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9 20:41
- 201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뽀뽀 어택!!!)
- 2007년의 베이징, 기차 안입니다. 젊은 여자분이 표를 잃어버려서 난감해졌는데 또래 남자애가 그걸 찾아주면서 합석을 해요. 알고 보니 같은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고, 이래저래 둘이 대충 가까워지는 걸 보여주다가...
2018년, 현재의 여객기 안입니다. 갑자기 흑백이네요? 훈훈한 비주얼에 좀 어색하게 나이든 분장을 한 아까 갸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싱긋 웃으며 인사를 해요. 하지만 기상 악화로 비행은 취소되고 이 둘은 항공사에서 마련해 준 호텔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 당연히 이 둘은 과거에 연인으로 발전 했었고. 뭔가 많은 사연들을 안고 안타깝게 헤어진 채로 세월이 흐른 거겠죠.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를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이랬던 애들이)
(어쩌다 헤어져서 이렇게 세월 흘러 우연히 마주치는 사이가 되었는가. 를 보여주는 형식입니다.)
- 그러니까 얘들은 시골 출신 애들인데 원래 알던 사이는 아니었구요. 둘 다 성공해서 간지나게 잘 살아 보겠다고 베이징으로 진출을 했지만 현실이 넘나 빡세서 매우 쪼들리며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서로에게 정이 싹트고, 진짜로 연인도 되고 하지만 세상 살이의 고단함 앞에서... 그렇게 둘의 드라마틱한 인연과 빡센 인생사, 그리고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그 시절(여기에선 2007~2010년 정도?) 베이징의 상황 같은 게 스토리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계속 보여지구요. 뭐...
그래서 내내 '첨밀밀'을 생각하며 봤다는 그런 얘깁니다. ㅋㅋㅋ 등려군의 노래 같은 건 안 나오지만 정말로 비슷한 점이 많아요. 대체로 남자애는 순진하고 상대방에 대한 애정도 더 단순 솔직하게 드러내구요. 여자애는 상대적으로 살짝 세상에 닳은 캐릭터, 하지만 에너지 넘치고 생활력 강한 사람으로 나오구요. 그래서 마치 여자애는 제 뜻대로 살고 남자애가 딱해 보이는 듯 하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실은 여자애 쪽이 훨씬 맘고생 많이 하는 쪽이라는 부분까지. 끝날 때 크레딧을 보니 원작 소설이 따로 있는 것 같던데... 뭐 따라했다고 지적할만큼 닮은 이야기도 아니고, 또 끝까지 보고 나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영화라는 걸 알게 됩니다만. 그래도 많이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더 흥미롭게, 재밌게 봤습니다.
(국수 대신 라면을 나눠먹는 21세기의 가난한 연인들입니다.)
- 당연히 도입부부터 중반부까지는 아주 상큼 터지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로맨틱하고 뭐 이런 게 대폭발을 합니다. 기이하다 싶을 정도로 희한하고 궁색한 구조로 된 셋방에서 진정 궁상맞기 그지 없게 사는 모습들마저도 로맨틱하고 재밌어 보이는 그런 분위기 있잖습니까. ㅋㅋ 그리고 이 파트에선 여주인공 역의 주동위가 거의 이야기를 혼자 이끌다시피 해요. 남자애는 그냥 좀 평범하고 상식적인 인물로 받아주는 쪽이고, 주동위는 '엽기적인 그녀' 수준으로 프리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늘 밝고 에너지와 행동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자꾸만 남자애 인생에 튀어나와서 갸를 휘두르는 식입니다.
그러다 둘이 결국 연인이 되고 난 후 부터는 '현실의 벽'이 많이 강조 되다 보니 주동위가 많이 톤 다운이 되면서 남자애 역할이 커지는데... 소올직히 말해서 이 부분은 전반부만큼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남자애이고. 요 놈이 막판에 과거를 회상하며 막 뉘우치고 아쉬워하며 몸부림쳐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그 뉘우치고 아쉬워하며 몸부림 칠 일들을 성실하게 저지르거든요. ㅋㅋㅋ 아주 막 빌런이 되는 것까진 아닌데, 그래도 계속 '아이고 이 화상아!'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구요. 그래서 갑갑하죠.
