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를 다시 읽었습니다.

2013.01.29 23:12

sonnet 조회 수:5591

슬램덩크야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하고 SBS에서의 방영까지 더해져서 90년대에 청소년 시절을 통과한 분들에겐 전설급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만화책 기준으로 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전에 완전판을 붙잡고 정주행을 완료 했습니다.

제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본격적 팬이 된건 '리얼'덕분이라 일반인 기준으로는 역주행을 한 셈이죠.

 

리얼에서 보여지는 따뜻하고 에너지 넘치는 인간관(?)에 매료된 저로써는 '승부'에 포커싱이 된 작품이 아닐까하고 약간의 우려도 가진채 읽었습니다.

하지만 '명불허전'이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더군요.  

 

경기 도중 채치수가 '난 틀리지 않았다'라고 포효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만화가 초년병 시절부터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이해는 리얼에서 만개하게 되는데 리얼은 문광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선정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 권마다 적어두고 곱씹을만한 명대사가 넘쳐나죠.

 

이런 감동을 다시 곱씹고 싶어서 OVA버전 후반기만 따로 구해서 봤는데 책보다 못하더군요.

산왕전은 나오지 않고 일종의 드림팀과 경기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정대만의 명대사나 강백호의 투지 넘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랄까요. 초-중 시절의 기억에 남아있는 슬램덩크는 그냥 '멋있는' 농구만화인데 나이가 들어보는 지금은 다른 부분에서 감동을 느낍니다.

당시엔 채치수의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대사를 보고도 아무 감흥이 들지 않았을거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선 후루야 미노루도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나중 탁구부는 초창기엔 끝간데 모르는 미친 감성의 개그로 사람들을 사로잡았지만

후반부에는 어두운 감정이나 사람들의 고민, 세상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손대기 시작하더군요.

이러한 움직임은 심해어, 낮비, 시가테라등을 통해서  만개하게 되구요.

(바이크를 늘 등장시킨다는 점도 참 마음에 듭니다. 문득 듀게엔 2종소형면허 보유자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듀게 2소 모임 만들어도 재밌을듯)

 

지난 일본 원전 사태에도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신문 지면 광고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수반된 작품을 그려온 사람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슬램덩크는 후속작을 만들지 않고 그냥 이대로 두는게 더 나을것 같습니다. 이유는 단순하구요. 그게 더 멋있으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77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06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479
122738 주말 계획은.. [8] thoma 2023.03.24 403
122737 개인적인 사연 때문에 너무 감동적이었던 올해 오스카 시상식 후기를 뒤늦게 올려봅니다. ^^ [4] crumley 2023.03.24 771
122736 이노래를 어떤 여자가 부르는데 좋아서 가끔영화 2023.03.24 219
122735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5] DJUNA 2023.03.24 785
122734 프레임드 #378 [6] Lunagazer 2023.03.24 143
122733 3월 24일 [4] DJUNA 2023.03.24 296
122732 프레임드 #377 [6] Lunagazer 2023.03.23 121
122731 [게임바낭] 1년만에 적는 게임 글이네요. '애즈 더스크 폴즈' 엔딩 본 이야기 [10] 로이배티 2023.03.23 356
122730 어린이대공원 얼룩말 탈출 [3] 예상수 2023.03.23 533
122729 다시 본 스타트렉: 피카드 시즌2 (스포는 아래에) + 시즌 3-3 짤막 후기(노 스포) [6] 노리 2023.03.23 280
122728 트위스터 (1996) [2] catgotmy 2023.03.23 238
122727 존 윅 챕터4 흥행 조짐인가요? [10] theforce 2023.03.23 700
122726 부계, 저녁향기, 과거, 마감 [2] DJUNA 2023.03.23 740
122725 3월 23일 [4] DJUNA 2023.03.23 411
122724 트위터 완전 떠나고 남아있는게.... [5] 조성용 2023.03.22 881
122723 [티빙바낭] 여고 호러 장르 팬이라면 한 번 볼 만한, '알레나'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3.22 331
122722 카지노 시즌 2까지 보고<유스포> [3] 라인하르트012 2023.03.22 414
122721 파벨만스 [9] DJUNA 2023.03.22 966
122720 당나귀의 수명 [12] thoma 2023.03.22 475
122719 다시 본 스타트렉:피카드 시즌1(스포 잔뜩) [2] 노리 2023.03.22 2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