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6 14:33
미국의 의료비 괴담은 다들 들어보셨을것 같지만....
얼마전에 또 속터지는 경험을 해서 한번 적어봅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소아과는 체인 형식으로 되어있어요. 꽤 큽니다. 지점도 네곳인가 다섯곳인가 되고 한 지점에 의사도 10명 이상 있어요.
하지만 왜 한국 소아과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귓속을 볼 수 있는 카메라 달린 장비? 있잖아요...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불이 들어오고 의사가 눈으로 보는 그런 검이경으로 봐요.
뭐 그거야 그렇다고 칩시다. 한국에도 없는 병원도 있어요.
귀에는 귀지가 있습니다. 아시안 귀지가 타인종에 비해 좀 끈적끈적 하대요..
한국 의사들은 절대로 억지로 파지 말고 그냥 두라고 합니다.
여기서 만난 백인 의사는 약 넣으라고 약도 처방해줍니다. 누가 맞는건지 현대 의학의 합리성이란 것에 의심이 가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칩니다.
얼마전에도 20개월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갔어요.
단순 감기면 괜찮지만 중이염이면 안되니 귀를 봅니다.
오늘도 역시나 귀지가... 지난번엔 의사가 파다가 피가 났습니다.
약을 넣고 불려서 귀지를 파내고 보겠냐고 하길래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감기에 굳이 병원에 온 이유가 중이염등을 확인하려는 것이니 그냥 갈 수 없잖아요.
간호사가 와서 귀에 약을 넣어주고 갑니다. 10분 동안 애를 옆으로 뉘여 잡고있으래요.. 애는 발광을 하기 시작합니다.
귀에 물을 넣었는데 누가 안그러겠어요. 반대쪽도하고.. 어찌어찌 10분을 체우고 물을 좀 부어서 약을 씻어냅니다.
차라리 안한다고 할껄 후회를 하기 시작합니다. 약만 넣으면 된다고 했지 10분동안 그 방향으로 잡고있어야 하며 말그대로 물을 넣어서 씻어내야한다는 말도 안해줬어요.
겁을먹고 난리치는 애를 억지로 잡고 귀를 봅니다. 다행히 깨끗...
이후로 몇일간 아이는 귀만 만져도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칩니다.
그 큰 병원에서 카메라달린 검이경도 없다며 혼자 화를 내보기도하고 다음에는 어찌해야하나 고민도 해봅니다.
이웃 한분은 아예 검이경을 사셨어요. -_-;;
몇일뒤 청구서가 날아왔습니다.
ear wax removal $100
귀지 제거 10만원...
귀지 제거 10만원...
감기 진료 전체가 10만원이 아니구요...
감기 진료비는 따로 있고 귀지제거만 10만원이 나왔어요.
큰아들 설사해서 병원 갔다가 아무런 처방없이 애플주스 한잔 마시고 나와서 20만원 청구서 받았을때도 이렇게 짜증이 나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명확히 더 좋은 방법(카메라 달린 장비로 보기)이 존재하는데 후진 시설을 덕택에 엄청나게 애를 잡아가며 한거니까요.
그렇다고 간호사와 의사가 많은 시간을 할애한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고생은 아이가, 대부분의 노동은 부모가 했죠.
간호사는 약만 넣어주고 갔거든요. 다음에는 집에서 잘때 살짝 약을 넣어서 불리고 와야하나 뭐 이런생각도 했습니다.
뭐 약값이 10만원일 수도 있겠죠. 여기는 의료비 영역으로만 오면 계산이 이상해지는 나라라서..
여하튼 다들 알고계시는 미국 의료비 괴담에 한수저 더 올려봤습니다.
진지하게 쓴건 아니고 그냥 황당한 경험이라 써봤어요~
2014.05.16 14:44
2014.05.16 15:29
2014.05.16 14:44
2014.05.16 15:03
2014.05.16 15:22
2014.05.16 16:54
그러니까요. 진짜 작은 소아과에도 있던건데..!! ㅠ_ㅠ 애가 너무 고생해서 하나하나 다 원망스럽더라구요.