그렇게 요 단계까지 거치고 나면 이제 나름 어른스럽고 깔끔하면서 이런 로맨스물에 기대함직한 감성 터지는 마무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포일러 피해서 정말 간단히만 말하자면... 맘에 들었어요. 상당히 괜찮은 마무리였습니다.
(이대로 시간을 막 멈춰 버리고 싶은 느낌?)
-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네요. 아 내가 요즘 중국 사람들 사는 걸 정말 모르는구나. 평소에 그런 걸 찾아보지도 않을 뿐더러 중국 영화, 드라마도 거의 안 보다 보니 정말 아무 것도 몰랐던 거죠. 심지어 이 영화도 대만 영화일 거라고 생각하며 틀었어요. ㅋㅋㅋ 그리고 뒤늦게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도 중국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놀라는 중. 제가 정말 이쪽 작품들에 너무 무심하게 살았군요.
암튼 그래서 그런 재미가 있었습니다. 21세기 중국 젊은이들 사는 모습 같은 것 말이죠. 시골에서 대도시 진출을 꿈꾸며 우루루 몰려와서 개고생을 하고, 그러다 몇몇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몇몇은 정착하여 성공하거나 별다른 기약 없이 걍 적응해서 살고. 또 그들이 21세기 중국 대도시에서 겪는 그 가난과 고생의 디테일 같은 거라든가. 어느 정도는 한국의 과거랑 많이 닮은 느낌이라 익숙하기도 했고. 또 어떤 것들은 그냥 신기하기도 했구요. 아무래도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그렇게 매운 맛으로 리얼하게 묘사되진 않습니다만 저처럼 아예 모르는 사람에겐 흥미롭게 보이더라구요. 특히 이 나라 호적제도는 끝까지 제대로 이해를 못 해서 다 보고 나서 따로 찾아봤습니다. ㅋㅋ
(하지만 이런 시대상은 왠지 많이 익숙한 느낌이!!!)
- '첨밀밀' 얘길 하며 시작했는데. 그것 말고도 어디선가 이미 본 듯한 장면이나 설정 같은 게 종종 튀어나옵니다.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를 연상 시키는 설정이나 장면들도 좀 있구요. '러브레터' 생각이 날 때도 있었고. 정말로 레퍼런스를 두고 흉내냈다기엔 그냥 '장르적 특수성'에서 나온 우연한 닮음이었겠지만 뭐 그냥 재밌었어요. 그러니 이 얘긴 여기까지만.
근데 개인적으론 좀 의외의 부분이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았는데. 주인공들 이야기보다 남자애 아빠 얘기가 훨 강렬합니다. ㅋㅋㅋㅋㅋ 이게 그냥 관객만 강렬하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정말로 큰 역할을 해요. 엔딩과 크레딧의 쿠키까지 아빠가 지배(...)하거든요. 이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역시 여기까지만.
(이 영화의 히든 카드. 캐릭터도 잘 잡혔고 배우도 잘 해줬구요. 실제 주인공인 아들보다 훨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셨습니다. ㅋㅋ)
- 결국 2018년 시점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은 됐을 (중국) 사람들... 에게 최적화 된 이야기입니다. 사는 건 퍽퍽하고 미래는 불안 뿐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젊음빨로 버텨내던 그 시절. 목숨이라도 걸 듯이 빡세게 짝사랑도 하고 연애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쌍방이 다 모자라고 미숙해서 난감해지는 그 때. 흔한 말로 '청춘'이라 부르는 그 시절, 그 단계 사람들이 겪는 인생 중대사들을 짚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니 정말 그 시기를 보내는 젊은이들 보다는 그 시기를 겪고 지나친 세대에게 더 공감을 살 수 있겠다 싶었구요. 또 그 시대&공간 배경이 아주 구체적으로 그 시절 중국 베이징이니까요.
뭐 그냥 보편적으로 잘 먹힐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저보단 중국인들이 훨씬 잘 이해하고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뭣보다 초반에 여주인공 캐릭터 설정이 좀 그래요. 베이징에 자기 집이 있는 부자 남자 낚아서 결혼할 거야! 라는 걸 그렇게 당당하게 사방에 떠들고 다니며 실제로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한국 로맨스에 나오면 '깬다'는 소리 많이 들을 캐릭터 아니겠습니까. 근데 극중에선 다들 그걸 다 그냥 쿨하게 듣고 넘기더라구요.
