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7 19:55
"더 크라운"을 보다가 올리비아 콜먼의 다른 연기도 보고 싶어서 절대 안볼거 같았던
이 영화를 봤는데 -보다가 지루하면 딴거 보면 되니까 뭐, 이런 심정이었는데-
아~~~ 정말 강렬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서 봤네요.
이 감독의 전작 "킬링 디어"를 팟캐스트에서 강추해서 봤다가
정말 불쾌하고 이해할 수 없어서 평론가들이 아무리 극찬을 한들
내가 이 감독 영화 볼 일은 살아서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더 페이버릿"은 아주 아주 대중적이고 익숙한 궁중 암투의 틀을 긴장감있게
가져갔지만 궁중암투극의 낯뜨거울만큼 뻔한 상투성을 뛰어넘어서
끝나고 나서도 계속 이 영화의 여운이 머릿 속을 감도는군요.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의 욕망에 휘둘리는 이기심의 극대화된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계속 잡아내는 연출이 자칫 피곤해질만도 하지만
이 사람들에 대해서는 앤 여왕, 멀버리 부인, 아비게일
모두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알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하는 것도 특별하군요.
불쾌감에 있어서는 "킬링 디어"를 능가할 수도 있어서 함부로
다 같이 보자고 권할만한 영화는 아닌거 같지만요.
* 엠마 스톤이 이렇게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연기를 훌륭하게 해낼 줄은 몰랐네요.
"헬프"에서나 "라라랜드"에서나 좋은 연기였지만 엠마 스톤이 아니라 다른 여배우가
대신해서 훌륭하게 해낼 수도 있을거라고 여겼는데 이 영화에서는 엠마 스톤이 대체 불가능하다고
느꼈어요.
2020.01.17 19:57
2020.01.17 20:02
2020.01.17 21:50
중세 장르. 궁중암투 안좋아신다면야, 그럼에도 꽤 개성은 있다고 느끼실텐데요.
전 괴상함, 불쾌감, 이런걸 영화적인 장치를 통해서 기폭시켜서 감각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감독을
거의 저주하고 싶을만큼 증오해 마지 않습니다. 그 괴이한 세계가 주는 불쾌감이 온 몸에 끈적끈적
달라붙어서 사라지지 않거든요.
세월이 갈수록 영화는 마음을 밝게 해주고 즐겁게 해주고, 대중적 오락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게
제가 영화보는 마음이니까요.
하지만 때로는 어린날에 애드가 앨런 포우의 세계에 매혹되었듯이 어두운 영화의 심연을 들여보는 것도
매혹적인 경험이네요.
2020.01.17 20:03
2020.01.17 21:52
글쎄요, 강렬한 연기에 빠져드는걸 깨는 발음 문제는 전 못느꼈어요.
"랍스터" 만만치 않은 아티스트의 극한 고집이 느껴지더군요. 페이버릿 이후에 다시 이런 대중적인 스타일로
영화를 갈른지는 의문스럽죠.
2020.01.17 20:55
2020.01.17 22:00
고전적인 아름다운 건물들, 앤틱 가구들,,,, 영국식 정원. 그런 아름다운 정원과 궁궐 풍경이 알몸에 블러드 오렌지를 집어던지는 장면과 교차되는데서 오는
기이한 감정이 있어요. 화려한 볼거리와 기괴한 분장을 뒤집어쓴 귀족들의 추억한 짓거리들이 기묘하게 어우러져 있죠.
2020.01.17 22:22
2020.01.17 22:23
2020.01.18 00:30
2020.01.19 18:19
올리비아 콜먼 너무 사랑스러워서 더 페이보릿을 보고 작품들을 열심히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2020.01.19 19:52
지금까지 본 모든 베드신 중에서 이렇게 인상적인 첫날 밤 베드신이 또 있을까요. :)
진짜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2020.01.19 22:03
2020.01.20 10:28
전 아직 못봤습니다. 랍스터 보았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은 하면서 어쩐지다음 작품은 망설이게 되는 중.. 킬링디어도 그래서 못봤구요.. 언젠간 볼 수 있겠지요;;
저는 <매직 인 더 문라이트>때부터 엠마 스톤이 머리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스파이더 맨에서 입고 나온 옷이 다 예뻤고 배우도 밝아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