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9 15:32
결국 파고들다 보면 모든 농담은 윤리적이지 않습니다.
농담 자체가 아니라 결국은 맥락으로 봐야 농담이 윤리적일 수 있는거죠.
비윤리적인 농담이 재미있으려면 윤리적인 토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리적 전제가 너무 바짝 쪼여있으면 농담 자체가 재미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여자한테 운전면허가 필요없는 이유라는 농담이 있어요.
그 이유는 침실과 부엌을 왔다갔다 하는데 운전할 필요까진 없으니까 입니다.
이 농담에 웃는다면 그 사람은 비윤리적 사람일까요?
웃지 않는다면요?
다양한 반응들이 있겠지만 이 농담은 윤리적인 전제하에 웃음을 유발하는 농담입니다.
매우 차별적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사회적 토대 위에서만 기능하는 농담이죠.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금기시 되는 농담과 유머가 만연할 수록 윤리적인 사회가 아닌가.....
뻘소리였습니다.
그럼 20000
2023.05.09 16:11
2023.05.09 17:09
완벽하게 윤리적인 농담은 불가능합니다.로 변경할께요.
두번째 문단은 제 부족함때문에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윤리와 비윤리의 간극때문에 농담이 기능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건데 동어반복이라 하셔서요. 잘 설명해주시면 겸손한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2023.05.09 16:51
2023.05.09 17:10
맞습니다. 불편한 농담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구요. 그런 농담조차 관대한 사회가 좀 더 윤리적인 사회가 아닐까 하는 뻘 생각이었어요. 댓글 감사드려요.
2023.05.09 17:43
농담이라는 것이 참 어렵죠. 직업적으로 농담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아주 예민한 선에서 움직여야하고요.
그래도 비교적 안전한 소재는 역시 당사자성이 있는 자조적인 농담, 권위나 사회적 통념에 대한 풍자 정도아닐까요.
정치성은 괜찮아도 정파성은 눈살찌푸리게 되고요. 그 선을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요. 아무튼 코미디란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최소한 외국인들 말투 흉내내거나 신체사이즈로 웃음거리 삼는 짓은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이런거 안하기로 했던 것같은데 최근에는 또 분위기가 그게 아닌것 같군요.
2023.05.09 17:47
외모를 비하하거나 사회적약자를 조롱하는 농담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웃음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 지점을 고민하다가 나름 면죄부를 주고 싶었나봅니다. 내가 윤리적이기 때문에 저 농담이 웃긴거다? 뻘글이라고 밝혔음에도 다시 한번 사과드려요.
2023.05.09 18:07
참고로 제가 위 글을 쓰게된 계기가 된 농담은 아래 농담입니다.
"할머니가 스웨터를 짜주셨는데 자주색 스웨터였어요. 그런데 글쎄 가운데에 큼지막하게 이렇게 써있었어요. '검둥이는 니네 나라로 가라'
헉... 세상에 그런 스웨터를 어떻게 입어요!! ...... 자주색이라니.... "
2023.05.09 18:59
비윤리적인 농담은 잘못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흔들리면 안되죠.
할머니가 짜주신 스웨터에 그런 문구가 있다고 하니, 또 다르게 생각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그것은 할머니가 정말 비윤리적이어서는 아닐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살아온 세월과 환경, 경험등이 다르니까요. 그러한 맥락이 있을 거라고 가봄님도 알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런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해요...하지만 본문의 내용만으로는 공감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2023.05.10 10:43
어떤 맥락에서 하신 말씀인지 이제 감이 잡힙니다. 그러나 이 농담은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한번 생각해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인종차별 문구를 스웨터에 넣으면 안된다고 믿는 쪽, 또 하나는 인종차별 문구를 스웨터에 넣어도 상관없다는 쪽입니다. 이 농담은 둘 모두에게 농담으로 소비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이 농담을 실패한 윤리로서 비웃을 수 있고, 사회에서 공유하는 윤리의 단단함을 믿는 쪽이죠. 금기를 깨트린 쪽을 풍자하는 농담이 됩니다. 반대쪽으로는 사회적으로 해당 윤리에 찬성하지 않는 쪽이 이 농담을 해방구로 소비하는 겁니다. '또 지긋지긋한 인종차별이랑 PC 이야기인가?' 라고 할 때 스웨터의 색깔로 끝나는 이야기를 보면서 비윤리적 일탈을 농담을 통해 즐기는 거죠. 저는 현재 한국은 후자의 악영향이 훨씬 크고 농담으로서 프로파간다를 만드는 힘이 대단히 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윤리적 농담의 경우 당사자성을 가진 사람들이 풍자의 의미로 쓸 때만 유효하다고 믿는 쪽입니다.
비윤리적 농담을 국가 재난에 적용하는 많은 경우 농담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가봄님이 바라는 '금기를 건드리는 농담'의 결과는 이런 농담을 많이 하는 것이 선이 아니라 모두가 농담의 선을 지키고 농담하지 않을 때 농담을 자제하면서 만들어지는 '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3.05.09 20:37
2023.05.09 21:03
2023.05.10 09:36
2023.05.10 12:19
2023.05.10 14:14
사유해볼만한 좋은 글이었습니다! 자책마시길...
여자는 운전면허가 필요없다. - 이건 그냥 비윤리적입니다. 농담에 윤리적인 전제가 있기 때문에 비윤리적이어서 웃기다는 것은 윤리-비윤리가 이미 대척되기 때문에 동어반복입니다. 비윤리는 윤리 없이는 성립이 안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