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소개한 이태원의 수제버거들이 일부 남성분이나 여성분 특히 어르신 분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메뉴인데 반해 이번에 소개하는 버거전문점들은 데이트 용으로 무난할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쿡앤 하임 - 수제버거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삼청동의 레스토랑으로 사실 수제버거 전문점은 아닙니다. 처음 오픈했을 때에는 수제버거는 구색만 맞추는 메뉴였는데 몇년 전부터 아트버거 형식의 시각적 미를 더한 버거를 메뉴로 선보이면서 유명하게 된 곳입니다. 갤러리 형 레스토랑으로 한옥 특유의 정갈함과 미술품을 전시해 놓은 내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인지라 딱히 수제버거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한다면 연인이나 여성분의 취향에 부합되는 레스토랑입니다. 사실 맛으로 따진다면 수제버거보다 파스타가 더 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블로그의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토핑을 쌓아놓은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번 대신 빵을 이태리아 포카치오를 사용합니다. 다만 보기엔 아름답지만 먹기엔 아름답지 못하고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은 패티는 부드러울 망정 정갈함을 의도한 전체적인 버거의 균형성에 갇혀서 고기 특유의 질감있는 맛을 전달해 주지 못합니다. 토핑은 풍성하게 맛을 주도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사이드 메뉴로는 감자튀김보다 샐러드를 함께 하는 것이 보다 맛의 어우러짐이 좋고 향이 풍부한 소스로 인해 음료로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메뉴입니다. 버거의 탈을 쓴 이탈리안 메인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맛보다는 분위기, 식사보다는 대화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만한 버거 레스토랑입니다.

 

감싸롱 - 홍대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형 버거 전문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홍대에 위치한 수제버거들이 가정식 형태를 띄는 곳이 많고 기름기를 쑥 뺀 담백함을 중시하는 카페 중심이므로 감싸롱은  그에 대한 대표주자로 손색이 없습니다. 소박한 가정식을 의도한 듯한 여기 버거들은 자극적이기 보다는 야채의 신선함과 부드러운 패티의 어우러짐을 중시하는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다른 버거 전문점들 보다 큰 번과 넓게 퍼진 패티, 독특한 향이 있는 야채가 곁들여져 있는데 별다르게 입맛을 확 당기는 장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균형감 좋은 식감에 몇몇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독특한 버거로 다진양파와 타바스코 소스를 버무려 볶은 애니멀 버거가 있지만 그 모양의 특이성에도 불구하고 맛에 있어서는 어떤 경계선을 넘는 것을 꺼려하는 듯 보입니다. 저녁시간에 은은한 조명이 괜찮은 곳이지만 한정판매를 하는 곳이므로 금요일이나 주말에는 조금만 늦게 가도 매진으로 맛을 볼 수 없는 불상사가 있기도 합니다. 낮엔 런치셋트라 하여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어 크라제버거 정도의 비용만으로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버거 프로젝트 - 꽤 업계에선 알려진 주방장인지 최현석 쉐프가 오픈한 버거프로젝트는 오픈 초기부터 많은 기사에서 언급이 되면서 궁금증을 자아내었던 수제버거 전문점입니다. 삼성동의  현대백화점 지하의 푸드코트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생각외로 작은 크기로 인해 찾기가 곤란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곳보다도 영화를 보고 나서 혼자 찾아가서 먹기에 적합한 솔로들에게 허용된 맛집이기도 합니다.  매달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고 하던데 역시나 한국 여성의 입맛에 맞춘 듯 기름기를 담백하게 제거했지만 고기를 센불에 살짝 구워 부드러움을 유지한 패티에 신선함을 유지하는 아채 토핑을 올려놓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메뉴 속에서도 재료가 가지는 고유한 맛을 훼손하지 않는 정도에서 각 재료간의 어우러짐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새로운 메뉴로 먹어도 그렇게 큰 부담이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맛있는 것은 음료인 논알콜 모히토 음료로 이것만 따로 카페에서 팔았으면 좋았을 정도로 상쾌함과 깨끗한 뒷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버거 메뉴 자체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사이드 메뉴 및 음료 비용이 은근히 많이 나가므로 총 비용으로 따진다면 꽤 비싼 축에 속하는 버거 전문점입니다. 하지만 데이트용 장소로 삼기에는 장소가 협소하고 주변이 번잡해서 오래 있을 수 없으므로 맛이 여성 취향임에도 불구하고 연인들에게는 그렇게 추천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데일리 킹스 다이너 - 금일 다녀온 따근따근한 레스토랑 후기입니다. 정자동 아름방송국 옆의 G파크 8층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데 모던한 스타일의 레스토랑입니다. 쿡앤 하임과 마찬가지로 버거 전문점은 아니고 제가 다녀왔을 때 다른 분들은 스테이크나 다른 메뉴를 주로 시킨 듯 하였습니다.  이 곳의 강점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빵맛과 놀라울 정도로 불맛과 육즙의 어우러짐을 보전한 200그램의 패티입니다. 그외 야채 토핑은 양상추와 토마토, 약간의 샐러드와 크림 소스가 다일 정도로 그 간결함에 의아해 하면서도 맛을 보게 되면 정말 기타 재료가 성가시게 느낄 정도로 고기 맛이 일품입니다. 번도 상급이지만 건포도가 알알이 박혀 있는 식전 빵이 일품이고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이태원의 패티와는 다르게 후추맛만 조금 강하게 느껴질 뿐 고기 본연의 맛으로 승부한 듯한 느낌입니다. 칠리버거를 주문했는데 번과 야채 소스가 분리되어서 나오므로 취향에 따라 얹혀 먹거나 따로 찍어 먹을 수 있습니다. 전 감자튀김에 칠리소스를 찍어 먹었는데 그 만큼 고기 특유의 맛에 다른 맛을 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칠리소스는 살풋하게 매콤한 정도로 매운 것을 못드시는 분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는 정도이고 다른 소스들도 마요네즈나 크림소스 이므로 강한 맛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알파가 패티이고 오메가가 패티인 버거입니다. 제타정도로 번을 살풋하게 곁들일 수 있는 정도. 건다운님의 블로거 글에서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다소 긴장을 했지만서도 셋트메뉴로 먹을 시 가장 비싼 칠리버거가 2만원 내외이므로 음료수 가격을 4000원 받는 스모키 살룬과 동일 구성으로 비교시 비싸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기가 맛있으면 굳이 버거를 시킬 필요 없이 함박 스테이크를 시키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잠시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급스런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모던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야간에는 스카이 라운지의 느낌으로 외경도 볼 수 있고 번잡하지도 않으므로 분당에서 데이트하시는 분들이 한 번쯤 가봐도 좋을 레스토랑으로 보입니다.

