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9 14:50
1. 여러분은 백종원 레시피 중에서 뭘 좋아하시나요? 저는 부추달걀볶음과 감자 고추장찌개를 좋아합니다. 둘다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요. 고추장 자체에 물엿이 들어가기는 하지만서도. 제가 이거 만들어서 맛없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감자 고추장찌개 레시피에는 국간장 다섯스푼, 참치액젓 한 스푼이 들어가는데, 이걸 국간장 네 스푼, 참치액젓 두 스푼으로 하면 제 입맛에 더 잘 맞아요. 사람들에게 야채먹이느라고 애먹는데 두 메뉴 다 야채가 들어가죠. 설탕 들어가는 메뉴로는 백종원 골뱅이 무침을 만들어봤는데, 손님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저같은 사람에게 백종원 레시피는 고마운 도움이예요. 요리가 제 인생의 목표도 아니고, 어디서 요리를 따로 배운 것도 아니고, 매번 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 한국 같이 한식 식재료 조달이 쉬운 것도 아닌데, 매 끼니 가장이 지고의 맛을 즐기게끔 집밥을 만들어낼 순 없어요. 그저 김치찌개 된장찌개 감자 돼지고추장 찌개 꽁치조림 오무라이스 정도 돌려가며 만들어다 바치는 수준이죠. 직장인이 함바집 흉내내는 정도예요.
저는 그래서 백종원씨의 레시피, CJ와 오뚜기를 고맙게 생각합니다. 제발 더 간편식 많이 만들어주십사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오뚜기 인스턴트 야채죽에 계란 떨어뜨리면 맛있다는 거 아시나요? 오뚜기 카레가루는 닭날개 조림에도 쓸 수 있구요. CJ 햇반을 출시한 매니저 분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인스턴트 국, 햇반의 출시는 많은 주부들의 삶을 개선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2. 2002년 4월 23일에 김규항씨는 '그 페미니즘'이란 글을 써서 한국 사회의 주류 페미니즘이 다른 사회적 억압, 예를 들어 계급 문제에 대해 무심하다고 썼죠. 그는 또한 여기서 자본주의가 가부장제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요. 인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본주의가 가부장제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의 기본 단위인 가족은,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기본 단위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좋은 여성’의 실제 임무는 오늘 노동력(남편)을 뒷바라지하고 다음 세대의 노동력(자식)을 양육하는 것이다. 자본은 남성에겐 노동의 일부라도 지불하지만 그들을 노동할 수 있게 뒷바라지하거나 양육하는 여성에겐 한푼도 지불하지 않는다. 자본의 입장에서 ‘좋은 여성’이란 얼마나 유익한가.
그런데 자본주의는 이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저건 가부장제가 작동하는 방식이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예요. 자본의 입장에서는 교육받은 여성이 집안에서 살림하고 있는 게 손해입니다. 교육투자에 대한 댓가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죠. 가부장제란 문화야 말로 자본주의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걸 막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융 자본주의 (financial capitalism)는 여자를 포함한 개인을 점점 가족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고 있어요. 예전에는 가족을 꾸려야하고 자식을 낳아서 노후에 자기를 보살펴줄 청장년의 사람을 만들어야했죠. 하지만 이제는 연금, 보험, 트러스트 등이 생겨났어요. 이런 금융상품들이 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것들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만들어서 교육투자를 하는 게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꾸리지 못하게 만드는) 리스크를 높이는 선택이 될 수도 있게 된 거예요. 더 좋은 학군으로 이사가야하고, 엄마 임금이 깎이거나 ('mother penalty') 경력단절이 생기죠. 받이런 상황에선 결혼이나 출산이 일종의 사치품이 되죠. 자본주의는 가족이 없어도 살 수 있게끔 리스크를 줄여줘요. 이 경우 자본이 보는 '좋은 여성'의 임무는 남편을 뒷바라지 하고 다음 세대의 노동력을 양육하는 것이 아니예요. 더 많이, 더 오래, 가능하면 은퇴없이 죽기 직전까지 자기가 최대 값을 받을 수 있는 시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예요.
아 물론 다른 노동력을 서포트해주는 돌봄노동까지 해주면 고맙겠죠. 하지만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봤을 때 그건 시간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 아니예요. 경제적으로 본다면 자기 시간에 가장 값을 높게 매겨주는 일을 해야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해야합니다. 원래 자본주의 원칙대로라면, 일하는 여성들이 가사도우미 쓰는 걸 장려해야해요. 일자리도 만들고, 낙수 효과 생기고, theory of comparative advantage로 설명 가능하죠. 그래서 가전제품은 가장 좋은 걸 사야하는 거고, 그래서 LG와 삼성의 미래는 곧 가사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가전 제품 개발에 있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3. 영화 이야기 조금. 'Destination Wedding' 봤어요. 키아누 리브스와 위노나 라이더가 외양은 멋있지만 성격적으로 결함있는 중년으로 나와요. 프랭크와 린지는 결혼식에 초대받죠. 프랭크는 어머니 의 권유 때문에 사이가 나쁜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해야하고, 린지의 옛 연인 (바로 그 남동생) 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통이 크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Destination wedding은 평소에 사는 주거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것인데, 참석자들도 스케줄을 여러날 빼야하기 때문에 큰 행사죠. 키아누 리브스 연기 참 안 느네요. 멋지게 생긴 두 사람 얼굴 보고 시간 보내기에는 캐릭터에 매력이 없더군요.
