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호평에 잔뜩 기대를 하고 무리를 해서 영화를 보러 갔는데 보고 온 기분은 별로, 솔직히 대실망 쪽이에요.

멜로를 기대했는데 남성판타지 영화를 본 기분?

전 대학 시절의 승민은 차라리 이해를 했어요. 모든 것이 미숙하고 처음이니 판단력도 없고 제대로 처신하기 힘들었겠죠.

이 영화 배경이 처음에 91년도로 하려고 했던 것을 감안하면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도 남자들의 대화도 이해가 돼요. 

(그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고.)

성희롱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 93년쯤? 혹은 그 이후쯤이니 선배들이나 납뜩이같은 친구들한테

주워들은 소리만 있는 승민이가 뭐 그리 처신을 잘했겠어요.

속물기가 있지만 예쁜 퀸카가 부자 선배보다 승민을  더 좋아했다? 그것도 그럴 수 있겠죠. 속물기가 있다고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란 법은 없죠.

 

그런데 현대의 상황이야말로 남성판타지같더군요. 자기보다 돈많은 선배를 좋아한다고 믿었던 첫사랑은 그 속물적인

욕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이혼하고, 아버지를 병간호하고, 15년전의 (그토록 찌질하게 헤어졌던) 자신을 첫사랑으로

곱게 간직하는 여자가 되어 있더군요. 군데 군데 성깔을 보이고 현실적인 모습이 남아있지만 여하튼 현재의 모습은 

딱 추억하기 좋은 남자들의 첫사랑 이미지로 남아주는 느낌? 현재의 승민은 성격이 아주 좋을 것 같지도 않고, 집안이

아주 잘난 것도 아니고, 절세미남이 아닌데도 젊고 예쁘고 돈 많은 여자와 결혼 예정이고요. 게다가 결혼 직전에

첫사랑에게 고백까지 받고 키스까지 하죠. 키스신에서 저만 보면서 욕했나 했는데 옆 자리에 앉은 남자분이

"결혼할 사람이 있으면서."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걸 듣고 저 혼자 화난게 아니라서 안심했어요. 첫사랑은

결혼 직전 일탈의 상대로 두고두고 추억하기 좋은 이미지로 남아주고 남은 미래는 젊고 예쁘고 돈 많은 여자와 함께

하고 싶은 남자들의 욕망?같은 것을 느꼈다면 제가 너무 과민한 것일까요?

 

전체적으로 낭만적인 멜로 장르로 보자니 군데군데 감정들이 너무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영화로 보자니 남성판타지 측면이

강해서 뒷맛이 별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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