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6 08:27
저랑 비슷한 시기에 중2병을 앓은 이들의 필독 리스트에 의례히 끼어있던
회색 노트.
물론 회색 노트를 알게 된 경위는 전혜린의 수필집을 통해서라야 제대로 된 당시의 중2병이라고 할 수 있죠 ^^;;
회색 노트를 읽고 너무 감동에 빠진 나머지 티보가의 사람들을 그 후 찾아서 읽기 시작했어요.
번역은 물론 전혜린씨 동생 전채린이어야...
시리즈 전체 중에 한 세권 정도 읽고 나서 대학에 가게 되고, 바빠지게 되면서
시리즈를 끝내지 못했었어요.
대학 졸업한 후 다시 몇권. 그렇게 해서 드디어 마지막 한권만 더 읽으면 되는 시점에
미국으로 오게 되어 도저히 마지막 권을 구할 수 없게 되었었죠.
혹시나 영역이 되었을까 찾아봤지만 몇십년전에 번역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은 출간이 안되는 것 같구요.
그동안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얼마전에 우여곡절 끝에 한국의 지인을 통해서
전집을 주문, 오늘 드디어 받았습니다.
끝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처음 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 나이가 주인공의 나이와 비슷했고,
몇년 지난 후, 다시 시리즈 중 네번째인지 책을 들었을 때도 시간이 흘러 이제 청년이 된 주인공과 제 나이가 같았어요.
그 후로 다시 시간이 굉장히 많이 흘러 저는 30대인데
마지막 권에서 주인공은 몇살일지.
뭐랄까. 주인공과 함께 저도 성장해왔고, 이제 삼십대가 되어서야 마지막 권을 읽게 되니
왠지 아련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