'트와일라이트' 시리즈를 다시 봤어요. 소감은 이렇습니다. 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저렇게 예뻤었나? 아니 갈 수록 예뻐지잖아! 마지막 편 '브레이킹 던'은 설정이 작위적이고 낯간지러웠지만, 그래도 시리즈를 마감한다는 의미에서 봤습니다. 부유하고 쿨하고 멋진 시댁, 영원한 청춘, 육아 안해도 되는 아이, 무료로 내니/보디가드 역할을 해주는 잘생긴 늑대 청년, 잘생기고 초능력을 가진 남편을 다 때려붓다보니 갈등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지지 않았나 싶네요.
2018.10.09 17:57
2018.10.09 21:33
가사노동을 누구에게 아웃소싱하느냐는 질문이군요. 부불노동을 임금노동으로 바꾸고,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서 일하고자하는 임금노동자, 기술, 전문 조직에게 가사노동 돌봄노동을 쪼개서 아웃소싱하면 되죠. 예전에는 운전은 직접 배워 운전하거나 운전사를 통으로 고용해야했어요. 하지만 조직이 생겨나고 기술을 결합해서 이제 운전이란 서비스를 거리별 시간별로 쪼개서 살 수 있죠. 운전이란 서비스는 우버로 아웃소싱 가능한데 왜 가사노동 돌봄노동은 조직에 맡기면 안되죠? 햇반이라는 상품은 곧 가사노동 (밥짓는)을 쪼개서 기술을 결합하여 시장에 판매한 거고, 이미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여 쓰고 있죠. 자본주의에 대해서 냉소적으로 보는 게 아닙니다. 인간이 가족을 꾸리지 않아도 노후를 꾸릴 수 있다는 건 보다 개인이 더 많은 선택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지 가족을 가지지 말라는 권유는 아니거든요. 분업과 자본주의로 인간이 자유로워지면 일종의 경험 지출로써 자녀들을 키울 수도 있죠.
2018.10.09 22:54
현실적으로 그렇게 아웃소싱해서 생겨난 일자리들은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들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들의 재생산과 돌봄을 가부장제가 "보충"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가부장제를 "활용"하는 방식이죠.
2018.10.10 01:02
로봇 청소기 (니토, 룸바, 삼성 파워봇)도 가사노동을 전이시키는 도구인데, 룸바가 저임금 임시직을 만들었나요? MIT의 여성과학자가 만든 알고리듬으로 시작한 게 룸바입니다. 햇반은 밥짓기 노동을 상품의 형태로 쪼개서 파는 건데 그로 인해서 저임금 노동자가 늘어났나요? 대기업에서 만드는 거잖아요. 대표적인 정규직 노동자.
또한 저임금 임시직이라도 직장은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더 낫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들은 가부장제에서 착취당하는 여성이기도 하죠.
일례로 인도의 여성 실업률이 높은데, 이들 중 일부가 스타벅스에서 일합니다. 스타벅스에서는 인도의 기혼여자들이 저녁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저녁에 일찍 퇴근시키죠. 인도의 남녀차별을 고려해서 고용형태를 바꾼 거죠. 저임금, 파트타임, 게다가 가부장제를 고려한 일자리 형태, 또한 가사노동 (차 끓이기, 커피 내리기)의 외주이기도 하죠. 그래도 이 여성들에게는 그런 일자리라도 있는게 없는 것보다 경제적 자립에 도움됩니다.
2018.10.10 18:40
"그런 일자리라도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 계급이라는 문제설정의 부재를 나타낸다고 봅니다. 임파워먼트라는 문제설정이 갖는 한계를 드러내주기도 하구요. 가사도우미의 자기 가사노동은 누가 보충해줄까요? 더 낮은 위치의 존재가 보충해줄 테고 단순히 젠더관계만을 떠나 젠더와 계급이 착종하는 이런 사슬을 인식할 필요가 있죠. 자립에 도움되기보다는 평생 저임금 일자리에 고착될 가능성이 높구요. 한편 세탁기 등의 발명이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생산성 혁신과 여성해방을 가져왔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가정 양립의 당위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생겨난 파워우먼 담론으로 부담이 배로 늘어난 셈이죠. 어쩌면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공산주의는 저절로 온다는 특정 마르크스주의의 오류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런 이상과 달리 현실은 자본주의의 자기 적응이었습니다. 전적인 시장 논리의 추구보다는 자본주의 자체의 재생산을 위해 자본주의는 어느 정도 양보하고 변태했죠. 자본주의와 여성해방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다고 여성이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로부터의 해방에서 끊임 없이 배제되는 여성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자기 보존을 하게 된다고 봅니다.