 

마더스 오피스 -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 편에 위치한 금년에 새로 오픈한 버거 전문점입니다. 쿡앤 하임과 마찬가지로 유럽식 버거를 표방한다던데 정말 유럽에선 이렇게 버거를 파는 것인지 다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어쨌든 쿠앤 하임처럼 번을 포카치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주의를 내세운 쿡앤 하임과 달리 본 레스토랑은 숙성과 기다림의 미학으로 만들어진 듯한 버거를 표방하고 있는데 패티를 와인에 하루 정도 담구어서 부드러운 맛과 더불어 와인의 흥취를 더하기도 하고 야채 토핑 또한 선도를 유지하기 보다 맛을 조밀하게 가공하여 고기와 어우러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맛에서 향이 베일 정도로 소스와 재료를 가공한 듯한 버거들은 정말 버거라고 하기 보다는 하나의 손색없는 가정식 만찬의 메인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햄버거라는 카테고리를 굳이 신경쓰지 않는다면 맛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제가 가본 레스토랑 중 가장 맛난 샌드위치 가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빈티지한 스타일의 카페형 레스토랑으로 그 한적함이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다만 교통이 매우 불편하고 주변입지가 좋은 편은 아닌지라 주변에 사는 분이나 백화점 고객이 아니라면 찾아가기가 다소 곤란한 레스토랑이기도 합니다. 소스를 머금은 패티를 센불에 단숨에 익히기 때문에 군데군데 탄맛을 느끼기 쉬운 것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음료와 사이드 메뉴 주문시 가격이 올라갈 수 있으나 굳이 콜라같은 탄산 음료를 따로 시키기 보다는 물만으로 본 요리의 맛을 즐기는 것이 좀 더 나을 듯 합니다.  파스타 메뉴나 다른 메뉴도 있으므로 디너를 위한 데이트 장소로도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굉장히 오밀조밀한 맛에 있어서는 최상급에 속하는 햄버거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W버거 - 순살을 활용하는 스테이크 버거가 있습니다. 누나가 사온 식은 버거를 먹었으므로 딱히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플래터스 - 대학로에 위치한 초기에 세워진 아메리칸 스타일의 버거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별다른 특징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참치 샌드위치가 시망이라 이를 처치하는데 곤란했던 기억이 납니다.

