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옥상에 고양이가 한 마리 올라와 있는 것 같습니다.

낮에 외출하는데 경비아저씨가 혹시 우리집 고양이 아니냐고 하셔서 저희집 애들은 집에 잘 있는데요 하고는

저녁에 돌아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가게 되었는지

여하간 고양이 한마리가 옥상에서 방황하고 있는데 지금 한 일주일은 된 것 같대요.

제가 사는 건물이 좀 독특하게 생겨서 옥상으로 올라가봐도 애가 사람 발 안 닿는 구석으로 가버리면 잡아올 방법이 없다고

정 억지로 잡으려면 이사 때 쓰는 그런 사다리차를 불러서 바깥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네요. 

꼭대기층 사는 집 창밖으로 지나가는 게 보였다고 하니 여러 층 지붕을 오가며 이동은 하는 것 같은데

어째서 내려오지는 않는 걸까, 혹시 나오는 길을 못 찾나. 

아저씨 말로는 배가 고파지면 내려오지 않을까 싶으니 혹여 밥 같은 거 주지 말라고 하시는데

말을 듣고 보니 지난 일요일쯤 계단에서 발정난 암코양이 우는 소리가 크게 났더랬어요.

그러니 다행히 아주 어린 녀석은 아닌 것 같았지만, 일요일부터 지금까지 못해도 닷새는 된 거죠.

아무리 고양이라도 그렇게 오래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살 수 있나요?

방금 쓰레기봉투 내다버리려고 현관문을 여니 약간 지친 톤으로 에웅에웅 우는 소리가 또 들립니다.

곤란에 처한 녀석들이 도움을 청하는 딱 그런 목소리라서 마음은 쓰이지만, 대체 이놈을 어쩌면 좋아요. 

혹시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루트 같은 게 있을까요? 동물보호단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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