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3년이 흘러 1990년산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3분. 스포일러는 뭐... 따로 적을 의욕이 없군요. 이유는 본문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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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리스트에게 굳이 무덤에 진혼곡까지 틀어준다니 상냥해...)



 - 폴란드입니다. 미국 대사 부부가 아기 세례식을 하러 성당에 가요. 그리고 장면이 교차되며 인민해방군 간부 둘의 테러 관련 대화가 보이는데... 음. 왜 서양인들이죠.

 암튼 세례식장에 테러가 벌어지고, 사람들이 마구 죽습니다. 그나마 부부 중 남편과 아기는 탈출해서 차에 타는데 민간인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가 다가가서 수류탄을 던져 넣고 남편도 아가도 폭사(...) 그리고 현장에 있었지만 이들을 지키지 못한 아기 외삼촌이자 CIA 요원님이 절규하는 모습으로 장면 전환.


 홍콩입니다. 아까 인민해방군 간부 커플 중 여자분(올리비아 핫세!!!)이 어둠의 조직원들과 무기 거래를 하다가 운 좋게(...) 현장을 덮친 경찰들에게 체포되구요. 이걸로 또 하나의 주인공 이수현씨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핫세씨를 취조 좀 하려는데 아까의 CIA 요원님이 와서는 니들은 감당 못할 일이니 자기들에게 맡기라며, 쟤 배후의 보스를 잡아야 하니 풀어주래요. 뭐래 이 미친 미국 놈들이? 하면서 무시하는 이수현과 홍콩측입니다만. 당연히 일이 꼬이고 또 꼬이고... CIA와 이수현은 사사건건 부딪히며 싸우고... 뭐... 그러다 언젠간 정들어서 '버디'가 되겠죠. 뭐 어떻게든 평화는 지켜지겠죠. 더 설명할 의지가 안 생기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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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이형과 함께하는 든든한 두 친구! 가 홍콩팀이구요.)



 - 용호와 감옥에 이어 세 번째 '풍운' 시리즈입니다. 혹시나해서 확인해보니 정말로 원래 제목들이 그거 맞아요. 감독도 모두 임영동이고 배우들도 로테이션 느낌으로 돌아가며 등장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수현은 '용호풍운' 주인공이었고 이 분의 홍콩 파트너 형사는 '감옥풍운'에서 같은 감방의 죄수로 나왔던 분이구요. 

 다만 이번엔 좀 크게 욕심을 부리셨네요. 올리비아 핫세와 '매드 맥스', '코만도', '이너스페이스' 등에 출연한 배우 '버논 웰스'를 캐스팅하고 이야기의 스케일도 폴란드, 홍콩, 중국을 넘나드는 국제적 테러 사건으로 키워서 블럭버스터 대작을 만들어 보겠다는 컨셉의 영화에요. 여기에다가 주역 중 한 명은 CIA니까 당연히 미국인. 무려 4개국이 가세한 스케일!!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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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지게 헐리웃 분위기 내 보겠다고 캐스팅한 배우들이... 좀 많이 약합니다만. 뭐 어쩔 수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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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폴란드에서 자동차도 한 대 태웠으니 글로벌! 인터내셔널 블럭버스터!!!)



 - ...근데 영화가 정말 종합적으로 망했습니다. ㅋㅋㅋㅋ

 먼저 적었듯이 이전 풍운들 두 편은 다 기본 완성도도 말끔하고 배우들 매력도 잘 살고, 또 나름 각각의 컨셉들을 충실하게 잘 살린 수작들이었는데요. 이건 그냥 망한 영화에요.

