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그냥 한국 아닌가요?

? 외국애들이 싸이가 유학파인걸 어떻게 아는걸까라고 물어오신건가요? 당연히 모르겠죠. 단지 뮤비만 봐도 그렇잖아요. 전 음악은 잘 모르지만.. 막귀가 듣기에도 포함된게 많고 잘 짜여져 적재적소에 들어찬 것이 언어만 바꾸면 팝이랑 별반 다르지 않겠다 싶어요. 튀지만 바탕은 익숙하겠죠. 또 화면 때깔봐요. 유행인 보정 팍팍 들어가서 캡쳐 떠놓고 장면만 보면 화보스러워요. 배경도 익숙한 배경이지만 앵글이 감각적이죠. 신경써서 잡은 티가 나요. 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를 그냥 그대로 보여주는게 아니라 비치 파라솔을 배치했잖아요. 아 뭐야 이 연출, 겁나 언발란스 한데 멋있어 ㅋㅋ 한강도 강쪽에서 수평 맞춰 잡아 가로선 쫙쫙 들어간게 생활감은 덜하고 구도적으로 전진하는(또 후퇴하는 아줌마들) 이미지만 깔끔하게 남죠. 컷들이 되게 신경써 구상한 티가 나요. 이를테면 한국식 잡채를 돌돌 말아 파스타 접시에 담고 위에 홍고추 계란지단을 토메이~로 바질잎처럼 올린 느낌? 우리랑 감상 포인트는 다르겠지만 저쪽에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도 만만치않게 담고 있다 봐요.
종종 신인 아이돌 뮤비같은거 보면 이건 뭐 아무 맥락 없이 익숙한 이미지만 따와 붙여놨구나 싶은게 많은데 그럼 재미 없죠. 누가 봐도 허접한거고.. 그런 의미에서 생각을 많이 해 내놓는 결과물들은 내실이 있어요. 만든이가 감각 있음 더욱 그렇죠. 그 분야 지식이 없는 감상자가 딱 꼬집어 설명은 못해도 그냥 직관적으로 이건 진짜네, 하는 느낌이 있죠. 뭐 외국인도 같은 사람이니까 비슷한 이유로 흥이 난게 아닌가 싶어요. 익숙한데 이국적임, 그리고 제 생각이 맞다면 이런 결과물이 나온데엔 싸이가 유학파 출신이란 점이 작용했겠죠. 양쪽 모두의 정서가 싸이에겐 있을테니까요. 자기 느낌을 구현시켜줄 제작자를 골라 선택했겠죠. 센스도 능력이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