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8 23:57
라바짜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 한잔을 내립니다.
추출 시간은 되도록 짧게, 양은 박하다 싶게 내려야 에스프레소., 온전한 한잔이 되겠지만 ...
넉넉한 마음은 줄줄이 흘러 내리는 검은색 줄기에 넋을 빼앗겨 도무지 추출 버튼을 멈출줄 모릅니다.
코끝에 먼저 와닿는 커피 향기는 원산지인 아프리카 대륙을 떠올리는 그런 향기는 아닙니다.
그냥 아침을 깨우는 냄새, 햇살이 높이 떠오를때 맡을 수 있는 새하얀 빨래의 냄새를 닮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시뻘건 육고기 보다 고소한 내장을 좋아합니다. 그럴듯한 겉모습보다 꼬릿한 속옷 냄새에 감동하는 날이 있듯이..
펄떡 펄떡 살아 숨쉬는 커피의 심장, 에스프레소 한잔은.. 힘찬 하루의 시작, 노곤한 하루의 청량제, 짜증나는 하루의 망각제가 되어갑니다.
오늘도 하루를 살았습니다. 에스프레소 여러잔을 응원가 삼아 버텼습니다. 이제 주말이 시작되고...
남은 인생은 하마 길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어쨋든 나에게는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2014.07.19 00:16
2014.07.19 01:33
오늘 밤엔 시뻘건 공포의 라면에다 시커먼 악마의 커피로군요. 보고있기만 해도 그냥 위장에 구멍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
2014.07.19 01:50
그 흘러내리는 게 검은색 줄기가 아니라 연한 갈색 줄기가 되어야 제대로 된 커피액즙기가 아닐까 하고 매일 아침 커피액즙을 내리는 사람이 생각 해 봅니다.
2014.07.19 02:33
전 커피 마실때 창문을 다 닫습니다. 이 향기는 아무하고도 나누고 싶지 않아.
가진거라곤 모카팟 하나밖에 없는 가난뱅이지만, 저도 한번 걸쭉하게 마셔볼랍니다.
2014.07.19 09:32
달리 악마의 음료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