2018.10.10 21:48
아닙니다. '그런 일자리라도 있는 편이 낫다'는 건 오히려 계급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소리입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가사노동의 외주화로 저임금/고임금 일자리가 생겼을 때 취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할 권리가 생긴 거죠. '그런 일자리'는 그보다 더 못한 일자리보다 낫고, 그보다 더 못한 일자리는 없는 일자리보다 낫습니다.
윤주님은 더 효율적인 인력관리와 비즈니스 모델/혁신을 추구하면 가사노동을 남에게 떠넘긴다고만 생각하고 계신데, 사실은 꼭 필요로하는 가사노동의 규모가 줄어듭니다. 세탁기, 가전제품으로 여성의 부담이 늘어났다고 주장하는 건 말도 안됩니다. 세탁기 없이 살았던 시대의 여성들, 예를 들어서 1870년 미국 중서부의 '초원의 집'에서 나오는 여성들은 빨래 노동으로만 하루를 다 보냅니다. 거기서 등장하는 딸 둘 (나중엔 넷) 메어리와 로라, 둘다 지성적인 여성이지만 오로지 옷을 깁고 만들고 약간 깨끗하게 (현대의 기준으로는 깨끗하지 않지만 그래도 냄새는 안나게) 하는 걸로 생을 허비하죠. 최근 한국 고려대 교수인가가 미국 어느 대학교 교수하고 연계해서 중요한 연구를 냈는데, 그게 아마 아프리카 여성들은 하루에 여섯시간을 물긷는 데에만 쓴다는 연구일 겁니다. 하부구조에서 경제적 발전이 없으면 상부구조 중 하나인 가부장제 문화에서 자유로워지기도 어렵죠. 물적 토대가 있어야 사유에 더 자유가 생기죠. 기술과 자본주의 발전이 여성을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사실은 empowerment 시킵니다. 제 말은 자본주의가 발달하면 -> 여성이 자동적으로 해방된다는 게 아닙니다. 상부구조 중 하나인 가부장제가 하부구조 발전을 막고 있는 게 대한민국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2018.10.11 16:11
가전제품으로 여성의 부담이 늘었다는 말은 절대량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전제품이 알리바이가 되어 여성에게 일과 가정이라는 이중의 부담이 지워지는 것이 정당화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기술 발전이 여성을 해방시킨다면 자본주의 국가에서 젠더격차를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기술 발전의 최대 수혜자는 여성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입니다.
겨자 님 말씀은 가부장제가 제거된 자본주의가 여성을 해방시킬 것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만으로는 "사회"의 재생산이 안되기에 다른 제도가 발명되지 않는 이상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가부장제를 활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부장제 비판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방향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사 노동과 돌봄 노동, 나아가 재생산 노동과 지적, 육체적 노동이 포함된 기술상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말이 아닙니다.
이런 것들의 상품화가 또 다른 불평등을 낳고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눈 감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 계급이라는 문제설정이 부재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물론 효율성과 기술 발전 나아가 경제 성장이 중요하지만
과연 재생산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여성 해방이 올 수 있을까요?
2018.10.12 23:20
윤주님 말씀 타당한데, 공허해요. 기술상품이 불평등을 낳고 자본주의 모순에 대해서 눈감게 한다. 이 자본주의가 문제예요. 모순을 고쳐야해요. 여성해방을 해야해요. 재생산 노동의 가치를 존중해야해요. 듣기는 좋은데 하나마나한 소리예요.
재생산 노동의 가치가 한국사회에서 존중되어서 친정 어머니 시어머니 무료 노동으로 아이들을 키우나요? '동정을 할 거면 돈을 줘'라는 일본 드라마에서 나온 말이 있지만, 존중을 한다면 돈을 내라 이거예요. 가전제품 쓰세요. 가사노동을 분해하세요. 돈내고 외주를 주세요. 자본주의의 도구를 적극적으로 쓰는 편이 오히려 더 돈버는 길입니다. 이게 더 실질적으로 여자들에게 도움이 되요.
2018.10.09 18:08
원래 자본주의 원칙대로라면, 일하는 여성들이 가사도우미 쓰는 걸 장려해야해요. : 조선일보는 수년 전부터 왜 고학력 중산층 한국여성들이 값싼 필리핀 내니를 수입하라고 국가에 요구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해 오고 있죠.
2018.10.09 21:38
그건 기존에 있는 싼 노동력을 이동시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이지요. 가사노동자 임금 수준을 낮게 묶어놓고 해결하려는. 제 생각에는 미래를 좀 더 적극적으로 상상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2018.10.09 18:56
2018.10.09 19:30
2018.10.09 21:45
현실적으로 공산주의를 다시 실험하는 건 무책임한 짓이고, 어떤 자본주의냐를 선택해야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한국식 자본주의는 교육과정 내내 여자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고임금 노동자가 되라고 강력히 가르치면서도, 결혼하고나면 거기에다 무임금 가사노동을 병행하고, 출산과 동시에 자녀 돌봄노동, 중년과 동시에 노년층 돌봄노동도 맡으라고 사회적으로 압박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여자들이 결혼 안하고 아이 안낳는 건 당연합니다.
