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어제 길고도 친절한, 저를 반성케하는 댓글들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듀게분들 댓글을 읽지 않았더라면 같은 실수를 바보같이 반복하고 상대에겐 제대로 진상인 미저리녀로 찍히고 굿바이할 뻔 했어요.

 

 

결론요약: 잘 풀렸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 저녁, 이룬님 말씀처럼 차분하게 제 생각 전달하고 시간을 주겠다고 했는데, 이 친구는 그것마저도 버거워 하더라구요.

 

제 잘못도 '그럴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자기도 잘못한게 많으니 서로 잘잘못 따지진 말자고, 근데 자기는 지금 상황에서 연애감정을 키울 여력이 없대요.

 

지금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그냥 아무생각도 하기싫대요. 요 몇일은 잠도 제대로 못자서 지금 이 순간조차 너무 피곤한데 이런얘기를 들어야한다는 것도 힘들대요.

 

전 순간, 아차... 싶어서 무슨말인지 알겠다고만 대답하고 남친 손목을 낚아채서 그대로 택시를 잡아 기사님께 남친 아파트로 가 달라고 했습니다.

 

택시 타자마자 곯아떨어지는 이 친구를 보니 그간 제가 대체 무슨짓을 저질렀는지 생각이 나면서 머리가 띵해지더군요.

 

 

각자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남친 얼굴이 좀 상쾌해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일부러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남친을 대했고, 함께 아파트를 나서는 길에는 이 참에 쐐기를 박아야겠다 싶어서

 

'우리 시간갖는거 말고, 연애중인데 그냥 니가 너무 바빠서 연락하기 어려운걸로 해두면 안 돼? 시간 갖자는건 시한부 선고같아서 무서워.

 

나, 나랑 너랑 만나서 데이트하지 못한다고해서 연애안한다고 생각하는 그런사람 아니다?

 

바쁘거나 혼자 있고싶다고 미리 얘기해주기만 하면 내가 너 기약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까, 니가 그렇게만 해주면 난 언제든 괜찮을거야'라고 했어요.

 

나름 민감한 사안이고 저 스스로는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서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애교있게 얘기하는게 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제가 먼저 웃으면서 말해서 그런지 남자친구도 씩 웃으면서 '알겠어'라고 답하고 덧붙이고 상황은 끗.

 

예상과 달리 제 자존심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고, 상대방도 아무렇지 않게 전처럼 절 대했어요.

 

 

이쯤되니 드는 생각인데 남친은 그냥 엄청 바빴던거였어요.

 

너무너무 바빠서 자기를 돌아볼 시간도 없는 사람에게 애정이 식었네마네 혼자 굿판벌여온 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ㅠㅠ

 

이룬님과 여러 듀게분들 덕분에 반성도 많이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방법, 배려하는 대화법을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연애하면서 귀중하게 사용할 마음의 양식이 될것같아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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