(왜냐면 예쁘니까. 매력 쩌니까.)
- 근데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적다보니 문득, 새삼 깨달았는데. 로맨스 영화를 보고 잡담을 하는 건 제게는 영 무리인 것 같아요. 계속 변죽 울리는 소리만. ㅋㅋㅋ
네. 그러니까 그림이 예쁩니다. 2007년 베이징의 가난한 청춘들 삶을 리얼한 느낌으로 보여주는 가운데 그 가난함까지도 예뻐요. 주인공들의 고향인 시골 마을의 예쁨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중간에 중요한 소품으로 나오는 다 떨어진 소파 같은 것도 그렇고, 영화의 모든 톤이 '로맨스'에 최적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부담스럽거나 헛웃음 나올 정도로 예쁘진 않지만 암튼 다 아련아련하고 예쁜 그림으로 잘 표현되구요.
(뭐 현실에서도 추억 버프란 걸 생각하면 가난한 걸 예쁘게 꾸며놨다고 단점이라 말하기도 뭐한 부분이 있죠.)
이야기도 괜찮습니다. 현실과 로맨스의 배분도 적절한 듯 했고. 어색하거나 튀는 부분 없이 이야기가 잘 흐르구요. 뭣보다 남자애 아빠 이야기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빼 버리면 후반부나 결말에 힘이 좀 빠졌을 것 같은데. 그 분 덕에 끝까지 아련하게, 감동적으로 잘 마무리 된 듯.
마지막으로 주동우. 저우동위. 뭐라고 부르든 이 분은 정말... 쩝니다. ㅋㅋㅋㅋ 솔직히 이 영화가 자아내는 애틋함과 아련함의 70%는 이 분이 거의 개인기로 뽑아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더라구요. 각본이 나쁘단 얘긴 아니지만 이 분이 워낙 로맨스의 화신급으로 활약을 해주셔서 그래요. 로코부터 멜로까지 그냥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아주 풀파워로 뽑아내주셨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라는 평가를 바로 납득시켜 주셨네요.
(오겡끼 데스까아아아!!!!!!)
- 굳이 아쉬웠던 점을 조금만 따져 보자면...
그러니까 이게 결국 남자애 이야깁니다. 둘이 주인공인 것 같지만 엄연히 시작부터 끝까지 남자애 입장으로 전개가 돼요. 뭐 이것 자체는 당연히 아무 문제가 아니겠습니다만. 앞서 적었듯이 주동우의 활약이 워낙 큰 영화이다 보니 후반부에 가서 '왜 여자애 얘기가 아님요?'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ㅋㅋ 게다가 주동우의 캐릭터 대접이 막판에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구요.
그리고 현재 파트의 나이 든 분장과 연기가 좀... ㅋㅋㅋ 이게 현재 파트라고 해도 고작해야 30대 중반에서 후반 정도인데. 아예 폭삭 늙은 걸로 처리한다면 나았을 것을,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인데 어쨌든 나이 먹었다는 건 표현하려다 보니 어색해지더라구요. 게임 제작이 너무 힘든 일이라 그랬던 걸로 스스로 납득하려 노력해봐도 결국 어색해서 종종 웃음이 나왔습니...
(게임 제작이란 게 이렇게 힘든 일입니다 여러분!!!)
- 얘기하고픈 게 하나 더 남았지만 스포일러랑 관련돼서 그건 뒤로 미루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아주 잘 만든 로맨스였습니다. 특히 30대 후반, 40대 이상 된 으르신들을 위한 어른스런 로맨스물이란 생각을 많이 했구요.
현재를 살아가는 중국인들, 중국 젊은이들은 저런 환경에서 저런 고민을 하며 저런 식으로 살아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주동우씨. ㅋㅋㅋ 이 분을 아직 모르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보시라는 말씀을 드려보고 싶네요.
암튼 좀 놀랐습니다. 중국 영화를 워낙 안 보다 보니 그 동네 역량을 잘 몰랐어요. 다른 건 몰라도 로맨스물 하나는 참 잘 만드는군요. 과연 K 시리즈의 영광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뻘생각을 하며 마무리 해 봅니다. 잘 봤어요.