2018.10.09 21:45
2018.10.09 22:54
제가 그동안 나이먹어서 그런지 어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한층 더 귀하고 이뻐 보이네요. 젊다는 이유 만으로도 이뻐요.
2018.10.09 21:46
김규항이 이야기하는 자본주의는 현대의 복잡 다양해진 자본주의가 아니라 아주 원론적인 수준의 자본주의인 것 같습니다. 가부장제의 형성과 확산(한국 이야기가 아니고 자본주의 1세대 국가인 구미 기준)은 근대화라는 맥락에서 자본주의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본주의를 배격하는 공산권에서는 가부장제를 해체하기 위해서 아동의 육아와 시니어의 돌봄 등을 국가가 책임지려고 했죠(이게 실제적으로 얼마나 긍정적이었느냐 효율적이었느냐 하는 문제는 별개의 것이긴 하지만).
2018.10.09 22:52
김규항씨는 2002년에 저 칼럼을 썼죠. 당시에 저 사람이야말로 한국 여성 임금 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김규항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좋은 여성'의 임무는 돌봄 노동과 노동력 재생산이라고 봤는데, 실제로 한국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상당수, 어쩌면 대부분) 저임금 노동자로 기여하면서 동시에 돌봄노동과 노동력 재생산까지 맡아하고 있(어왔)거든요.
2018.10.10 01:14
왜 제 글을 바로 복지의 아웃소싱이라든가 개개인의 자원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야말로 근현대 금융 발전의 결실이고 이것은 바로 '복지'죠. 개개인의 자원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 반대죠. 사적 혹은 공적 '조직'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자본이 없는 사람들도 기술/조직/비즈니스 모델의 발전으로 혜택을 받죠. 인스턴트 국, 햇반, 로봇청소기, 빨래방, 외식, 자식에게 스마트폰 주고 놀게 하는 것, 전부 가사/돌봄 노동의 외주화죠. 원래는 자식들이 책임지던 노후인데 연금이 있어서 그나마 저임금 노동자들도 더 안전망을 가지게 된 거예요. 또한 저임금 노동자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경제적 선택을 해야하는 거예요. 그 중 하나가 아웃소싱이구요.
'유능한 자의 미래를 위해 덜 유능한 자들이 덜 중요한 일을 하며 보조하는 삶'이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싶은데, 유능 무능은 시장에서 돈을 더 벌고 덜 벌고와는 다른 문제죠.. 더 돈 많이 받고 덜 돈 많이 받는 일로 보는 게 낫지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엄마의 가사 노동이라는 게 그렇게 숭고하고 중요하다는데, 왜 아웃소싱하자는 순간 그게 덜 중요한 일로 간주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제까지는 돈을 안냈으니까, 그냥 '숭고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허울좋은 레이블만 붙여준 거예요.
저는 한국인들이 가부장제 문화 때문에 생산성을 더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손맛' 없으면 식구들이 병걸려 죽을 것 같이 구는 사람은 저같은 사람에게 우습기만 합니다. 중산층 이상 페미니스트가 가사노동자 고용하는 걸 고깝게 보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되요. 그럼 로켓 과학자가 로켓 만들지 말고, 가사 노동 일자리 창출 안하고 살림에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쏟아야 옳아요? 그것이야말로 기술/사회 진보의 적이예요. 그 왜 펩시코의 회장이었던 인드라 누이더러 자기 어머니가 "왕관은 차고에 두고 집에 오면 살림해라"라고 말하는 격이죠.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기회가 증가했다는 것은 착시일 뿐이고 오히려 전반적인 저임금과 고노동의 시대가 될 뿐이었습니다."란 말은 사실이 아니에요. 한국사회의 노동시간은 꾸준히 줄어가고 있어요.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기회가 증가했다는 것 역시 착시가 아니예요.
"차라리 위험한 작업과 현장을 제한하는 복지가 더욱 남녀의 노동참여를 균등히 만들어 남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여자에게 다양한 기회를 줄 것입니다." 이 부분 보니까 영화 'On the basis of sex'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전기 영화)의 트레일러가 떠오르네요.
Woman #1: You have to get credit cards in our husband’s name. We’re not allowed to fly, and we’re not allowed to work in mines.
Woman #2: Why would you want to?
Woman #3: That’s not the point. We should be allowed.
2018.10.10 08:14
2018.10.11 02:11
지금 한국 여성이 감당하고 있는 부불노동 (무임금 노동)에는 가사노동도 있고, 아동 돌봄 노동도 있고, 노약자 돌봄 노동도 있죠. 이 중에서 어디까지 복지로 할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싶으시면 하시지요. 제 생각에는 돌봄노동 (육아, 노약자 돌봄)은 복지로 제공하자고 한국사회에서 사회적으로 합의가 나올만 하지 싶고, 가사노동은 그렇게 안되지 싶네요.
제가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가사노동 혹은 돌봄노동을 복지로 해결한다고 해도, 그게 저임금 노동이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질적으로 더 좋은 돌봄노동이라는 보장 역시 없습니다.