2014.05.16 15:26
저 아는 분 아이도 코에 콩을 넣어서 빼러 갔는데 핀셋으로 5초만에 쏙 빼내더니 300불 가량 청구가...Aㅏ...
2014.05.16 15:31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건강보험료를 보면 몇천원인 진료비가 싸다는 생각이 안 들 때도 있어요. 몇 번 수술 경험해서 대학병원 입원했을 때는 비보험 시술이 있어서 통장에서 돈이 훅 빠져나가더라고요;;; 차라리 감기 좀 더 받고, 많이 아픈 거 좀 더 싸게 해 주지 싶은 생각이 들지만 저같은 생각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2014.05.16 16:09
결혼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결혼하고 나서 학교에서 조교 월급에서 나가는 보험료를 확인해 보니 2인가족에 한달에 400불이 넘더군요. 그러구 병원가서 진찰받아도 최하 20불 정도는 내야했구요.
2014.05.16 15:34
저희 조카들처럼 일주일이 멀다하고 병원 들락거리는 애들 미국서 키웠다가는 진짜 파산이겠군요...;
2014.05.16 15:41
진짜 이해가 안 가는건 미국인들이 아무리 평소에 건강하다 해도 인간인 이상 병원에 한번도 안 가볼 수는 없을텐데 왜 저렇게 병원비때문에 고통받으면서 의료보험 확대하는 오바마를 빨갱이라 적대시하는지.
2014.05.16 15:50
2014.05.16 16:12
미국와서 영화/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유심히 봤는데, 메디컬 드라마를 빼고는 왠만한 중상 안가면 병원을 안가더라구요. 주변에도 오히려 저소득층이라서 메디케이드로 대부분 커버가 되거나 하는 경우에나 병원에 자주 가지 보통 사람들은 왠만하면 병원에 가지 않는 걸 볼 수 있었어요. 한국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에 비하면 일반적으로 경미한 증상에도 병원을 더 잘 찾는 것 같기는 해요.
2014.05.16 18:00
2014.05.16 15:53
캘리포니아같은 민주당 주에서 안사시는 모양이군요. 저소득층 medicaid 확대로 전액 무료, 25세 미만 성인들은 medi-Cal로 다 커버되는데. 미국이라고 다 같은 미국이 아니니 안타깝네요.
2014.05.16 16:13
외국인도 포함되나요?
2014.05.16 16:16
흐음. 영주권자는 당연히 포함되지만 관광객은 아닌 것 같습니다. F1학생비자는 대학교들이 일반적으로 좋은(비싼) 보험에 반강제로 들게 하죠.
2014.05.16 16:20
그러니까요. 캘리포니아 살면 다 되는 것처럼 말씀하셔서...어차피 외국인들은 비싼 보험을 사야 하지요.
2014.05.16 16:23
캘리포니아에 법적으로 살면 (영주권/시민권자) 되는거죠. 학생비자나 관광객들은 법적으로 '캘리포니아에 살' 지 않습니다.
2014.05.16 16:36
음...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알겠지만, 영주권 없이도 법적으로 허가 받은 비자로 미국에서 몇년 동안 살아야 하는 수많은 경우가 있고, 그들은 어쨋든 거기에 살고 있는거지요.
2014.05.16 15:55
2014.05.16 15:57
그리고 더 궁금한건.. 의료보험이 아예 없으신가요? 2013년 오바마케어 이전에도, 진료비 청구서는 저렇게 날라와도, 나중에 의료보험이 정산해서 깎아지는 구조였는데.
2014.05.16 16:28
그래도 오바마 케어이후에 그 커버리지 액수제한이 사라져서 그나마 나은듯 하네요. 귀지제거는 보험처리 하셨나요?
2014.05.16 16:28
다행히 저희는 회사 보험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 안해주셔도 될것 같습니다.
보험 정산 후의 금액이고요. 그렇다고 저 돈을 보험이 내주는건 아니고 계산이 좀 복잡합니다.
