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2 22:39
1.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봤어요.
93년도 영화에 이어 이번 영화도 좋았습니다.
화질이 좋아서인지 저번 영화에 비해 건조한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네요. 군데군데 대사도 좋아서 감정을 고무시키기도 했어요. 과함을 피하면서도 이 대사들로 인간애를 표현하며 잘 살렸던 거 같습니다. 사건 자체가 극적이고 자극적으로 치우칠 여지도 있으며 과거 만들어진 영화도 있어서 이걸로 한번 더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방향의 영화를 만들 것인지 계획을 잘 세워야 했을 거 같은데, 생존자와 희생자 양쪽을 다 최대한 위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용을 잘 이끌었다는 게 눈에 확 들어왔어요. 특히 내레이션을 어떤 인물에게 맡겼는가 영화 후반을 보면서 깨닫고 교묘한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위무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재난영화의 휴머니즘적 호소력도 있었고, 암튼 LadyBird 님 추천으로 잘 봤습니다.
이번에도 '난도'라는 인물이 조금 영웅스럽게 그려지네요. 구조에 큰 역할을 하였으니 그렇겠지만, 부상당한 친구의 표현을 빌리면 '어떤 일이 있어도 앞으로 전진하는 난도'에 절로 호감이 가도록 매력적으로 그려졌습니다. 혹시 이 사건의 수기를 페르난도라는 이 인물이 쓴 걸까 라는 의문을 가져 보았고요.
2. 넥플릭스에서 '더 웨일'도 봤습니다.
보면서 연극이 원작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맞더군요.
주인공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대부분 장면이 거실에서 진행된다는 점 뿐만이 아니라 인물들 등퇴장으로 엮어가는 이야기 짜임새가 그렇고요, 인물들 성격 형상화도 뭔가 극적인, 연극스러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 작품은 영화보다 연극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다 보고 나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연기자들이 주어진 역할에서 연기는 잘 합니다. 방문 선교 오는 청년은 너무 기능적 인물 아닌가 싶었으나..) 썩 다가오지 않는다는 소감이 남습니다. 굳이 그런 선택을 해놓고선 비극성을 강요한달까요. 딸을 그렇게 걱정하면, 딸에게도 그게 좋은 일일까요...다른 선택지도 있지 않나 싶은 것입니다. 듀나 님 후기를 보니 호평 쪽이네요. 음, 저는 그랬습니다. 넷플릭스 이용하시면 시간 낭비 영화는 절대 아니니 보시고 판단하시면 될 듯합니다.
3.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 읽은 적이 있는데 책의 내용은 거의 잊었고 마틴 스코(이하생략) 감독님의 영화는 몇 년 전에 보았지요.
왜 갑자기 이 책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사 둔 책이고 그냥 읽고 싶어졌습니다. 이유 모름.ㅎㅎ
오늘 1월 12일이라 생각난 김에 일 년 동안 글을 몇 개 올렸나 또 헤아려 봤습니다. 이 글까지 120개네요. 이 년 연속 108개였는데 늘었습니다. 때로 심드렁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막 써 올리고 싶어서 집이니 음식이니 영양가 없는 글을 시리즈로 올리기도 했네요.ㅎ
'더 베어'도 봐야 되고 넷플릭스 영화도 볼 게 쌓였어요. 가진 건 시간 밖에 없는데도 계획없이 사니 할 게 쌓입니다. 그래도 돈 안 되고 좋아하는 일들이라 좋아, 합니다. 올해도 돈 안 되는 일에 더 매진하도록.
주말 뭐 맛있는 거 먹으면 좋을까요.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십시오.
2024.01.13 00:21
2024.01.13 10:45
네, 보고 나니 배려와 위로 같은 말이 마음에 남더라고요. 이 감독의 앞선 재난 영화는 그저그랬던 기억인데 이 영화는 좋네요.
2024.01.13 01:18
올해는 더 더 팍팍 늘려주세요!!! ㅋㅋㅋ 집 시리즈도 음식 시리즈도 다 재밌게 읽은 독자가 여기 있습니다.
전 오늘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를 가서 빡세게 걷고 (삐진 아들래미 기분 풀어준다고 계획에 없던 등산을 하는 바람에 무릎이... ㅋㅋ) 저녁도 수원의 핫플레이스 행궁동에 가서 거하게 먹었지요. 체중 조절 때문에 좋아하는 걸 먹어도 어떻게든 좀 덜 먹을 궁리를 하며 먹은지 한참 됐는데 오늘은 에너지를 많이 쓴 김에 아무 죄책감 없이 배불리 먹었어요. 기분은 좋은데 내일이 걱정됩니다. ㅋㅋ
아. 메뉴는 완전 잡다했네요. 퓨전 컨셉 식당이어서 팟타이에 만조 크림 파스타에 떡볶이에 낚지 덮밥... 하하. 이제 당분간은 흰밥과 채소, 두부 반찬 먹고 살려구요.
2024.01.13 10:57
수원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로이배티 님 덕에 어쩐지 익숙한 지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곳일지 궁금하네요.
아드님이 이제 곧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드는 것인가요. 아빠의 자장 안에만 있으면 아무 걱정 없지 않을까 싶네요.
팟타이 맛있겠습니다. 만드는 게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맛에 크게 신경 안 쓴다면) 재료를 보니 집에 다 있는데 중요한 숙주나물이 없네요. 언제 함 만들어 봐야겠어요.
저는 현미와 보리(콩도 있으면 함께)에 백미 6대 4나 7대 3 정도 섞어서 먹는데 추천드려요. 완전 흰 밥은 피하시는 것이...
2024.01.13 12:25
2024.01.13 15:45
열거하신 음식을 보니 파티 급인데요? 상 위에 올라 있는 상상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후아. 술과 푸짐한 안주, 그렇게 즐기던 때가 저도 있었으나 이제 둘 다 몸이 안 받아 줘서리... 맛있는 건 좋아하지만 소량을 찔끔찔끔 먹는 편입니다. 땡기고 소화 자신 있으실 때 맘껏 드세요. 저는 지금 지인이 만들어준 슈톨렌과 커피 한 잔 합니다. 실패작이라 엄살하더니 괜찮네요.
2024.01.14 17:25
[더 웨일] 보셨군요. 모비딕을 제대로 읽지 않고 봐서 좀 아쉬웠습니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영화 [사일런스]로만 봤는데 스콜세지 영화답게 매우 끔찍한 폭력으로 점철되어있던 기억이 나네요
2024.01.14 19:29
저도 모비딕은 청소년 때 읽었고 명성만큼의 감흥은 못 가졌는데 언제 다시 도전하고 싶은 책입니다.
책 읽으면서 영화의 장면들이 연결되어 떠오르더군요. 특히 바닷가 장면에서 바로 연상이 되었어요. 일본 관리자 배우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게 또 생각났고.
책은 일본 작가가 포르투갈 신부의 눈으로 과정을 전개하고, 영화는 서양 감독이 본 눈으로 만들어서 좀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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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딱히 수위를 엄청 순화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당시 상황의 처절함을 충분히 보여주는데도 말씀처럼 불필요한 자극이 없고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을 전부 배려하는 참으로 옳게 된 재난물이구나 싶었습니다. 그 나레이션도 참 후반부 그 순간이 되니 의미가 남달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