그 왜 지금은 기억에서 많이 잊혀진 정치인이지만 안철수씨가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하지 않았습니까?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동시대에 가장 가부장제에 희생당하는 여성에겐 혜택이 주어지지 않을’ 거라고 하셨는데, 미래가 한 번에 올 수는 없지 않을까요? 기술은 여성에게 혜택을 줘왔습니다.
즉석 음식을 먹기 힘든 계층, 연금 납부를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복지를 제공해주는 게 세금입니다. 그 세금을 낼 수 있게 하는 게 경제 발전입니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합니다. 세상에 햇반도 사먹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로, 여성 로켓 과학자가 자기가 스스로 밥짓고 빨래 한다고 해서 더 윤리적이 되는 건 아니예요. 그 사람이 햇반 사먹고 시간 절약하고, 그 시간에 돈을 더 벌어서 세금을 더 내는 게 나아요. 2015년에 발행한 '냉정한 이타주의자'에도 비슷한 이야기 나오죠. 바로 가부장제라는 인습 때문에 인력을 효율적으로 이용 못하고 있고, 그게 더 풍요로운 사회로 가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죠. 인도의 여성들이 로봇청소기, 햇반을 접하지 못할 순 있어도, 핸드폰으로 인해서 이제 자기들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좀 더 잘 인식하게 되었죠. 사실 저는 햇반 못사먹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 왜 나오나 싶은데, 세상에는 컴퓨터 못사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서 컴퓨터를 쓰지 말아야 하나요?
미국이 라티노를 유입해서 선진국에서 노동한다고 해서 그 가정이 가부장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라고 하셨는데 한 3년전인가에 나온 연구가 생각나네요.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미국은 젊은 남성들이 대거 전쟁에 참전하였고, 이로 인해 미국 내 인력부족이 생기자 멕시코 남자들을 엄청나게 고용합니다. 멕시코 남자들은 미국에서 거주하며 멕시코에 돈을 보내줬고, 이로 인해 멕시코에 있는 가정은 엄마 혼자서 송금을 받아가며 자녀를 교육시키게 됩니다. 흥미로운 건 이로 인해 자녀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졌고, 엄마들의 가정내 파워 (decision making role)가 높아졌고, 일시적이지만 남편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죠. 선진국에서 노동한다고 해서 그 가정이 제까닥 가부장제로부터 자유로워지진 않는데, 이걸 cultural stickiness라고 하죠.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에 노동이민을 오는데, 상당히 빨리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학습하죠. 직장에서 여성차별 발언하면 안된다는 것, 이 나라에서 여자 패면 경찰이 정말 잡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페미니스트들은 가사노동 (혹은 돌봄노동)을 구매하자고 말하면 안된다고 하시는 건가요? 왜 안되죠? 페미니스트들은 애도 육아시설에 맡기지 말고, 부모님도 요양원 보내지 말고, 가사도우미도 쓰면 안되나요? 착취니까? 어째서 가사노동/돌봄노동 을 구매하는 건 착취고, 배관공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건 거래에 속하나요? 착취라는 건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생산수단을 갖지 않은 생산자로부터 성과를 무상으로 취득하는 것이라고 하죠.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친정어머니더러 무료로 애를 봐달라고 하면 그것이 바로 착취예요. 내가 보모나 유아원에 돈을 지불하고 애를 맡기면, 그것은 착취가 아니라 거래라고 합니다.
아이를 가진 가정들의 여성들이 서로 내니가 되어 아이를 봐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흔히 보이는 일입니다. 중상층 여성이 가사노동 혹은 돌봄노동을 외주하면, 왜 최하층의 아이들이 돌봄을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시죠? 어른 한 명이 아이 한 명을 본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제가 알기로 미국에서는 돌봄노동자 대 영유아의 비율이 1:7입니다. 그런데 여기다가 노벨 경제학상 받은 사람, 엔지니어들 추가로 집어넣어서 돌봄노동자와 영유아 비율을 1:1로 맞추자고 하면 그게 바로 비효율입니다. ‘월든 2’에도 나오잖아요? 또한, 생애주기별로 봤을 때 여성들이 항상 유아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중상층 여성이 가사노동 혹은 돌봄노동을 외주하면 왜 최하층 아이들이 엄마의 돌봄을 못받을 거라고 생각하시죠? 공동육아. 다른 여성 (혹은 남성) 노동을 사서 나의 돌봄노동 가사노동을 해결하겠다는 게 다른 여성(혹은 남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예요? 오히려 자유를 주는 거죠. 돈이야말로 printed freedom이죠. 밖에 나가서 밥해주면 돈으로 환산될 노동을, 집안에서 무료로 써먹고 밖에서 돈 벌지 못하게 하는 거야말로 다른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죠.