(사랑이 어떻게 변하고 봄 날이 막 가버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
+ 진지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2010년에 1인 제작으로 그 정도 비주얼 퀄의 게임을 만들어 낼 정도라면 주인공은 천재급 게임 제작자였던 것...
++ 보다보면 좀 '노렸구나!' 싶은 대사들이 종종 나오는데... 솔직히 그런 건 이제 제 나이 갬성에는 안 맞더군요. 대표적으로 I Miss You 드립이라든가... '문법에 안 맞잖아!!!!' 라고 생각했습니다. 우하하.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여자애는 계속 '베이징에 집 있는 남자'에 도전을 하고, 남자애는 게임 제작의 꿈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근근이 먹고 사는 삶을 계속하던 와중에 결국 여자애의 거듭된 실패와 남자애의 아낌 없이 퍼주는 자상함이 만나 둘은 연인이 됩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만, 결국 남자애의 성공에 대한 압박감이 둘의 관계를 집어 삼키고. 매우 찌질해져서 집에선 총질 게임만 하며 바람까지 피우고 다니는 남자애 꼴을 견디다 못해 여자는 떠나갑니다.
그러고 나서야 정신을 차려 죽어라고 게임 제작에 몰입한 결과 남자애는 대성해서 갑부가 되구요. 그러고나서 다시 여자애를 붙잡아보려 시도를 하지만 '넌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한 번도 이해해 본 적이 없어'라는 말을 남기고 여자애는 영영 떠나가죠. 이후 남자애는 금방 다른 사람을 찾아 결혼하고, 애까지 하나 키우며 잘 살고 있는 중이구요.
현재의 호텔에서 대화를 나누다 잠시 분위기가 애틋해지는 둘이지만, 남자가 결혼해서 애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된 여자애는 호텔방을 뛰쳐 나가구요. 따라 나간 남자애랑 과거의 자신들에 대해 복기를 하다 다시 분위기가 달아 올라 손을 잡고 호텔방으로 뛰어가다가... 남자의 지인을 우연히 마주치는 바람에 다시 분위기는 차게 식고. 결국 이들은 차를 빌려서 베이징에 돌아가자며 찻속에서 긴 대화를 나눠요. 그리고 여전히 좀 덜 큰 남자애의 미련 어택을 덤덤하게 받아치는 여자애. 결국 이 둘은 될 인연이 아니었다... 와 같은 결론이 나오고 남자는 여자를 여자의 집까지 태워다주고, 여자의 제안으로 이전과 다르게 제대로 작별을 합니다. 전에는 여자애가 빡쳐서 게임하는 남자를 냅두고 그냥 뛰쳐 나갔거든요. ㅋㅋㅋ
그러고 돌아온 집에서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아버지가 여자애한테 쓴 편지를 발견한 남자는 그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왕창 쏟고는 그걸 여자애 주소로 부쳐줍니다. 여자애도 그 편지를 읽으며 막 감동을 받는데... 그 편지 내용이 영화의 주제 같은 걸 다 담고 있어서 아주 중요하지만 여기에다 요약하긴 귀찮아서 생략하구요. ㅋㅋ
암튼 그 편지까지 해서 이제 둘은 그들의 이별을 완전히 납득하고 받아들이게 돼요. 그러자 현실 파트의 흑백 화면이 컬러로 전환되면서, 둘이 각자가 사는 곳에서 상대방에게 작별 인사를 외치며 웃는 모습으로 영화는 일단 마무리됩니다. + 크레딧에선 아빠의 편지를 읽은 소감을 남자애가 나레이션으로 읊어주고요. 실제 베이징 시민들이 과거의 연인들에게 보내는 인삿말을 적은 종이를 들고 웃으며 뭐라뭐라 외치는 장면들을 주욱 보여주면서 완전히 끝이 납니다.
사족으로 본문에서 스포일러 때문에 못 했던 말은 뭐냐면, 과거에 겪어 봤을 그 젊은 시절 뜨거운 사랑 같은 거. 아름다운 기억으로 고이 접고 현생을 살라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였다는 거죠. 역시나 으르신들을 위한 로맨스였다...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하.
2023.06.20 01:03
2023.06.20 09:31
한 해의 마지막 날 & 새해 첫 날에 대한 집착 면에서도 좀 닮았죠. ㅋㅋ 힘든 시절에 불법 디스크를 팔며 돈 버는 것도 그렇고... 전 21세기 중국 본토 버전 '첨밀밀'이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말씀대로 금방 진도 빼는 것도 요즘 젊은이니까! 하하.
