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해서 죄송한데요.

2010.11.23 19:38

해삼너구리 조회 수:6371

전에도 군대 관련해서 무지한 글을 한번 싸질러 많은 예비역 분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힌 전적이 있으니

지금 듀게 분위기 알면서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번 올려봅니다.

아래 처음 연금술사님이 올리셨던 글(지금은 지우셨지요)을 보고 저도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왜냐, 지하벙커라고 하면 그저 비상시 대피소 정도로밖에 모르니까요.

거기에 무슨 작전사령부가 구축되어 있고 원래 이런 때에 쓰는 거다 하고는 아무도 안 알려주니까요.

물론 좀만 관심 있어서 찾아보면 다 나온다고 말씀하시고 싶으시겠지요.

네가 관심 없어서 모르는 걸 왜 남 탓하냐 하실 분도 있으시겠지요.

그런데 애초에 접근이 차단된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군대 갔다오신 분들이 관심이 없다가도 단기간에 알게 모르게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것처럼

군대 안 가는 사람은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관심이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어요.

그렇잖아요. 군대 2-3년 제외하고는 12년간 지긋지긋하게 받아온 공교육의 어느 시점에서도 

혹은 사회 생활의 모서리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안 해주는데요. 

군대 안 가는 사람은 기껏해야 군대 다녀온 친구들이 해주는 이야기나 얻어 듣는 정도고

사람은 자신과 직접 관련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래 무관심하기 마련이니까요.

다방면에 두루 능통한 유식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이 어떻게 모든 걸 다 알고 삽니까. 더욱이 당장 필요한 것도, 관심 있는 것도 아니라면.

그래서 무지한 게 잘 했다는 게 아니고, 그런 측면도 있는데 지금 보니 많이들 날카로우시길래

어차피 저야 뭐 이미 군대 개념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을 거고

그 김에 한마디 더 붙여봤습니다.


전 군대의 존재에 대해서도 좀 무개념, 무감한데

정말로 의무 징집된 청년들로 이루어진 군인들이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입니까??

여기서는 말고 좀 젊은 층으로 이루어진 다른 사이트에서

예비역 청년들이 미투나 스위터에 올라온 무개념한 글을 가져와서 까면서 

국가에서 부르면 가겠지만 적어도 저런X들 지켜주러 가고 싶지는 않다고들 하고

그 밑에 처녀들이 저런X들 말고 너의 소중한 가족, 여자친구를 지키러 간다고 생각하라고 위로의 댓글 다는 걸 보는데

이게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쩐지 마음에 석연치 않은 겁니다. ;;

저 말대로라면 군대 안 가는 저는 군대에 있는 현역 청년들에게 어떤 부채의식이라도 강제로 가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요. 

차라리 군대 안 가는 사람들한테 군역의 의무를 분담하는 의미로 특수세라도 걷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걸로 부족한 사병들 월급을 올려주든지, 처우 개선을 위해 쓰든지, 아무튼 양쪽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걸로

뭐 돈만 내고 가볍게 입 씻겠다는 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나마 분담하고 싶단 거죠.

손 놓고 그냥 얹혀 가는 입장이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것도 제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남성만 군대에 가도록 정해놨다는 것 때문에 

얹혀 가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 속이 좀 거북해져요.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국가와 안보와 군대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 게 바람직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에휴.


아무튼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고, 비명에 가신 분들 명복을 빌어요. 고작해야 제 동생 또래던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35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64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094
124466 [아마존프라임바낭] 살짝 부실하지만 재밌습니다. '토탈리 킬러' 잡담 [5] 로이배티 2023.10.12 283
124465 (또) 1편보고 호들갑, 어셔의 몰락 훌륭하다! [4] Lunagazer 2023.10.12 492
124464 프레임드 #580 [2] Lunagazer 2023.10.12 89
124463 [왓챠바낭] 나름 올해의 화제작 중 하나... 였던 건 맞죠? ㅋㅋ '킬링 로맨스' 잡담입니다 [16] 로이배티 2023.10.12 778
124462 어제(11일)치러진 2023 보궐선거 결과(서울 강서구민들) [3] 상수 2023.10.12 597
124461 부국제 마지막 밤 - 악은 존재했다 상수 2023.10.11 284
124460 프레임드 #579 [2] Lunagazer 2023.10.11 89
124459 신용문객잔 (1992) [5] catgotmy 2023.10.11 268
124458 친명 비명 맞수 두의원 유머 가끔영화 2023.10.11 345
124457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 [3] catgotmy 2023.10.11 521
124456 [게임바낭] 근래에 엔딩 본 게임들 잡담 [4] 로이배티 2023.10.11 334
124455 너무 기다렸던 니쥬의 한국데뷔 [1] 라인하르트012 2023.10.11 391
124454 프레임드 #578 [6] Lunagazer 2023.10.10 122
124453 동사서독 (1994) [6] catgotmy 2023.10.10 396
124452 최근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3.10.10 637
124451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 괴물(스포약간), 부국제 N일차, 해운대 바다는 좋지만 [1] 상수 2023.10.10 588
124450 태국에서 중고거래 해본 후기 + 글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 soboo 2023.10.10 553
124449 [티빙바낭] 고전도 아니고 숨겨진 명작도 아닌 그냥 옛날 홍콩 영화, '대살성여소매두'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10.09 287
124448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의 이야기' 보세요. [4] soboo 2023.10.09 437
124447 넷플릭스 거대괴수물 애니 3작품 [3] DAIN 2023.10.09 38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