가부장제 따위 자본주의가 좋아하지 않으면 금방 버려진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은 institutional theory가 이미 다 설명해놓았으니 제가 더 설명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링크한 뉴욕타임즈 기사의 Theory of comparative 설명은 자기 일하느라 살림이 버겁지 ‘않아도’ 아웃소싱을 하라고 합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자기 삶을 즐기겠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돈을 줘가며 자기 앨범정리 시키고, 자기 잔디 깎게 시키고, 자기 수영장 청소 시키는 건 좋은 일이예요. 일부 엘리트의 사회적 기여나 성취를 위해서, 그러지 못한 계층에 자기 가사노동을 수주 맡기는 건 계급 문제라하셨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제’인지 모르겠군요. 중상층이 시간 많다면서 자기집 잔디 깎고 앨범 정리 스스로 하면, 중하층 이하 계층에게는 오히려 손해예요.
전 세대에 비해서 임금이 조금 낮아진 건 선진국 중층 노동자에 해당할 뿐이고, 그 외 중진국/후진국 기타 계층들의 소득은 모두 증가했습니다 (브랑코 밀라노비치의 엘리펀트 커브). 그리고 중하층 노동자들의 소득이 묶인 것에는 여성자들이 노동자로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 아니예요. CUNY에서는 미국에서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어느 수준에서 묶여버려서 고민인 상황입니다. 교육받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적극 진출을 해야 경제가 성장하는데, 동종결혼 (homogamy) 로 인해 굳이 일 안해도 되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저해가 된다고 보고 있어요.
“겨자님은 가부장제가 여상을 착취하고 너무 시대착오적이라 자본주의에도 맞지 않다고 이야기하십니다. 그건 일부 여성들에겐 맞는 말일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하시는데… 어느 부분이 도대체 전혀 그렇지 않은지 모르겠네요. 3d 업종에서 남자들이 유리하다, 당장 입에 풀칠도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가부장제를 정당화할 수 있습니까? 다소 연관없는 이야기를 길게 쓰셨네요.
2018.10.12 04:12
2018.10.12 22:26
첫 줄은 네가 지금 나한테 페미니즘에 대해서 나쁜 인상을 주고 있어 이런 뜻으로 해석하면 되나요. 남자분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더라도 제가 꼭 해야할 이야기가 있어요. 젊은 여자 분들 살림 너무 잘하려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죄책감 가지지 말고 반조리 제품, 가전제품 팍팍 사고, 사람 써야할 때는 사람 쓰라는 말이예요. 선전선동이라고 보기엔 참으로 상식적인 말이죠. 친정 엄마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goddusk님은 남자분이신 듯 하니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따라서 제가 goddusk님을 설득시켜야할 필요가 없죠.
왜 제가 미국식 아웃소싱 외의 방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돌봄노동 복지는 필요하지요. 그런데 그 정부 복지가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을까요. 직장여성들을 위한 저녁식사 배달하기, 집안 청소까지 해줄 수 있을까요? 한국 정부가? 그건 가사노동을 여성이 독박쓰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말잔 소리나 다름 없어요. 1) 가사노동 서비스 구매는 자본주의 계급 문제가 걸려있어서 노동자 착취니까 안돼, 2) 기술 도입으로 해결하자니 (예: 가전제품 구매) 가사노동의 기대수준이 높아져 노동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서 (예: 옷을 자주 빨게 된다) 안돼, 3) 가사노동을 상품형태로 구매 하자니 (예: 햇반 구매) 그런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빈곤층이 있어서 안돼. 그럼 어쩌자는 거예요? 그냥 여자들더러 자~알 알아서 해결하라는 거예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2018.10.12 23:31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죠. 가사노동이 자기 무릎 앞에 떨어져야 이걸 어떻게 하면 줄일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끝낼까를 고민하죠.
반조리 음식, 가전제품, 가사도우미, 식료품 구매 배달 서비스, 자녀의 학원버스, 자녀 사교육 등 제가 말한 방법들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예요. 그런데 많은 여자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부끄러워하면서 쓰고 있죠. 파는 사람에겐 생산자 잉여가 생기고 사는 사람에겐 소비자 잉여가 생기는데, 왜 굳이 가사노동의 상품화만 터부로 보느냐는 거죠.
2018.10.13 14:00
결론은 그냥 중산층 여성들이 돈 쓰면서 편히 지내는 꼴 못 보겠다는 소리네요.(편한게 아니라 그렇게라도 해야 워킹맘들이 좀 인간답게 살 수 있을텐데)
사실 이런 논리대로라면 페미니스트들은 다 공산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거라는 얘긴지? 가사노동의 외주화 혹은 상업화가 결국 서민계층 여성을 경제적으로 착취한다는 얘긴데, 이런 논리라면 남성 노동자들은 그럼 사무직 노동자가 육체 노동자들 착취한다는 얘긴가 싶군요. 아마 그렇게는 얘기 안 할겁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결론은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제대로 된 노동값을 지불해야 한다 뭐 그런 방향으로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그 얘기는 없고 계속 페미니즘이 무슨 자본주의 착취에 동조하는 것인 마냥 대안 없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계속 늘어지고 있군요. 이제는 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는 좀 그만 할 때가 되었을텐데.