주인공이 그렇게 대놓고 부자 남자 타령을 해도 주변 사람들이 타박하는 게 아니라 걍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걸 보면서 '저 시절에 실제로 중국에 저런 풍토가 유행했나 보다' 라고 생각했지요. 중국식 호주제랑 연결되는 꿈(?)인 걸 보면 시대상 반영이 맞는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해 남자애가 계속 느끼는 열등감도 그런 맥락인 것 같았고요.
주동우씨는 참 좋은 배우 맞는데, 또 타고난 스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지 멋대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쉽지 않은데요. '엽기적인 그녀' 시절의 전지현이 연기까지 잘 했으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뭐 그런 느낌.
네 아빠가 짱이었습니다. 사실 아빠 에피소드들 보면서는 모 한국 영화 생각을 자꾸 했죠. 솔직히 영향을 안 받은 건 아닐 것 같아요. ㅋㅋㅋㅋ
2023.06.20 09:53
그 모 한국 영화가 뭘까요? 저는 떠오르지가 않네요 ㅠㅠ
주동우는 말씀대로 연기도 잘하지만 스타성도 타고났는지 우리나라 연애 프로그램 비슷한 예능에서도 대활약했고 각종 광고를 다 꿰어차고 있다네요. 장예모 감독이 발굴한 또 하나의 중화권 대표 여배우가 될 것 같습니다. 공리, 장쯔이에 이어서 이분의 진정한 영화계 업적은 본인 연출작들보다 이쪽일지도? ㅎㅎ
2023.06.20 10:07
뭐 크게 닮은 것도 아니니 말하기도 좀 멋적습니다만 '8월의 크리스마스'요. ㅋㅋ 그게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전반적으로 이런저런 유명 로맨스 영화들에서 아주 조금씩 따 온 게 많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봐서 그렇게 느꼈을 거에요. 안 떠오르신 게 정상입니다. 하하.
2023.06.20 10:24
보셨군요. 뽐뿌 넣은 보람이 있네요. ㅎㅎㅎ
저도 중화권 영화들을 오랜 동안 외면하고 지냈습니다. 장쯔이, 탕웨이 영화 이후로 공백이었던 듯... 계륜미의 '말할 수 없는 비밀'도 작년에야 봤고.
그러다 이쪽 동네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씩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청설', '장난스런 키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그러다 보니 주동우에 빠져버리고, 마사순, 천옌시도 눈에 들어오고, 아직 안 봤지만 송운화가 떡하니 버티고 있고... 시간은 부족하고 볼 영화는 넘쳐 나네요.
2023.06.20 12:04
제가 듀게 영화 소감글에 '보고 싶어요!' 라고 댓글 달면 그건 다 100% 진심입니다. ㅋㅋㅋ 근데 게을러서 뒤로 미루고 미루다 못 보고 그러는데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금방 내려간다고 하시기에 평소에 없던 부지런을! 하하. 덕택에 재밌게 잘 봤습니다.
주동우가 그렇게 유명하고 인기 많다는 얘기를 듣고 사진 몇 장 찾아봤다가 솔직히 살짝 음? 정말? 하는 느낌이었는데요. 영화로 보니 정말 그 매력이라는 것이 마구 폭발을 하네요. 바로 납득했습니다. ㅋㅋㅋ 저도 내친김에 중국이나 대만 로맨스물 그동안 제목만 들어온 것들 몇 편 몰아서 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런 것(?)도 가끔 보니 좋네요!
2023.06.20 12:47
청설 너무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그냥 너무 애틋하고 다 귀엽죠 거부감이 안들어요 ㅋㅋ
2023.06.20 13:58
펑위옌, 진의함 커플도 귀엽지만, 남주 부모님들이 제일 귀여워요.
2023.06.20 12:59
저도 청설 재밌었어요. 계륜미가 나오는 남색대문도 보세요. 넷플릭스에 있어요. 은근 웃기고 재밌습니다. 전 대만 청춘 영화 특유의 여름의 느낌이 참 좋더라구요.
2023.06.20 13:59
남색대문도 찜에 넣어 놓고 묵혀두고 있네요. 얼른 얼른 챙겨봐야죠.