디덕터블도 있고 코페이도 있고 따로 의료비에 대한 계좌도 있고.. @_@
게다가 저희가 그 보험을 회사에서 지원해주지 않고 개인적으로 든다면 보험료로만 월 1000불 정도 내야할꺼에요.
2014.05.16 16:34
레옴님 글을 찾아보았는데 워싱턴 주에 계시는군요. 4인가족이 월 1000불이면 의료보험이 얼마나 잘 커버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은 듯 한데요. 디덕터블이 너무 높은 (연간 6천-1만달러 넘는 것들) 경우도 있기는 한데. 의료비에 대한 계좌는 순전히 세금 관련된 부분이죠. 이어왁스 제거에 100불씩 청구하는 건 너무 비싼게 맞습니다만, 이건 사실 병원들과 의료보험 사이에서 알력다툼을 하기 때문인 부분이 크죠. 병원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이 청구해야 의료보험 회사에서 항의해서 깎고 나도 먹고 살 수 있는 금액이 나오니까요. 다시 읽어보니 보험 처리 이후에 이어왁스 제거에만 100불만 나왔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이건 제가 보기에도 너무 많이 청구했다고 봅니다.
2014.06.17 18:30
4인가족 월 천 불, 회사보험이면 비쌉니다. 왜냐하면 이게 일반 보험이 아니라 직장보험이기 때문이죠. 직장인도 내지만 직장에서도 보험비를 내준다는 소리니까요. 회사에서 보험료를 부담해주는 만큼 회사의 이윤은 적어지고 근로자에게 돌아올 임금상승의 여지도 적어지죠.
2014.05.16 16:47
Notifier / 흠 심각하게 쓴건 아닌데.. 보험 구조가 복잡한데요. 보험 이외의 회사 지원도 있고 해서..
일단 저건 보험 정산 후의 금액이고 저희 디덕터블에서 나갔습니다.
이쪽 관련된 일을 하시는 건가요?
100불이 비싼게 맞고 알력 다툼때문이라고 하셨는데 디덕터블이라 보험회사에서 대충 처리한건가 궁금하네요. 보험 조정후 100불이거든요.
비싸다면 저희가 항의 할 수 있나요?
뭐 그리고 월 1000불은 그냥 추측입니다. 한국에서 의료보험으로 한달에 나가는거랑 비교하면 엄청난데 그이후에도 엄청낸다는 이야기죠. 뭐..
2014.05.16 17:11
오바마케어가 도입되었을 때 정작 피해보는 주들은 블루스테이트라는 말이 나왔죠. 원래 블루스테이트들은 주 차원에서 의료보험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편이라 오바마케어로 또 한번 연방차원에서 과세를 먹게 되니까요.
2014.05.16 17:13
의료비 청구서 보면 기가 차지요. 아이가 철봉에서 떨어져서 팔이 아프다고 해서 갔더니 팔 안대를 하나 주더군요. 그 안대값만 50불 ㅋㅋㅋㅋ
저는 직장으로 보험이 되는데 한달에 200불 정도 따로 월급에서 나갑니다. 프리랜서인 지인의 3인 가족은 한달에 2000불 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것이 가족 전부가 아니라 남편만 커버하는 거랍니다. 부인과 5살 된 아이는 메디케이드 받는데 저소득 혹은 1부모 가족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메디케이드 자격요건을 얻기 위해서 혼인신고를 안하고 산다는.......-_-;;;;
2014.05.16 17:34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qSjGouBmo0M
병원비가 비상식적으로 비싼 이유를 설명하는 동영상입니다 (영어). 이것저것 다 필요 없고, 제일 큰 이유는 '그래도 되니까'라는 게 요점입니다
2014.05.16 19:18
월 10만불 수입은 되어야겠군요.
이런 글 볼 때마다 느끼는건데, 우리나라에서도 가족 중 누군가 큰 병 걸리면 어지간히 잘 사는 중산층이라도 가세가 기울잖아요. 그럼 귀지제거에 100달러인 동네에선 큰 병 걸리면 가세가 기우는게 아니라 아예 풍비박산나는 수준인가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