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는 1994년 고 김재형 PD의 대하사극 한명회에서 연산군을 연기했습니다. 사극 출연 전문 배우지만

그가 왕을 연기한적은 한명회에서 연산군을 맡은게 유일하죠. 이 의아함은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이민우에게도 당황스러운

지난 경력이어서 그는 진짜 제대로 왕역을 한번 맡아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에게 어서 빨리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민우만큼 조선시대 사극의 왕족 캐릭터와 어울리는 아역 출신 남자 배우도 없는데 말이죠.

이민우는 한명회에서 3주 동안 나왔다고 합니다. 한명회가 104부작인데 연산군 시절의 갑자사화까지 다루고 있죠.

한명회가 연산군 시절 부관참시를 당했기 때문에 연산군이 한명회의 죽은 시신에 부관참시 명을 내리는 시점에서 드라마가 끝납니다.

104회까지 이어졌지만 왕과 비나 명성황후 같은 kbs대하사극처럼 주인공이 죽어도 마무리를 확실하게 짓고 끝냈죠.

드라마 한명회에서 극중 한명회도 죽고 이덕화도 회상 장면에서나 잠깐 나오는 식으로 후반부를 마무리 했는데도 반응이 좋자

이에 고무되어 kbs가 왕과 비나 명성황후에서도 여유있게 사족을 두고 마무리를 한것같습니다.

 

한명회는 1994년 벽두에 시작한 드라마였는데 100부가 아닌 104부로 마무리 지은건 아무래도 연말까지 남김없이 방송시키고 싶었기 때문인것같습니다.

연말 2주 남겨놓고 100부로 끝내면 차기작 방영시기가 어중간해지니까 2주 더 방영시킨것이고 깔끔하게 이덕화에게 연기대상을 준걸로 보입니다.

한명회가 거의 20년된 드라마지만 케이블에서 하도 자주 해서 드문드문 보다가 얼마전에 103회와 104부를 봤습니다.

문제의 갑자사화가 일어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회로 극중 한명회는 이미 죽은 상태고 연산군, 그러니까 이민우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마침 케이블에서 이 드라마 마지막 회차를 보기 전날인가, 전전날에 해피투게더에 이민우가 나온걸 봤기 때문에 반갑게 옛 드라마를 시청했죠.

어릴 때는 드라마 한명회가 하도 오래 방송해서 보다말다 했기 때문에 연산군으로 출연한 이민우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드라마 한명회가 그 당시 연속으로 이어지는 2회 방송 주간 사극 드라마로는 최장기간 방영한 작품이었죠. 한명회으 104회 기록을 깬게 용의 눈물이고

용의 눈물의 159회 기록을 깬것이 186부작인 왕과 비이며 왕과 비의 기록을 깬것이 2년 내리 방영한 200부작 태조 왕건입니다. 아직까지 태조 왕건의 200회를

깬 주중 2회 방영 드라마는 없습니다. 이때문에 한동안 국내 사극은 기본이 100부를 깔고 갔었죠.

 

19살에 연산군을 연기한 이민우는 역시나 사극 연기의 후덜덜함을 보여주더군요. 용의 눈물이 정점이었지만 한명회에선 겨우 6부 출연했기 때문에 배역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한명회 이야기의 사족처럼 연산군 시절을 다룬 측면이 있어서 별로 지원을 받지 못했는데도 이민우의 연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그 나이에 그 정도 파괴력을 보여주다니. 사극 단골인 정태우도 성인이 돼서 연산군을 연기한적은 있지만 미성년자 시절에 이민우의 열연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요.

정태우 사극 연기의 갑은 역시 단종...

 

그런데 전 약관의 나이에 왕과 비에서 연산군을 연기한 안재모가 더 기억에 남고 강렬하더군요. 이민우와 안재모의 연산군을 비교해보자면 안재모가 좀 더 괜찮았어요.

안재모는 딱 10회 동안 연산군으로 나왔죠. 왕과 비가 원래는 성종 시대에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는데 당시 태조 왕건 세트 완공이 덜 되고 촬영이 지연되면서

연산군 시절까지 넘어갔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채시라가 연기 대상 받았던 1999년 말까지만 방영하고 새천년에 태조 왕건을 방송해야 계획대로 일이 척척 맞아 떨어지는건데

상황의 어긋났습니다. 그래서 안재모의 처연하면서도 서슬퍼런 연산군 연기를 5주 동안 볼 수 있었습니다. 안재모와 인수대비를 연기한 채시라와의 불꽃 튀는 접점도 볼만했죠.

채시라의 노역 연기도 끝내줬습니다.

연산군 얘기는 몇십부작으로 길게 할 필욘 없고 왕과 비때처럼 10부 정도에서 해결하는게 딱 좋은것 같습니다. 그 정도 내에서 웬만한건 다 그릴 수 있는것같아요.

왕과 비에선 독극물로 독살당했다는 설을 차용해 연산군의 생을 마무리하고 드라마를 끝냈는데 이때 연산군에게 멋모르고 독극물이 든 사발(?)을 갖다 주는 몸종으로

최강희가 특별 출연했죠.

 

장녹수는 이혜련이 나왔는데 이혜련도 연기를 야무지게 잘 했습니다. 용의 눈물에선 이민우가 연기한 양녕대군 상대역인 어리로 나왔는데 거기서도 잘 했습니다.

왕과 비에서 장녹수의 죽음은 장녹수가 성 밖으로 나오자 분노한 시민들이 돌을 던지는 장면에서 끝냈습니다.

암튼 이 드라마와 용의 눈물은 정말 90년대 kbs걸작 사극이었어요. IMF여파로 제작비 아끼려고 타이틀 디자인과 음악을 그대로 사용해서 왕과 비와 용의 눈물은 그냥 한편으로 묶인

345부작 대하사극같은 느낌도 납니다.

 

얘기가 자꾸 다른데로 세어 나가는데 이민우의 연산군과 안재모의 연산군 중 누가 더 마음에 드는지요? 전 둘 다 좋긴 했지만 안재모가 조금 더 좋았습니다.

야인시대 이후 심하게 경력이 찌그러지긴 했지만 안재모도 용의 눈물이나 왕과 비 같은 사극에 출연했던 시절엔 총명한 배우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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