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미라클 Big Miracle (2012)

2012.02.05 12:29

DJUNA 조회 수:6505


알래스카 최북단 도시 배로우에 파견 나와 있던 TV 리포터 애덤 칼슨은 세 마리의 회색고래가 남하하지 못하고 얼음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종 하나 건졌다고 안심한 것도 잠시. 그린피스 회원인 옛 여자친구 레이첼 크레이머로부터 연락이 오는 것을 시작으로, 그의 생애 가장 바쁜 날들이 시작됩니다. 배로우는 전세계 미디어의 중심이 되고 레이건 대통령에서부터 동네 괴짜 발명가들에 이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래 구출작전에 열을 올리죠.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것이 과연 우리가 해야 할 일일까요.

실화입니다. 물론 애덤 칼슨과 레이첼 크레이머는 척 봐도 가공인물이죠. 하지만 1988년 10월 7일부터 28일까지 벌어졌던 회색고래 구출 작전의 진행과정은 대부분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예상 외로 실존 인물들의 비중이 높고, 재미를 위해 지어낸 것이라 생각했던 몇몇 이야기도 실화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들을 실제 인물들과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빅 미라클]은 환경주의를 테마로 삼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멜로드라마입니다. 그렇게 도전적인 영화는 아니며 꼭 있을 필요 없는 로맨스와 감상주의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여러분도 이 영화의 내용과 태도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들의 관심을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랑 별 상관이 없는 세 마리의 거대한 동물이 얼음벽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째깍째깍 데드라인을 향해 시간은 달려가고 결말을 아는 관객들도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는 서스펜스가 만들어집니다.

예상 외로 영화는 이 이상한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골고루 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건 '과연 이 사고에 우리가 개입해야 하는 것인가'죠. 당연한 질문이 아닙니까? 주인공 회색고래들은 그냥 심각하게 운이 나빴을 뿐, 환경오염이나 인위적 재난의 희생자가 아닌 걸요. 이와 마찬가지로 그린피스의 환경주의와 이누이트 전통 문화의 충돌, 이슈가 되는 재미있는 드라마 때문에 진짜로 중요한 뉴스를 외면하는 미디어의 속성도 언급됩니다. 깊이 다루어지지는 않지만, 관객들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분명히 제시되죠. 영화의 감상적인 속성에도 불구하고, 이 이슈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남으며,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에 대해 토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진짜로 지탱하는 것은 선의와 낙천주의입니다. 우리가 아무 상관도 없는 동물들에게 감정이입하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어처구니 없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건 기분 좋은 이야기가 아닙니까. 바로 그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일들을 위해, 의견과 정치적인 지향점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잠시나마 반목을 접고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고요. (12/02/05)

★★★ 


기타등등 

전 여전히 그냥 발파 전문가를 동원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중간에 환경파괴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발파에도 여러 방법이 있는 건데.

감독: Ken Kwapis, 출연: Drew Barrymore, John Krasinski, Ted Danson, Tim Blake Nelson, Kristen Bell, Kathy Baker, Vinessa Shaw, Dermot Mulroney, Ahmaogak Sweeney, John Pingayak


IMDb http://www.imdb.com/title/tt143061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4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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