2018.10.10 06:49
댓글을 쓰다보니 예전에 제가 겪은 에피소드가 떠올랐네요.
예전에 제가 가사도우미를 쓰려고 하니까 주변에서 뭐라고 하더군요. 사람 쓸 일이 뭐가 있느냐 그 돈을 왜 쓰냐고요. 그런데 제 이웃에 남자들만 사는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은 가사도우미를 썼거든요. 그래서 그 집은 왜 가사도우미를 써도 되고 저는 안되느냐고 하니까 "그 집은 여자가 없잖아"라고들 말하더군요. 그 집 소득이 제 소득보다 낮았어요. 여자는 돈을 벌어도 무임금 가사노동을 해야 도덕적인 인간이고, 남자들은 여자가 아니니까 소득이 적어도 가사노동을 외주 줘야 마땅하단 말이죠.
2018.10.10 13:36
건조기 적극 추천. 식기세척기도요. 가사노동의 효율성에 기여하는 공로가 어마어마한 정말로 착한 기계들입니다.
우리집엔 건조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는데 저는 세탁기와 한 몸인 건조기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는 그런 제품을 썼거든요.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서 다시 건조기에 넣는 것도 일이라서요.
2018.10.10 21:32
꼭 사세요! 제일 좋은 걸로 빨리요.
2018.10.10 16:32
2018.10.10 18:47
"좋은 어머니상...어머니는 식구들이 남긴 찬밥을 먹는 것이 당연한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어떤 분은 밥상에서 제가 먹으려는 따뜻한 밥을 뺏고 찬밥을 들이밀더군요."
님 아버님이 그런소리 하십니까? 아니면 님 가족들이 그러셨어요?
2018.10.10 21:17
2018.10.11 08:56
ㅋ
2018.10.11 12:54
2018.10.11 14:02
가족이라고는 말 못하나봐요
결국 머 인터넷 떠돌아 다니는 글보고 여기와서 나불나불...ㅋ
2018.10.11 02:14
너무나 흔한 사례에 놀라워하시니 제가 더 놀랍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사례를 이해해줬어요. 밖에 나가서 돈 벌어오는 사람들 (남자들)을 위해서 따뜻한 밥을 보관해놔야하고 여자들은 찬밥 먹는 게 가족 공동체를 위해서 좋은 거라고. 그런데 나가서 돈 벌기 시작해도 똑같더라구요?
2018.10.11 08:59
집에 그 흔한 전기밥솥 하나 없어요? ㅋㅋ
먼 70년대 이야기를 가져와서 마치 지금 일어나는 일처럼 감정처리해 여러분 종자 만들려는 선동짓 좀 그만해요
2018.10.11 09:24
밥솥이 있으니까 찬 밥이 생기지요. 살림 안해보셨군요. 사람 수 대로 밥 한다고 밥이 항상 딱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조금 남거나 모자라거나 해요. 밥이 모자라는 것보다 남는 게 낫기 때문에 보통은 남게 짓죠. 남은 걸 덜어놨다가 냉장고에 네모지게 얼리는 거예요. 이게 언 밥이 됩니다. 이런 건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명해야하는군요.
냉동실이 꽉 차서 밥을 얼리지 않는다. 그러면 이건 찬 밥이 됩니다. 밥통 안에 넣어놓거나 갈무리해서 냉장실에 넣어놓거나 하죠. 왜냐하면 가전제품 중에서 전기 많이 먹는 게 밥통이니까요. 깐깐한 어르신들은 이런 것도 살림 못한다고 체크합니다. 이것 역시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명해야하는군요.
깜빡 잊고 코드를 뽑아놓지 않아서 보온한 밥이 있다. 그러면 그것은 더운 밥이지만 묵은 밥이 됩니다.
살림하다보면 언 밥, 찬 밥, 묵은 밥은 계속 나와요. 그거 누가 먹는다고 생각하세요? 그 언 밥, 찬 밥, 묵은 밥을 여자들더러 먹으라고 하는 경우는 아주아주 흔해요. 좀 나이드신 여자 어르신 (예를 들어 시어머니)면 찬 밥 남은 거 너 반, 나 반 나눠 먹자고 며느리에게 적응시키기도 하죠. 고통분담이랄까, 가정에서 낮은 지위를 갖고 있는 게 너 혼자 아니라고 하는 걸 알려주는 거랄까요. 특히 한국에서는 밖에서 고생하고 들어온 남자들에게는 뜨끈뜨끈한 새 밥 줘야한다, '내가 이 집안에 식모지' 싶어도 매일 아침 아침밥은 만들어줘야한다 그런 가정 교육 많이 하지 않아요?
종자란 말은 함부로 쓰면 안되지 싶네요. 저번에도 (아마 다른 분께) 말했지만 개돼지도, 풀나무도 아닌데 종자가 뭡니까.
2018.10.11 11:08
어휴 와이프가 저랑 이혼 안하는 이유를 뽑자면 살림을 워낙 잘해서래요 슴살때부터 10년 이상 자취 경력으로 (이것도 자랑인가;; ㅜㅜ)
어쨌든 님은 찬밥의 정의에 이상한 포인트 두고 집착하지 마시고..
