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이야기가 길어져서...

2010.11.19 08:41

안녕핫세요 조회 수:6178

스타더스트님 글에 댓글로 달았는데 너무 길어서 글 새로 올립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모르긴 해도 원글님이 소위 엘리트집단, 중산층집단에 속해 계신 것 같습니다. 대체로 비슷한 스펙 내에서 결혼이 이루어지니까 주고 받을 능력 내에서 교환되는 거겠죠.
저도 주변의 어떤 그룹 내에서는 그게 당연한 듯 이루어지고 어떤 그룹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쪽은 부모가 중산층 이상이거나 자신이 중산층에 진입할 확실한 자격증이 있거나 최소한 대기업 사원 정도는 되는 사람들이죠.
물론 어느 그룹에나 자기 그룹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런 사람들은 제외하고요. 둘 중 어느 그룹에 가까이 있느냐에 따라서 듣게 되는 결혼 풍습이 꽤 다를 거예요. 각자 능력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과소비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은 비슷합니다만.

어제부터 게시판 글 보면서 느낀 점이, 본인이 속한 그룹을 '사회 평균'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자들 많은 게시판에서 종종 친칠라 코트 샤넬백 이야기가 나오면 너도나도 나서서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 당신은 이 정도 해줘라 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다른 글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글에도 역시 나서는 사람이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 집 좀 못 살아서 둘이서 이천만 원 들고 결혼했어요, 이런 이야기는 하기 어렵죠.  더 줄어들면요?

샤넬백 주고 받은 사람들만 나서서 세상 모두가 그걸 교환하는 듯이 이야기해요. 샤넬백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아마 특별히 과시적이어서가 아니라 '그런 거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는' 사람들은 아니기 때문이겠죠. 그냥 관심이나 알 기회가 둘 다 없었을 겁니다.
전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확대 재생 모방되는 게 무척 싫어요. 일부는 지레 겁을 먹고 일부는 박탈감을 갖게 되니까요. 사랑으로 결혼해서 맨바닥에서 일구었다는 이야기는 아주 낮은 확률이라도 자꾸만 보고 싶습니다만, 설령 80퍼센트가 샤넬백을 교환한다 해도 샤넬백 이야기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써라 마라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를 말씀드리는 거고요.

물론 같은 소재를 다루는 방법에 따라 주제가 전혀 달라지지만 (스타더스트님이 설마 여자가 이거 달라는데 어떡하냐는 글 올리셨을 것 같지는 않아서 믿고 열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이게 대세 이게 현실 이야기가 글타래에 끼기 쉽죠.


그리고 샤넬백 달라고 하더라(했다)를 놓고 봤을 때 듀게 분위기가 썩 다른 것 같진 않습니다. 여기도 중산층 표준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아요. 단지 그 그룹 내에서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는 일부가 여기 조금 더 있을 뿐.

역시 나쁘다 좋다의 이야기가 아니라 듀게가 좀 특이한 건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세부가 조금 다르지만 큰 테두리는 같아 보여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34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63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077
124165 '갈대 속의 영원' 중에서 [12] thoma 2023.09.02 287
124164 프레임드 #540 [6] Lunagazer 2023.09.02 105
124163 아침에 [4] daviddain 2023.09.02 184
124162 스타필드가 평이 안좋네요 [2] catgotmy 2023.09.02 598
124161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주연 김지운감독 추석 개봉 거미집 메인 예고편 [2] 상수 2023.09.02 377
124160 [영화바낭] '살아 있는 시체'의 계승작 겸 외전, '바탈리언' 잡담입니다 [13] 로이배티 2023.09.02 377
124159 [ocn] ‘아가사 크리스티:왜 에반스를 부르지 않았지?’ [7] 쏘맥 2023.09.01 660
124158 무빙 12.13 소감 유스포 [7] 라인하르트012 2023.09.01 407
124157 프레임드 #539 [5] Lunagazer 2023.09.01 101
124156 벌 화분을 사서 먹고있습니다 catgotmy 2023.09.01 211
124155 잡담 - 초인기 만화 원작 로튼토마토 신선도 82%의 넷플릭스 신작 드라마, 편의점의 유행상품 약과 편, 사회부적응자들 상수 2023.09.01 336
124154 축구 ㅡ 이 역대급 애 ㅅ ㅋ 가 잘 생겨 보일 줄이야 ㅋㅋㅋ [3] daviddain 2023.09.01 508
124153 [왓챠바낭] 로메로 좀비 삼부작의 마무리, '죽음의 날'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3.08.31 348
124152 선생님들 달이 너무 예뻐요 [9] Lunagazer 2023.08.31 544
124151 블론드 넷플릭스 catgotmy 2023.08.31 228
124150 [왓챠바낭] 여러모로 참신한 변형 좀비 영화, '폰티풀' 짧은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8.31 285
124149 프레임드 #538 [4] Lunagazer 2023.08.31 94
124148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재밌습니다. 왜냐하면 2023.08.31 404
124147 더 라스트 댄스 (2020) catgotmy 2023.08.31 213
124146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다(채팅방과-오프라인 모임플랫폼들), 영화 희생과 오펜하이머, 토리노의 말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4] 상수 2023.08.31 25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