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5 16:40
일단 소재와 접근방식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거라는 게 감이 많이 오는 전개이긴 했지만
그게 또 대충 감이 오는 와중에도 감탄스러운 부분들이 있었죠ㅎ
물론 제 취향에 비해 그 유혈낭자한 클라이막스 부분이 많이 순화된 분위기였고
(황혼에서 새벽까지 정도의 난장판을 기대한건지!)
전반적인 템포도 여느 마이크 플레너건의 영화/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좀 느려서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서정적인 분위기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빌드업, 그리고 또 마무리는 서정적으로 하는 것도 좋더군요.
암튼,
제 의문점은
(의문점 자체가 스포일러 포함)
유구한 역사를 가진 뱀파이어/흡혈귀 설화에 대해서
드라마 보는 입장에서는 초반부부터
"저거 뱀파이어 아냐? 뱀파이어네 뱀파이어 맞잖아!"
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작 작품 안에서는 뱀파이어에 대한 미신/개념 자체가 전무한 평행우주인건지
흉측한 얼굴/박쥐날개/햇빛에 대해 약한 모습 등등
대놓고 대중문화에서 묘사된 뱀파이어 그대로 묘사해도 그건 신의 축복이나 기적이다 라는 이야기만 하고 뱀파이어라는 단어도 입에 올리지 않더군요. (오히려 대중문화에서 뱀파이어를 종교적인 색체와 연관지어 보자면 영생의 성격을 포함해서 축복이라기보다는 신의 저주라 표현하는 게 더 일반적일 텐데요!)
의사의 입에서 뱀파이어 설화의 기원이 된 포르피린증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긴 했어도..
왠만하면 십자가와 성수, 나무못을 휘두를만한 상황에서도 직접적으로 "뱀파이어"라고 언급이 안되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부분이겠죠?
덕분에 신부가 사제복을 입고 뱀파이어 피를 나누는, 역설적이고 참신한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모든 면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대놓고 뱀파이어인데 왜들 저럴까?라는 생각이 줄곧 들기는 했네요ㅎ
(허전해서 끼워넣은 맥락없는 포스터 이미지..)
2021.10.05 18:31
2021.10.06 09:41
역시 의도적인게 맞겠군요..!
누가 봐도 소재로 쓰고 시치미를 떼는 영화라니.. 저도 어디서 본 것 같으면서도 딱 떠오르는 영화는 없는데..
몇몇 좀비 영화들이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이 영화처럼 작정하고 모른척하는 영화는 막 떠오르지 않아 가려운(?) 느낌이네요ㅎㅎ
2021.10.05 20:31
저도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뱀파이어'라는 말을 써 버리면 그 공식에 갇히는 느낌이 들까봐 피한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좀 더 있어 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역시나 •‿•님 댓글을 보고 '맞아. 그런 영화 여럿 있었지'라고 생각해버린 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생각이 안 나요. ㅠㅜ
2021.10.06 09:45
흑
"그런 영화"에 대한 생각에 저도 곳통이....ㅠ
정말 그런 영화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딱 맞는 영화는 또 생각 안나네요ㅠ
이 영화에서도 대놓고 뱀파이어 이야기를 꺼냈다면 이야기 진행이 어려웠거나 식상해졌었겠죠?ㅎㅎ
2021.10.06 09:52
'뱀파이어'라고 말해버리면 마지막 생존자(?)들의 대응이 뭔가 좀 액션스러워져야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날카롭게 다듬은 말뚝을 들고 다니며...
그리고 십자가니 성수니 이런 것에도 반응해야할 것 같은데 애초에 신부부터 그 모양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또 '응 우린 뱀파이어이긴 한데 십자가나 성수 같은 덴 신경 안 써'라는 식으로 설명 덧붙이자니 구차할 것 같고. 결국 간지를 위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ㅋㅋㅋ
2021.10.06 10:38
댓글 보는 와중에 신부가 골방에 들어가서 십자가 성수로 살을 태우면서 오히려 느끼는(?) 장면을 상상해버렸습니다.....
몹쓸 상상 죄송....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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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이겠죠. 뱀파이어라는 단어가 언급 안 되는 뱀파이어 드라마를 의도한 듯 합니다.
00장르/ 00소재임이 분명한데, 영화의 캐릭터들은 (시치미 뚝 떼고) 00에 대해 언급 안하는 그런 영화들이 있는데, 당장 떠오르는 영화는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