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5 11:09
http://www.djuna.kr/xe/board/14197520
Sonny 님의 이글을 보고 댓글을 쓰다가 길어지는 것 같아서
웹시스템 같은 불특정 다수가 쓰는 일은 해본적이 없지만...
그냥 제가 개인적으로 겪은 일들로 추정되는 이유를 적어 봅니다.
1. 결정권을 시스템을 잘 모르는 높은 분이 가지고 있다
야.. 영화에서 보니까 이렇게 이렇게 하면 멋지고 보기 좋던데 그렇게 해봐.. (....)
뭐 이리 돈이 많이 들어.. 꼭 필요한것만 넣고 나머지는 빼.. 이거 필요해? 이거 필요해?
뭐 이런식으로 결정권을 시스템을 잘 모르고 실제로 그 시스템을 사용하지도 않을 높은 분이 이래라 저래라 하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갑니다. 당연한거죠. 시스템의 효율화나 사용 편의성 보다 높은 분 보기에 좋으셨더라.. 가 목표가 되니까요.
2. 실무책임자가 관심이 없거나 시간이 없다.
IT에 신경을 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이나 제조업은 실무책임자가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거나, 그냥 순환보직으로 와서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책임자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프로세스를 시스템화 하는데 충분한 신경을 못 쓰거나 잘 몰라서 개발업체 PM이 하자는대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예산도 적은 편일 가능성이 높고, 개발업체에서는 최대한 인력을 덜 써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프로세스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숙지 없이 만들 가능성도 높죠..
제가 '실무책임자' 포지션인데, 새로운 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하면 매일 현장에 가서 불편사항을 물어보고 개선요청사항을 받아옵니다. 그런데 저도 이일만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못가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업체 PM 에게도 하루 한번 이상 현장 가서 의견을 들으라고 하는데, 잘 안갑니다. '내가 화이트칼라인데 어떻게 블루칼라들이랑 얘기를 하냐' 같은 자존심이라도 있는건지...
그래서 결국 PM 에게 일일리포트에 현장에 나간 시간이랑 누구에게 어떤 요청을 들었는지 포함시키라고 했습니다만....
한 4일만에 현장 가서 또 얘기하다가 개발자들 자주 오냐고 물어보니 '요즘 안오시던데?' 라는 이여기를 듣게 되네요
3. 사용자의 피드백이 없다.
시스템을 오픈했는데, 아에 업무를 못하게 되는 치명적 버그가 있는게 아닌 이상 사용자들이 욕만 하고 말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책임자나 PM이 적극적으로 사용자 만족도를 조사하고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데 바쁘거나 관심없는 실무책임자면 일일히 못 챙기고, PM이야 언능 프로젝트 종결하고 다음 프로젝트로 인력 이동시켜야 하니까 이런걸 스스로 할리가 없죠.
제가 회사 시스템 관련해서 하도 피드백을 많이 해서 서울 본사에 있는 협력업체 IT 담당자들이 본적도 없는 저를 압니다. 그런데, 저 말고 시스템이 불편하다, 오류가 난다라고 연락하는 사람이 없답니다. 저만 시스템이 불편하고 에러 뜨는걸 경험하는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저희 본사 관할 시스템은 시스템 개선 요청서를 결재 받아서 보내야만 일을 하는데, 명백한 버그조차 개선요청서를 결재 받아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뭐요? 지금 버그도 요청서를 결재 받아야 잡겠다는건가요?' 라고 버럭하면 '아..아니 그건 아니고요. 안써주셔도 저희가 수정하는게 맞죠' 라고 합니다. 보통 개선요청서 써달라고 하면 현업이 바쁘니까 제때 못 쓰거나 흐지부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자들은 버그인건 아는데 고칠 시간이 없거나 일하기 싫은 것. 그리고 현업은 그게 디버그 사항인지 개선 사항인지 잘 모르니까 결재 받아야 되는데요.. 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지요.
그냥 프랜차이즈 식당의 키오스크만 봐도 사용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솔직히 그 프랜차이즈의 노안오고 시스템에 익숙치 않은 50대 임원이 한번만 써봐도 개선사항이 우수수 나올텐데... 이 업체 높은 분들은 이런거 관심없구나.. 아니면 높은분들이 다들 건강하고 시스템에 익숙한 30-40대인가보다.. 합니다.
공공기관이나 정부기관의 홈페이지나 시스템이 불편하면... 고객의 소리나 신문고 같은데다가 불편하다고 피드백을 남기면 좋은데 보통 거기까지는 못가죠. 내 시간과 노력은 소중하니까...
(하지만 저는 열 뻗치면 시장이나 도지사 신문고라도 찾아내서 ㅈㄹ 을 하는 사람입니다.)
2023.02.15 13:15
2023.02.15 14:07
이용자들이 피드백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2023.02.15 14:17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의 시스템이면 사이트맵 구석구석 찾아보면 기관장이나 시장이 본다는 소통게시판이 있습니다. 거기다 항의를 하면 가끔 높은 분이 '이런게 올라왔는데 뭐야? 너네 일 제대로 안해?' 라면서 내리갈굼이 시작되면 좀 바뀌는 시늉이라도할때가 있죠..
저희 동네 시장은 작년 6월에 바뀌고 나서 시장과 소통 게시판을 없앴더라고요... 과연 그당...
그래서 샅샅히 뒤져서 (시장이 안보는) 신문고 게시판에 '왜 있던 소통 게시판은 없앴냐..??' 로 시작하는 ㅈㄹ 을 써놨더니 담당자라는 공무원이 전화와서 아이고 선생님 그게 없앤게 아니라 홈페이지 개편하면서 잠시 안보이는 겁니다. 다시 생길겁니다.. 한 두달쯤 걸릴겁니다.. 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2023.02.15 16:31
2023.02.15 17:09
넵... 안철수 의원이 끝까지 가고 떨어질까, 결국 김기현 손들어주면서 또 단일화를 할까... 흥미진진합니다. ㅋㅋㅋ
2023.02.15 17:17
3번 말인데요. 저도 각종 사안에 대한 유저 피드백을 꽤 적극적으로 하는 편입니다만, 많은 경우에 어떤 경로와 방법을 이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소통이 될지 판단하기 어려울 뿐더러 가능한 방법을 이용해서 뭔가 의사를 전달하려고 하면서도 동시에 이게 정말로 유효한 노력인지 회의감이 들 때가 많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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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게 사람의 탓이군요 당연하지만....ㅋ 이렇게 현장에 계신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으니 좋습니다. 이건 이용자들도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야겠네요.
실무자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높은 직을 가진 분들의 어영부영에 휘둘리는 게 참 안타깝기도 합니다.