출될 정도면 이미 중간점은 없는 경우가 많죠.. 근데 세상이 세상이라.. 요즘 세상에 아내를 윽박질러서 무조건 시댁의 의견을

 

따르게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결국 남는 건 온전히 아내의 편에 서거나.. 아니면 아내는 아내대로 두고 혼자 부모에게 붙는거죠.. 예를 들어 시부모는 격주에

 

한번은 손주 데리고 와주길 바라는데, 며느리는 그런건 분기에 한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면.. 끌고갈 수 없다면 본인이랑 애만 가는 수밖에요..

 

그렇게 애매하게 혼자 붙는 걸 부모가 사실 좋아할리도 없고.. 생신이나 명절때까지 안볼 수는 없으니 그땐 또 얼마나 어색할까요..

 

주말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저부터가 그냥 대강 사고나 안치고 살았지 얼마나 부모님께 신경 안쓰고 살았는지 너무나 가슴아프게 느낄 수 있는 사건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저 뿐만 아니라 며느리에게도 평소에 섭섭하셨던 것을 많이 얘기하셨고.. 그래도 우리 딴에는 이러이러하게 잘 하지 않았냐, 우리도 할 말은 있다고

 

했다가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당장 나가.. 다신 오지마.. 하는 얘기까지 들었고..

 

며느리는 딴 며느리들 죽어라 가기 싫어한다는 시댁에 내가 얼마나 자주 가고 잘 해드렸는데 이제 와서 뭐뭐뭐가 사실은 맘에 안들었다고 나오시면 그냥 나도 남들처럼

 

편하게 안가고 욕먹을란다 하고..

 

들으면서 이건 해결이 안되겠다 싶더군요..

 

많이 보수적인 분인줄은 알았지만.. 제 부모님이 정말 많이 보수적이시더군요.. 요즘 여자들이 들으면 질색할, 여자는 시집가면 출가외인이고 사위는 백년지객이라는

 

이야기를 당연한 상식으로 말씀하시는 정도니까요.. 그동안 나름 서운한 것도 많았던 며느리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지만 어른 하는거 맘에 안든다고

 

꼬치꼬치 따지고 끝까지 붙아보자고 대립하는 사람만 되고.. (결국 어른들이 원하는 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잘못했어요. 시키는 데로 할게요" 뿐이죠)

 

구체적으로 쓰기 싫어서 빙빙 돌리고 있습니다만.. 제가 아니라 며느리가 썼다면 아마 본격 우리 시부모 좀 욕해주세요 글이 됐을 겁니다..

 

네가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 그렇게 치마폭에 쌓여서 그저 니 마누라 하자는 것만 다 해주고 살면 되겠냐..

 

내가 이해가 안되냐? 정말 이정도면 나 잘한 거 아니었냐? 며느리가 자식도 아니고 본인 아들이나 딸도 그렇게 대단한 효도 안하더만 나한테 왜 그러시냐?

 

하아..

 

이게 결말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그동안 제가 너무 바보같았고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제대로 효도했다면 섭섭함에 며느리까지 나무라게 되시진 않았겠죠..

 

전 그동안 남들은 고부갈등으로 참 문제라는데 우린 행운이야...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부모님도 크게 지적 않으시고.. 아내도 시부모님 좋다고 하고..

 

근데 이게 알고보니 서로 다 속에 쌓고 쌓으며 참아서 저만 좋았던 거더군요..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저것들은 이러이러해서 문제야.. 몇 번을 고치라고 해도 헤헤 거리면서

 

고치지도 않고.. 하면서 쌓고 계셨고.. 아내도 며느리답게 바짝 얼어서 행동하지 않아도 머라 하지 않으시니 좋다 하며 자주 가고 했는데 그게 사실은 맘에 안들었었다니

 

그럴거면 자주 가지나 말걸 아이고 억울해 싶죠..

 

여튼 위장된 평화는 깨졌고..

 

이번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 같네요..

 

어디까지 걱정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갈등많은 관계가 유지될지.. 관계고 뭐고 없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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