"묵은 밥을 여자들에게 "지칭"해서 먹으라는 경우가 님의 가족들은 있을순 있어도 최소한 저희 가족에겐 없거든요
냉동실이 꽉 차서 밥을 얼리지 않는다. 그러면 이건 찬 밥이 됩니다. 밥통 안에 넣어놓거나 갈무리해서 냉장실에 넣어놓거나 하죠. 왜냐하면 가전제품 중에서 전기 많이 먹는 게 밥통이니까요. 깐깐한 어르신들은 이런 것도 살림 못한다고 체크합니다. 이것 역시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명해야하는군요.
그게 아니라면 진짜 요즘 시대에 전기 많이 먹는다고 밥통에 밥을 못넣게 해요?? 진짜로??
님이 선동질 할려고 인터넷 카더라로 만들어내거나 아님 님쪽 깐깐한 어르신들은 정신이 나갔군요
"살림하다보면 언 밥, 찬 밥, 묵은 밥은 계속 나와요. 그거 누가 먹는다고 생각하세요?"
요즘 저희 어머님은 아버님 드리시고(ㅋㅋ)
저희 부부는 같이 담날 볶음밥 해먹거나 라면에 넣어 꿀꿀이죽 만들어 먹습니다.
아님 다이소 1회용 용기에 넣어 지구 대멸망시 비상용 밥으로 놔두지요
'내가 이 집안에 식모지' 싶어도 매일 아침 아침밥은 만들어줘야한다 그런 가정 교육 많이 하지 않아요?
그런 교육 받긴하지요 그런데 그게 잘못된건가요?
전업 가정주부면 "매일"은 아니더라도 집안의 식사를 준비하는것도 가정주부의 업무 중 하나 아닌가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님은 '식모' 라는 말 듣기 싫어서 아이들 아침밥도 준비안하겠네요?
아주 좋은 부모 되시겠어요
왜 님부류는 예전 어머님들이 고생하셨던 걸 반에 반도 경험도 안했으면서
그 시대 어머님들에게 빙의되는지 참 신기해요
게다가 듀게에서는 결혼도 못한 "남혐종자"들이 더 빙의되구요(미스테리)
제발 좀 70~80년대 대학가 운동권에서 쓰는 선동짓 좀 그만하세요
시대가 어느때인데.. 찬밥 타령이라니..
아 종자라는 표현은 듀게내 님부류인분들이 자주 여혐"종자" 라 먼저들 지껄이셔서 미러링 해봤습니다.
그분들께도 한번 이의를 제기해 보셔요
어렸을적 어머님이 우리들에게 항상 따뜻한 밥을 주셨죠
자신이 드시는 밥이 묵은밥이였을지라도
그건 내 새끼가 무럭무럭 잘 자라길 바라는 바램으로 인한 행동이지
가족내 지위가 낮아서가 아닙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신 어머님들
그러한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는 사랑에 대한 경험을 해보지도 않은 님이
인생을 길게 보지 못하며 눈앞에 내 떡조각만 보는 좁은 식견의 님이
주제 넘게 함부로 평가할 "가치"가 아닙니다.
전 이만 출근해야해서~
2018.10.11 12:29
따뜻한 밥 먹는거 하나도 누구에게는 이렇게 당연한 일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도 못하고 그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줘도 니 팔자가 사나워 그런거지 난 이렇게 잘 살지롱~ 이 따위 인식체계를 가졌으면 ~종자 소리 들어도 당연한 겁니다.
2018.10.11 14:01
님 잘가는 남초사이트에서 또 그래요?
ㅋ
2018.10.11 21:36
설마 남초 사이트에서 너님같은 사람들 보고 여혐종자라고 할까요 ㅎㅎ
2018.10.11 12:39
2018.10.11 13:15
요즘 제가 이 분 트위터 재밌게 보고 있는데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네요. 트위터 이름: 50넘은 아줌마님
2018.10.11 14:00
아... 인터넷에서 이런거만 보시면서 남혐을 키워가시는구나..
답 댓글 썼다가 이거보고 그냥 지웁니다.
계속 증진하시길..
2018.10.11 21:09
제 눈에는 가전제품 사라는 충고로 보이는데 저걸 남성혐오로 보시는군요.
제가 저번에 듀나게시판에서 ‘종자’란 말 쓰지 말아달라 부탁했을 때, 그 유저분이 ‘한남 종자’란 단어를 쓰셨기에 지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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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체”가 유지되려면 누군가는 재생산 노동과 돌봄 노동을 맡아야 하죠. 부불노동의 한계 때문에 파업이 일어나고 사회의 재생산이 안되고 있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라면 가사도우미는 누구에게 아웃소싱하고 가전제품 노동자는 어떻게 재생산 되나요? 그림 전체를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부장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논리에 대한 냉소시라면 이런 자본주의의 절멸효과 때문에 그것이 사회에 의해 제어를 당하게 되겠죠. 그 해결이 가부장적으로 작동할 테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