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에서 물건을 주문한다고 해요.

한국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경우라서 더 그런 것도 있어요. 약간의 복합적인 상황이 모두 겹쳤다는 가정 하구요.


0. "어서오세요. *입니다."

(설거지를 하다말고, 죄송한 표정으로)

1. "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2. "적립하실 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3. "카드 받았습니다. 적립도와드리겠습니다."

(손으로 서명 패드를 가리키며)

4. "이쪽에 서명 부탁드릴게요."

5. "적립 되셨구요. 잔은 일회용컵 괜찮으세요? 얼음잔 필요하세요?"

(손으로 물건이 나오는 곳을 가리키며)

6. "음료 저쪽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요청하지도 않은 많은 양의 얼음을 넣어주고, 빨대, 뚜껑, 컵홀더를 모두 껴줌)

(얼음은 조금만 필요하다고 설명, 빨대, 뚜껑, 컵홀더 전부 필요없다고 설명)

7. "이 정도면 괜찮으세요?"

8. "음료 준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9.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이게 단 한 명이 3,500원짜리 음료 하나 주문한 것으로 받는 서비스예요. 한 사람에게 하는 말이 130글자 정도가 돼요.

100명의 손님을 대했다면 13,000글자를 말하는 거죠. 주말인데 애쓰고 가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대부분 필요한 정보이긴 한데, 그 표현이나 방식이 우리나라는 2~3배 뭔가 더 많고 힘들다는 거예요.

이게 미국의 스타벅스 직원들과 느낌이 달라요. 불친절함과는 상관이 없는 그들의 심플 간결함과 효율적인 속도가 일하기에 더 편한 구조는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

(물론 미국의 그러한 문화가 과해질 경우, 인종차별 소지가 있는 행동이 나오기도 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지만)

한국의 조심스러운 서비스 문화는 적당히 해도 괜찮은 정도의 문화가 정착될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커피숍만의 문제가 아니죠. 한국 대부분의 대기업 문화가 저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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