2023.06.20 12:58
오랫동안 찜만 해 놨다가 내려간다는 말에 급하게 봤습니다. 별로 새로울 것은 없는 이야기인데 주동우의 연기력 때문에 꽤 재밌게 봤어요. 남자 배우 연기도 뭐 괜찮더라구요.
처음에는 남자 하나 물어서 팔자 고치려는 여자를 욕했었는데 너무 힘들게 사는 걸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ㅡㅡ 둘이 사귀고 나서는 오히려 남자가 더 돈에 대한 열등감이 심해 보였고 아무 때나 욱하는 성질을 보일 때마다 여자에게 도망치라고 말하고 싶었네요. 불법 AV 영상 팔면서 친구가 AV 배우 닮았다는 말이 그렇게 화낼 일인지... ;;;
사랑보다도 대도시에서 돈 없이 살기가 얼마나 팍팍한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집에서 살면 멀쩡했던 사람도 병에 걸릴 것 같아요. 그래서 남자의 심정도 이해가 됐습니다. 혼자 살기도 버거운 크기의 집에서 둘이 같이 살면서 짜증이 안 나는 게 더 이상하겠죠.
중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때깔은 좋아요. 일단 자본력이 엄청나고 (대만 배우들도 다 중국으로 갔죠), 인구가 많아서인지 배우들의 연기력과 비주얼도 좋긴...... 한데.. 역시 검열이라는 한계가 명확한 것 같아요. 중국 사회가 민주화되지 않으면 문화도 그 이상은 발전하진 못할 듯 하네요.
2023.06.20 21:28
남자 배우는 그냥 맡은 역할이 안 튀고 안 인상적인(?)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의 연기력엔 불만 없었습니다! 하하.
둘이 사귀고 나서부터 남자애 성질이 참 이상해지긴 하는데 그냥 시대와 사회와 중국 문화와 현실적인 압박... 등등을 생각하며 그러려니 하고 봤습니다. 배경이 현재 한국이었다면 욕 나왔겠죠. ㅋㅋ
말씀대로 중국엔 상상력을 제한하는 현실이 창착자들의 파워 리미터 같은 역할로 달려 있다는 게 K-시리즈의 꿈과 희망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 전에 영화 쪽 공부하는 중국 국적 옛 제자가 찾아와서 대화를 나눴는데 갸도 그 얘길 하더라구요. 이젠 고향 친구들이랑 만나서 대화를 하면 참 어색하고 답답하단 느낌이 든다고.
2023.06.20 17:12
포스터 되게 근사하네요. 요즘은 중국어 적혀 있는 건 왠지 모르게 촌스러워 보였는데 이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조만간 저도 이 영화로 젖어봐야겠어요.
2023.06.20 21:28
포스터가 되게 여러가지 버전이 있는데 열심히 골라 본 보람이 있네요!! ㅋㅋㅋ
정말 보신다면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뭐 기본적으로 웰메이드라 기대가 많이 크지만 않으면 괜찮으실 거에요!
저는 언급하신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로 이미 주동위에게 푹 빠진 상태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고맙게도 넷플에서 이 작품이 공개되길래 곧바로 감상했었더랬죠. 저는 당시엔 떠올리지 못했는데 성공하려고 큰 도시에 올라온 남녀의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첨밀밀이 연상되긴 하네요. 여기서는 초반만 넘기면 둘이 잽싸게 진도나간다는 점에서 첨밀밀의 답답함과는 많이 다르지만요.
줄거리는 까먹었는데 '게임' 단어 하나에 전부 떠오르네요. 남주의 그 찌질함도 ㅋㅋㅋ 생각해보니 말씀대로 베이징에서 부자랑 결혼하겠다고 대놓고 말하는 게 좀 거시기하긴 한데 막상 처음 볼 때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냥 주동위 매력의 마법인 것인지 참 외모가 개성있고 독특하면서도 한번 보면 계속 빠져들고 파고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연기는 감정표현이 정말 발군인 것 같구요. 남주는 캐릭터도 좀 그렇고 상대적으로 연기가 그렇게 돋보이진 않았던 기억이네요. 둘이 그림은 잘 어울렸는데...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만으로도 감성 충만한 좋은 로맨스물이었지만 정말 저 아버지 캐릭터 때문에 좀 더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