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어떤 분이 쓰신 교회 경험담 이야기를 보다가 생각이 났어요.

 

저희 집은 굳이 따지자면 불교이고 저는 딱히 선택했다기보다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무신론자인데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교회 장로까지 하신 남자 분이셨거든요

 

항상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교과목 진행하시는 틈틈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그 해 초반에는 집에 와서 저녁 먹을 때마다 부모님께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종알거렸던 기억이 나거든요.

근데 그 얘기들의 결말은 늘 '그러니까 너네도 ~~하게 살지 않으면 죽어서 지옥불에 떨어진다. 그 곳에서는 영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평생 죽음도 없이 불에 타야만 한다'는 것이었어요..

 

고등학교 때쯤에 그 이야기가 얼마나 어이없는 것이었는지 슬슬 깨닫고 엄청 화가 났던 기억이 나요.

전 그 뒤로 항상 무슨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망설여지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지옥불에 떨어질까봐'가 되었거든요. 얼마나 생생하게 지옥불 묘사를 하셨는지 엄청 무서웠어요 그게.

 

그 때 엄마아빠는 저녁마다 딸내미가 '근데 ~~하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지니까 그러지 말랬어' 이러는 걸 듣고 어떤 기분이 드셨을지-_-;

 

그 선생님이 코찔찔이 아이들 앞에 앉혀 두고 지옥불 운운했던 것에 대한 분노는, 한국 개신교들이 보이는 폭력적인 모습 중 하나니까 그냥 그렇다 치고

갑자기 궁금해진 건 이 지옥불 이야기가 많은 교파들에 퍼져 있는가 하는 거예요.

 

아니 너무 구체적이잖아요? 왜 하필 '불'일까 싶기도 하고. 아마 성경에 지옥에 대한 묘사가 불이 활활 타오른다는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럼 대부분의 주일학교같은 곳에서는 어린이들을 앉혀 두고 주말마다 지옥불 이야기를 하면서 겁을 주는 건가요? ㅠㅠ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슬픈데.. 당장 아이들을 구출하러 가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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