크라제 버거 - 50퍼센트 할인이 아니면 이용하지 않지만 도곡동에 위치한 크라제 버거는 진리라고 합니다.

프레쉬니스 버거 - 웰빙버거의 한축을 담당했는데 프레쉬 버거로 프렌차이즈가 넘어갔다고 합니다.

 

 

버거살룬, EST1894, 패티패티, 비스트로 코너, 올 아메리칸 다이너 등 유명한 수제버거는 우후죽순 있지만 다 가보지 못했습니다.  -_-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버거전문점은 이렇습니다.

 

풍부한 패티와 치즈,  토핑의 어우러짐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자코비 버거

패티의 고유한 고기맛과 번의 어우러짐을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서라면 데일리 킹스 다이너

오밀조밀한 평소에 집에서 만들기 힘든 레스토랑의 고유한 맛과 풍미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마더스 오피스

멋과 향 그리고 대화를 즐기기 위한 데이트 장소로는 쿡앤 하임.

 

이 정도가 되겠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올해 1월에 줄기차게 다녔던 3만원대 중반의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고도 싶네요. :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9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9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80
124910 토이스토리3를 보고...(구체적인 스포는 없지만 그래도...) [3] AVATAR 2010.06.28 2194
124909 카페가 화분을 구원해줬어요 [2] therefore 2010.06.28 1874
124908 난 너한테 어떤 존재니? [10] 사람 2010.06.28 3797
124907 이끼 원작.. [3] 이요한 2010.06.28 2804
124906 남대문에서 안경을 맞추고 싶어요! [11] 윤희 2010.06.28 5665
124905 [듀나in] facebook에 사진 올릴 때 싸이처럼 사진 저장 못하게 하는 기능이 있을까요? [3] stila 2010.06.28 2529
124904 연애...(내용 없음) [12] 차가운 달 2010.06.28 4020
» 수제버거 좋아하세요? (2) - 데이트 장소로 적합한 버거 전문점들 [10] 질문맨 2010.06.29 4994
124902 (질문)audible.com에서 오디오북을 샀는데 코원mp3p에서 책이 찾아지질 않아요. 도와주세요! [5] dior 2010.06.29 2421
124901 듀나인> 급체했을 때 어떻게 하면 될까요? [12] 체해서익명 2010.06.29 2923
124900 글읽기가 힘들다는 느낌인데 이거 저만 그런 걸까요? (건의사항까진 아니고 소심한 설문.) [12] mithrandir 2010.06.29 2290
124899 수염을 길러볼까 하다가... (인증폭파) [31] 늦달 2010.06.29 3491
124898 오늘의 원어데이..........ㅜㅠ [5] 허걱 2010.06.29 3504
124897 일레인 메이 & 메릴 스트립 speech, 메리 루이즈 파커 외 관객들 - 2010 AFI 공로상 for 마이크 니콜스 프레데릭 2010.06.29 2305
124896 그리스가 싫은 한국 교회와 눈 인증(?) [15] 셜록 2010.06.29 4221
124895 (바낭) 야식.. 라면은 피했는데.. [6] hwih 2010.06.29 2598
124894 TEDx한강을 소개합니다 - 친구의 부탁으로 올립니다. [3] 염맨 2010.06.29 3231
124893 듀게 불판의 활용, 이상한 전화 [4] 클로버 2010.06.29 2768
124892 부천 시간표 짜다가 날밤 샜네요 + 부천 근처 숙소 질문 [5] 로즈마리 2010.06.29 4135
124891 [건의] 사춘기소년님, 잠깐 얘기 가능한가요? [52] 셜록 2010.06.29 384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