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삶을 접을까?

2022.11.12 17:53

어디로갈까 조회 수:2118


.... 네, 그런 솔깃함이 며칠 째 의식을 장악하고 있는 중입니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그만 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에요.
석달 동안 제 돈을 빌려간 지인들이 세 명인데, 다들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갚겠노라 자신감 뿜뿜 내보였는데요, 재밌는 건 통장으로 송금하면 다들 한결같이 '이 돈 못갚는다. 내 형편이 그렇다'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통고해왔다는 거에요. (총 금액 1억 5천만원) 
이런 결말을 저도 10% 정도는 예상했던 것 같아요. 먼 하늘 단풍든 나무들 바라보며 피식피식 웃고나 있지  감정 대응이 전혀 안 되고 있는 걸 보면. 

저는 이십대 초반 시절까지, 제가 하드커버의 삶을 살고  가겠구나 짐작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젠 누구나 온갖 색연필로 밑줄 좍좍 그어댈 수 있는 페이퍼북으로 생을 마감할 것 같은 예상이 드네요.
힘든 게 아니라 심드렁한 게 재미가 없습니다.  - -

열흘 간 한끼도 안 먹었는데, 기운만 없지 배는 전혀 안 고파요. 하루에 맥주 한 컵 정도만 마십니다. 
최근에 감동깊게 드신 음식들 좀 소개해보세요. 제 요리 솜씨가 만만치 않아요. 특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제게는 도 닦는 것과 유사한 무아경지의 상태를 제공하는 터라 꽤 즐기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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