 아마도 이렇게 다국적으로 배우들을 꾸려서 운영하고, 또 국경을 넘나드는 스케일 큰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하는 경험들이 별로 없는 가운데 의욕만 넘쳤던 거겠죠.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홍콩 사람들이 영어도 잘 했다지만 그게 정말로 자연스런 미국or영국식 억양을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랑은 거리가 멀었구나. 라는 거.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이수현은 평소에 영어는 안 하는 분이었나보다. 라는 거였어요. ㅋㅋㅋ 그리고 올리비아 핫세나 버논 웰스 같은 나름 멀쩡한 배우들이 다 줄줄이 영혼 없이 낭독톤의 대사와 무미건조한 표정들로 일관하는 걸 보면 각본이 구림은 물론 연기 지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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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우측의 저 CIA 양반은 뭐 딱히 이름 알만한 대표작 같은 것도 전혀 없고... 연기도 못 하시고... 멋도 없고...;)


 이렇게 모든 배우들이 발연기를 하는 가운데 스토리는 아무 개연성도 없이 툭툭 끊어지며 그냥 대충 아무렇게나 막 흘러가구요. 누가 찍으셨는진 모르겠지만 촬영도 난감합니다. 미장센이나 조명 같은 걸 아예 신경 안 쓰고 '어떻게든 그냥 장면을 담고 보자'라는 느낌이라 거의 아마추어 영화 같은 느낌.


 뭣보다 신기했던 건 액션 장면들이었네요. 그래도 감독이 실력과 경력이 있는 양반이고 또 제작에 참여한 건 숙련된 언제나의 홍콩 액션, 스턴트 스탭들이었을 텐데 그마저도 허접해요. 일단 액션 장면들의 아이디어가 부실해서 그런 게 크겠고. 또 그걸 어떻게 찍어낼까에 대해서도 별 고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턴트들 고생하는 건 눈에 띄는데, 그걸 찍는 사람들이 허접하게 찍어 놓으니 뭐 이건 폼도 안 나고 재미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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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 보시면 이 영화에서 볼만한 건 다 보신 겁니다. 정말입니다.)



 - 그래서 보는 내내 다른 생각만 하면서 봤어요.

 홍콩이 그 시절에 이미 장르물 쪽으론 상당한 수준, 헐리웃 빼면 거의 짱 먹을 수 있을 정도 수준의 실력을 쌓아 두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진짜 헐리웃 스타일을 흉내낼만한 역량까진 무리였구나. 라는 생각과. 그런 걸 감안하면 이때로부터 대략 7~8년 후부터 한국에서 벌어진 '우리도 할 수 있다 헐리웃 블럭버스터!!' 유행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시행착오의 연속으로 귀결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싶고. 덧붙여서 그런 시행착오를 몇 년 겪고서도 결국 대략 이겨내고 지금 정도 수준까지 안착한 한국 영화판은 되게 잘 한 거였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 외엔 뭐 올리비아 핫세 캐릭터 진짜 영혼 없네, 관지림은 참 예쁘구나, 대체 저 CIA역 배우 아저씨는 어떤 경로로 캐스팅 된 분일까, 이 영화는 되게 블럭버스터인 척 하면서 수류탄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 파워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경찰과 CIA가 용의자에게 자백제를 주사하고 고문하다 죽였는데 아무 걱정도 안 해도 되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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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겨누는 배우들의 저 어정쩡 어색한 폼을 보시죠. ㅋㅋㅋㅋㅋ)



 - 결론 : 보지 마세요. ㅋㅋㅋㅋ 이수현이나 관지림의 팬이시라면 이 분들이 멋지고 예쁘고 매력적으로 나온 수많은 다른 작품들이 있겠죠.

 스토리든 액션이든 배우 매력이든 뭐 하나 건질 게 없는 망작이었습니다. 그냥 '과욕은 금물'이라는 오래 된 격언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100분이었어요.

 근데 나름 보면서 낄낄대며 놀려 먹을 만한 장면은 꽤 많은 영화이니 그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가볍게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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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관지림은 예뻤습니다.)




 + 신에겐 아직 한 편의 풍운 무비가 남아 있나이다... ㅋㅋ



 ++ 습관적으로 걍 그대로 적긴 했지만 올리비아 '핫세'는 참 대단한 한국식 표기 사례인 것 같아요. 아마도 '로미오와 줄리엣' 한국 개봉 당시 붙여진 독음일 테니 이해는 합니다만. 그래도 입에 쫙쫙 붙긴 하죠. 올리비아 허시. 올리비아 핫세. '핫세'의 완전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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